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침묵에도 문 대통령 종전선언 고수
北 침묵에도 문 대통령 종전선언 고수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9.23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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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착상태 남북관계, 국제사회 지지 끌어내
유엔 연설에서 3번이나 종전선언 꺼내들어

침묵 넘어 적대적 관계로 돌변한 남북관계
11월 미국 대선에 따라 북한 태도 변화할 듯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제75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종전선언’이 이뤄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에서 남북미 회동을 사실상 ‘종전선언’이라고 규정했는데 1년 2개월만에 또 다시 종전선언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 이는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국제사회 지지를 통해 끌어내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북한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에 쉬운 일은 아니다.<편집자주>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종전선언을 여러번 언급했다.(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종전선언을 여러번 언급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제75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했다. 이 기조연설은 우리나라가 이제 국제사회에서 어떤 위상을 갖고 있는지를 국제사회에 보여준 일이라는 평가다. 따라서 이날 기조연설이 우리에게는 중요한 연설 중 하나다.

문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3번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는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보장하고, 나아가 세계질서의 변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그 시작은 평화에 대한 서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한반도 ‘종전선언’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종전선언을 통해 화해와 번영의 시대로 전진할 수 있도록 유엔과 국제사회도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며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종전선언 3번 강조

이처럼 종전선언을 3번 강조했다는 것은 종전선언에 대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지난해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난 남북미 회동을 ‘사실상 종전선언’이라고 당시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유엔총회에서 말한 종전선언과 그 의미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당시 종전선언은 ‘정치적’ 의미가 강한 종전선언이라면 이번 ‘종전선언’은 국제사회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종전선언이다.

또한 임기말로 치닫고 있는 문 대통령으로서는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돌파구 마련이 필요했다.

지난해 판문점 만남을 종전선언이라고 말한 것은 당시 북미 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비핵화에 대한 논의가 중단된 상태이지만 남북이 뚜렷한 적대적 관계를 보이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종전선언을 이야기함으로써 북미대화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성격이 강했다. 따라서 오히려 국제적인 의미보다는 국내 정치적 의미가 더 강했다는 평가다.

그런데 이번 종전선언은 상황이 다르다. 북미대화는 사실상 중단되고 남북은 서로 적대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적대적 관계 돌파 위해 필요

올해 북한은 개성공단에 위치한 연락사무소를 폭파하거나 우리를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일삼고, 무력 충돌 직전까지 갔었다.

그런 의미에서 한반도 평화와 점차 멀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계속해서 대화를 북한에 제시를 했지만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런 점에서 북한이 대화의 테이블로 나오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나 미국만의 노력으로 쉽지 않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협조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것이 필요했다.

따라서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끌어내려고 한 것이 문 대통령의 의도다. 유엔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꺼내 들어서 확실하게 국제사회의 지지를 끌어내겠다는 것이다.

또한 비핵화 협상에 있어 우리 정부와 미국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노력도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국제사회에 호소를 함으로써 이들 나라의 움직임도 끌어내겠다는 것이다.

침묵으로 일관한 북한

다만 북한은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해 있다. 우리 정부가 계속해서 북한을 향해서 대화의 제스처를 보내고 있지만 여전히 침묵이다.

대북 전문가들은 이런 침묵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왜냐하면 미국의 대선 때문이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을 할 것이냐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당선이 될 것이냐에 따라 대북 정책이 달라질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재선 후에도 북한과 대화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물론 비핵화에 대한 입장은 미국과 북한은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그 합의점을 도출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민주당은 대북 문제에 있어 좀더 강경한 입장이다. 따라서 북한과의 대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구사해왔던 북미 대화를 민주당이 걷어찬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따라서 북한은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꺼내들어도 당분간 계속 침묵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핵심 변수는 미국 대선이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향후 한반도 평화는 어디로 향할 것인지가 결정된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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