바짝 추격한 트럼프, 바이든과 격차 좁혀
바짝 추격한 트럼프, 바이든과 격차 좁혀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9.03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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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얼마전까지 패색 짙었던 트럼프 대통령
법과 질서 내세워 보수적인 백인 지지층 결집

시위 장기화·폭력 수반할수록 트럼프 유리
트럼프의 언더독 효과, 바이든에게 치명적

미국 대선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상당히 벌어졌지만 최근 많이 좁혀져 승리 예측이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주요 변수가 나타나면 곧 대선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편집자주>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면서 승리 예측이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면서 승리 예측이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를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많았다. 코로나19와 인종차별 시위 등으로 인해 미국 국민들이 외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은 갑작스럽게 뒤집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에 수반되는 폭력 사태를 대선 쟁점으로 부각시켰다. 이는 보수층 결집을 이뤄낸 것이다.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은 아들 셋이 보는 가운데 경찰에 의해 총기로 피격당한 흑인 제이컵 블레이크 사건 이후 시위가 계속되는 위스콘신주 커노샤를 방문, 시위대의 폭력성을 비난하면서 폭력 시위가 일어난 지역 상당수가 민주당 소속 지역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법과 질서 내세우자 백인 결집

트럼프 대통령은 커노샤의 한 고등학교에서 해당 지역 유지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위대를 ‘폭력적인 무리’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국내 테러’라고 말했다.

이번 방문은 지지층 결집의 의도가 분명히 보인다. 반인종주의 시위가 폭력을 수반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법과 질서’를 내세웠다. 이는 보수적인 백인층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보수적인 백인층을 중심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세는 상승하기 시작했다.

전국 여론조사를 종합하는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의 트럼프 대 바이든 여론조사 평균치를 보면, 8월31일 현재 트럼프는 43.4%, 바이든은 49.6%로 지지율 격차는 6.2%포인트로 좁혀졌다. 양쪽 지지율 격차는 트럼프 40.9%, 바이든 51.1%를 기록한 지난 6월21일 이후 추세적으로 좁혀지고 있다.

무엇보다 경합주를 중심으로 두 후보의 격차가 좁혀졌다는 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재선의 기회가 열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대선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간선제이다. 대의원을 선출하고 그 대의원이 대통령을 뽑는 방식인데 한 주에서 승리한 후보가 모든 대의원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따라서 대의원이 많이 있는 주에서 승리를 하는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 이런 이유로 경합주에서 누가 승리를 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숙제다.

경합주 승리가 곧 대선 승리

실제로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득표율에서는 트럼프 대통령보다 앞섰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경합주에서 승리를 하면서 대의원을 독차지하게 됐고, 그것이 승리의 발판이 됐다.

이미 곳곳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분위기다. 투자은행 ‘JP모건 체이스’ 전략분석가 마르코 콜라노비치는 시위 폭력 사태에 대한 여론의 영향을 언급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할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투자 포지션을 정하고 있다고 알렸다.

유명 온라인사이트 베팅 결과 도박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점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2일(현지시간) 영국 베팅업체 벳페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제치고 승리하는 것으로 예상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미국 주식시장 흐름은 바이든 후보가 승리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고 CNN비즈니스는 보도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의 경쟁은 엎치락뒤치락 하는 분위기다. 그만큼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핵심은 인종차별 시위가 장기화되고, 그에 따른 폭력이 수반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다는 것이다.

미국 내 인종차별 시위가 장기화 될수록 보수 백인층의 지지는 트럼프로 향한다.(사진/뉴시스)
미국 내 인종차별 시위가 장기화 될수록 보수 백인층의 지지는 트럼프로 향한다.(사진/뉴시스)

결국 말실수가 모든 것을 좌우

인종차별 시위가 장기화되고, 폭력이 수반된다면 보수 백인층의 지지 결집은 투표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반면 바이든 후보의 지지층은 투표장으로 나갈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 왜냐하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포가 바이든 후보 지지층의 투표장 행보를 막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문제는 결국 말실수다. 트럼프 대통령이나 바이든 후보 모두 말실수 하나로 모든 것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에도 말실수를 했기 때문에 오히려 영향은 덜 받을 수 있겠지만 바이든 후보는 평소에 말실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취약할 수도 있다.

바이든 후보가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 역시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싸움닭 기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언더독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패색이 짙던 개가 승리할 개와 더불어 싸움에 있어 뒤로 물러나지 않고 열심히 싸우게 된다면 사람들은 패색이 짙던 개를 응원하게 된다. 이것이 ‘언더독 효과’다.

마찬가지로 패색이 짙어 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를 맞이해 열심히 싸우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에 따른 언더독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말실수를 바이든 후보가 할 경우 그에 따른 실망감으로 지지층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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