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노딜’ 후폭풍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노딜’ 후폭풍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0.09.04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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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 재실사 요청 입장 고수
산업은행과 금호산업 계약해지 통보 예정
빅딜 무산으로 사업재편 구조조정 불가피

채권단의 매각 대금 인하 요구에도 HDC현대산업개발이 재실사 요청 입장을 고수하면서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이 노딜(인수 무산)에 들어갔다. 항공업계의 빅딜로 관심을 모았지만 결국 인수가 무산되며 양측의 계약금 공방 등 후폭풍이 예상된다.<편집자주>

채권단의 매각 대금 인하 요구에도 HDC현대산업개발이 재실사 요청 입장을 고수하면서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이 사실상 노딜 수순을 밟게 됐다.(사진/뉴시스)
채권단의 매각 대금 인하 요구에도 HDC현대산업개발이 재실사 요청 입장을 고수하면서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이 사실상 노딜 수순을 밟게 됐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지난 2일 HDC현대산업개발은 12주간의 재실사를 요구하는 입장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등 아시아나 채권단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산업은행과 계약 당사자인 금호산업은 이르면 이번주 내로 HDC현대산업개발의 최종 의사를 확인한 뒤 계약해지를 통보할 예정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

지난해 12월 27일 HDC현대산업개발은 미래에셋대우와 컨소시엄을 통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하지만 올 초 코로나로 인한 업황 악화와 더불어 지난해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2조8000억원의 부채가 추가로 확인됐고 1조7000억원의 추가 차입으로 부채가 4조5000억원으로 늘어나면서 HDC현대산업개발의 고민은 시작됐다.

특히 지난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이 지난해 반기말 대비 1만6126% 급증했으며 자본총계 또한 지난해 반기말 대비 1조772억원 감소했다.

당기순손실도 지난해 순손실과 올해 1분기를 합해 8000억원 이상 늘어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으며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갔다.

지난해 11월 12일 서울 용산구 현대산업개발 본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아시아나 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사진/뉴시스)
지난해 11월 12일 서울 용산구 현대산업개발 본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아시아나 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사진/뉴시스)

채권단에 “인수 조건 재검토 요구”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6월 채권단에 "인수 계약 체결 당시에는 예상할 수 없었던, 인수 가치를 현저히 훼손하는 여러 상황들이 확인됐다"며 "인수 계약 관련 중대한 상황들에 대한 합리적 재점검과 인수조건에 대한 원점에서의 재협의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종결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의 계약 기준 재무제표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라 작성돼 재무상황이 적정하게 반영되고 있다는 점이 확인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영업실적 하락, 유동성 부족, 차입금 증대, 자본 잠식 등을 극복하고 산업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지원책과 함께 아시아나항공의 자본구조 변동에 대비한 대책 마련도 함께 요구했다.

이에 지난달 20일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사장과 서재환 금호산업 사장의 대면 협상이 있었지만 서로의 입장차이만 확인됐다. 이후 6일 뒤 이동걸 산은 회장이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을 만나 인수가를 최대 1조원가량 낮춰주겠다고 최종 승부수를 띄웠다.

계약금 반환 법정공방에 구조조정까지

하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이 다시금 12주간의 재실사를 요구하면서 채권단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인수 무산이 유력한 상황이다.

HDC현대산업개발에 계약 해지 통보가 마무리되는 즉시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를 위한 논의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채권단은 차입금 상환 압박에 2조원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투입했다. 그럼에도 경영 정상화에는 무리가 있어 사업 재편이나 구조조정 등의 추후 조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금은 2500억원으로 금호산업이 계약 무산을 염두에 두고 태스크포스를 꾸린 것으로 알려져 HDC현대산업개발과의 계약금 반환 소송 가능성도 제기됐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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