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이지스 구축함 설계도 훔친 현대중공업 수주 성공?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 설계도 훔친 현대중공업 수주 성공?
  • 박성규 기자
  • 승인 2020.09.23 16: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重, 기밀사항인 KDDX 개념설계도 불법 촬영 드러나
해군 중령, 기밀사항 놔두고 자리 떠... 커넥션 의혹 나와
대우조선해양, 방사청 상대 법원 행정가처분 신청 제기
▲ 방위사업청이 7조원 규모로 진행중인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개발 사업에 유력 후보 중 하나였던 현대중공업이 해군과의 커넥션 의혹에 휩싸였다. (사진/뉴시스)
▲ 방위사업청이 7조원 규모로 진행중인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개발 사업에 유력 후보 중 하나였던 현대중공업이 해군과의 커넥션 의혹에 휩싸였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최근 ‘미니 이지스함’으로 불리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개발 사업과 관련해 사업자 선정을 두고 잡음이 나오고 있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현대중공업이 기밀에 해당하는 개념 설계안을 몰래 촬영하면서 이것이 수주 결과에 영향을 줄지에 대해 논란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 기밀을 찍은 카메라, 현대重 해군과 유착?

최근 한국형 차기 구축함 수주를 두고 현대중공업이 개념설계도를 불법으로 촬영한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해군 간부와의 유착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21일 국방부 및 관련 업체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관계자와 해군 간부 등 20명이 각각 울산지검과 군 검찰에 기밀유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 2014년 당시 현대중공업 직원들은 기밀에 해당하는 미니 이지스함 KDDX 개념설계도를 몰래 촬영했고 이 사실은 4년이 지난 2018년 옛 기무사를 수사하면서 드러났다.

당시 해군의 A 중령이 잠수함 사업과 무관한 기밀자료를 면담자리에 놓고 자리를 비웠고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동영상으로 자료를 찍어 문서편집까지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군과 현대중공업 간의 유착 의혹도 불거졌다.

해당 사업은 방위사업청이 7조원 규모를 투입하는 대규모 사업으로 현재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참가해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 공모관계 여부 ‘핵심’, 대우조선 반발 속 미래는?

현재 현대중공업과 해군 간 커넥션 의혹의 쟁점은 공모관계 여부다. 군 기밀이 담긴 자료를 외부인이 보는 앞에서 두고 간 것 자체가 공모관계가 아니냐는 것이다.

이로 인해 업체 선정을 두고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다음 달로 예정된 국정감사에 정밀 검증을 예고한 상황이다. 만일 국감에서 해당 사건의 실상이 구체화 될 경우 현대중공업은 이 수주건 입찰참가제한 조치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방위사업청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방사청의 기본 입장은 아직 업체가 선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규정과 절차에 맞춰 진행하겠다”고 밝히면서 “만일 현대중공업이 수주를 따내게 된다면 유출된 도면이 아닌 다른 것임을 증명하게 만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대중공업은 “헌재 울산지검에서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며 나머지는 기밀사항이기 때문에 보안상 말씀드릴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방위사업청을 상대로 입찰과정의 불법·불공정을 이유로 들며 행정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황이다.

앞서 현대중공업이 사업제안서 평가에서 대우조선해양에 0.056점을 앞서있었으며 사실상 최종사업자로 선정된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만일 법원이 대우조선의 신청을 받으면 KDDX 기본설계사업은 사실상 내년을 기약해야 되는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듯 해군과 현대중공업의 커넥션 의혹에 대해 대우조선이 반발하고 정치권도 정밀 조사를 선언한 만큼 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박성규 기자 dkvmf11@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