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도왔다? 순이익 늘어난 카드사
코로나가 도왔다? 순이익 늘어난 카드사
  • 박성규 기자
  • 승인 2020.09.16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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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 속 순이익 상승... 외부활동 줄며 부대비용도 줄어
'빚투', '영끌' 열풍에...우리·하나 제외 전업카드사 카드론 금리 상승
삼성·롯데·BC카드 신임 사장, 대·내외적인 악재에도 대체로 '선방'

카드업계가 코로나19의 장기화에도 순이익을 늘려 주목받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로 수익 증가세는 둔화했지만 이로 인해 수수료 등 각종 비용을 아낌으로써 오히려 순이익이 늘어난 것. 이러한 호성적에도 카드사들은 카드론 금리를 올리는 등 더욱 고삐를 죄며 하반기를 대비하고 있다. <편집자 주>

▲ 카드사들이 코로나19의 장기화라는 악재에도 깜짝 호성적을 내며 실적이 개선됐다. (사진/한국뉴스투데이)
▲ 카드사들이 코로나19의 장기화라는 악재에도 깜짝 호성적을 내며 실적이 개선됐다. (사진/한국뉴스투데이)

[한국뉴스투데이] 카드사들이 코로나19로 인한 반사이익을 누리며 순이익을 내는 가운데 신임 사장들이 취임한 삼성카드와 롯데카드, BC카드의 6개월간 성적표도 대체로 선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코로나의 역설... 안 쓰니까 이득 본다?

상반기 카드업계가 코로나19의 장기화라는 위기상황에서도 순이익이 늘어나며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4일 올 상반기 8개 전업 카드사 순이익이 1조118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76억 원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카드 사용자들의 외부활동이 줄면서 항공이나 영화, 주유 등 카드 혜택에 대한 비용이 감소한 것이 하나의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기존에는 카드 결제의 감소가 가맹점 수수료 수익의 감소로 이어져 카드사 실적이 같이 악화했지만, 지난해부터 가맹점 수수료가 절반으로 깎이면서 기존 카드 혜택을 유지하도록 바꾼 것이 오히려 카드 결제 감소에도 순익을 보는 구조가 된 것도 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와 함께 혜택과 할인 한도가 다른 카드에 비해 좋은 카드들을 대거 정리한 것도 비용 절감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 또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해 신규출시된 카드는 61종, 올해는 65종이지만 단종된 카드는 각각 160종, 76종에 달하며 신규보다 단종 카드가 더 많아진 것.

아울러 지난 5월 지급했던 긴급재난지원금도 카드사의 순이익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재난지원금을 받은 사람들이 카드 가맹점에 가서 돈을 쓰면서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를 벌어들이게 되면서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사정이 나아진 자영업자들이 벌어들인 돈으로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를 먼저 갚으면서 카드사의 대손충당금 부담을 덜어주면서 건전성 관리에 유리해졌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 상반기 호성적에도...하반기 ‘걱정’

하지만 카드사들의 상반기 깜짝 호성적을 거뒀음에도 줄줄이 금리 인상에 나서며 고삐를 죄고 있다.

지난 1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삼성·롯데·우리·하나·현대 등 전업 카드사 7곳 중 하나카드와 우리카드를 제외한 5곳의 카드론 금리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카드사의 7월 말 카드론 평균금리는 14.57%에서 최대 16.73%에 형성됐고, 대부분 6월과 비교하면 소폭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카드는 카드사 중 가장 고금리인 16.73%를 기록했고, 롯데카드는 전월 대비 0.05% 오른 16.07%를 나타냈지만 하나와 우리카드는 각각 15.03%와 14.57%로 소폭 하락했다.

이같이 카드사들이 금리 인상에 나선 이유로는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이른바 ‘영끌’과 ‘빚투’가 열풍을 일으키면서 신용대출이 급속도로 상승함에 따라 하반기 연체율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카드사의 입장에서는 채무자가 상환 기간에 도래했을 때 채무이행을 못 할 가능성이 크며, 카드사의 건전성 관리가 우려되는 상황인 것.

아울러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소비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하반기 리스크 관리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 이러한 깜짝 실적에도 카드사들은 바로 하반기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최근 유행하는 '영끌'과 '빚투' 열풍으로 신용대출이 급속도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사진/뉴시스)
▲ 이러한 깜짝 실적에도 카드사들은 바로 하반기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최근 유행하는 '영끌'과 '빚투' 열풍으로 신용대출이 급속도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사진/뉴시스)

◇ 삼성·롯데·BC 초보 CEO들의 6개월, 대체로 ‘선방’

카드사들이 하반기 리스크 관리에 들어간 가운데 올 초 수장을 바꾼 삼성카드와 롯데카드, BC카드의 실적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특히 대내외적인 악재에도 올 초 취임한 CEO들이 대체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카드부터 살펴보면 김대환 대표가 취임한 후 지난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222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 업계 2위 자리를 KB국민카드에 내주긴 했지만 사실상 법인 대상 카드영업을 하지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김 대표는 내실 경영에 집중하며 점유율 탈환과 단기적으로는 수익 다각화를, 장기적으로는 삼성의 대표 간편 결제 방식인 ‘삼성페이’와의 시너지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카드의 경우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후 현대캐피탈 출신 조좌진 사장을 수장으로 올리면서 과감한 인적·물적 쇄신으로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롯데카드는 당기순이익이 1년 전보다 35.2% 급증한 646억 원을 올리는 등 실적도 개선했고, 특히 핀테크 인재들을 대거 수혈해 ‘젊은 롯데카드’로의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반면 BC카드 이동면 사장은 지난 3월 취임 후 지난해 상반기 786억 원에서 올해 538억 원으로 지난 상반기에 전업 카드사 중 유일하게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

BC카드는 회원사 카드 결제 수수료로 이익을 내는 구조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불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 사장에게는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야 한다는 숙제가 남았다.

하지만 이 사장이 케이뱅크의 대주주가 됐다는 점에서 전화위복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반전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렇듯 카드사들이 상반기 깜짝 호성적을 낸 가운데 이들 회사들이 하반기에 어떤 모습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성규 기자 dkvmf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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