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갈까 말까...코로나19가 바꿔버린 추석 풍경
고향 갈까 말까...코로나19가 바꿔버린 추석 풍경
  • 박성규 기자
  • 승인 2020.09.26 1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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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올 추석을 '방역 최대 분수령' 판단
정치권에서도 고향방문 자제 촉구 나서
비대면 추석에 선물도 비대면, '추캉스'도
"고향 오지마라" 각양각색 현수막 눈길

최근 추석 연휴를 앞두고 귀성 여부를 고민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재확산까지 일어나며 정부에서는 귀성을 자제하는 내용을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지자체별로 귀성 자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에 본지는 코로나19로 인해 바뀐 추석 연휴에 대해 들여다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올 추석이 사실상 비대면 추석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추캉스를 즐기기 위해 국내선 비행기에 사람들이 탑승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올 추석이 사실상 비대면 추석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추캉스를 즐기기 위해 국내선 비행기에 사람들이 탑승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다가온 추석 연휴는 코로나19의 장기화 및 재확산 우려로 인해 비대면 추석이 됐다. 이에 벌초 대행 서비스가 호황을 누리고 있는 상황이며 소위 ‘추캉스’가 올해 대세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 ‘고향 방문 자제해달라’ 정부, 정치권 한목소리

국내 코로나19의 장기화 및 재확산으로 인해 이번 추석이 방역의 최대 분수령이 된 가운데 정부와 지자체가 추석 연휴 귀성 자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신규 확진자가 여전히 100명대를 유지하면서 자칫 다시 재확산될 것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25일 추석 연휴 특별방역대책을 발표했다. 추석 연휴간 음식점 등의 방역 수칙 준수를 의무화 및 비수도권 지역의 유흥시설과 직접판매 홍보관에 2주간 집합 금지 조치를 내린 것이 주요 골자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을 진행하며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2주간 추석 특별방역기간으로 지정하고 해당 기간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추석 연휴간 실내 50인, 실외 100인 이상의 집합, 모임, 행사가 전국적으로 금지되며 집합금지 대상에는 마을 잔치와 민속놀이, 지역 축제도 포함되며 위반 시 감염병예방법 위반으로 벌금 300만원이 부과된다.

또한 프로스포츠는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며 다중이용시설 방역조치도 의무화된다. 다만 PC방 등에서 음식 판매 및 섭취가 가능하도록 완화됐으며 실내 흡연실 폐쇄와 미성년자 출입 금지 등의 조치가 시행된다.

아울러 비수도권에는 고위험도 유흥시설 5종과 직접판매 홍보관에 대해서 2주간 집합금지 조치를 실시하며 지자체는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는 무조건 집합금지를 실시하며 이후에는 지자체 판단 하에 개방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정부가 이 같은 조치를 내린데에는 이번 추석연휴 대이동이 코로나19 재확산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6일 코로나19 중대본 회의를 주재해 "이번 연휴만큼은 가급적 자택에서 휴식할 것을 권고드린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정치권도 추석 연휴 이동 제한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0일 자신의 SNS에 “추석 연휴와 개천절등 또 한번의 고비가 기다리고 있다”며 귀성과 여행을 자제해달라는 내용을 올리기도 했다.

▲ 정부는 이번 추석이 코로나19 방역의 최대 분수령으로 보고 귀성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또한 정치권에서도 귀성 자제를 호소하고 나섰다. (사진/뉴시스)
▲ 정부는 이번 추석이 코로나19 방역의 최대 분수령으로 보고 귀성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또한 정치권에서도 귀성 자제를 호소하고 나섰다. (사진/뉴시스)

◇ 사상 첫 ‘비대면 추석’, 추캉스는 여전

이렇듯 정치권과 정부가 추석 연휴 이동 자제 등을 호소하면서 이번 추석은 사실상 ‘비대면 추석’으로 보내게 됐다. 이에 기존의 추석에 필요한 것을 대행하는 서비스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특히 ‘온라인 성묘’가 언택트 열풍을 맞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성묘를 가는 것을 꺼리는 사람들에게 고인을 추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가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정부에서도 ‘e-하늘장사정보시스템’ 등 서비스 지원사격에 나섰다.

또한 올 추석 귀성길에는 휴게소 취식이 금지되고 포장만 가능하도록 바뀌었으며, 지난 3년간 시행됐던 명절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가 유료로 전면 전환될 예정이다. 그럼에도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자동차를 이용해 귀성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서는 지난해에 비해 귀성 인원들이 30%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자가용을 이용하는 만큼 교통정체는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추석 선물세트도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이용해 기프티콘은 물론 기존의 추석선물세트도 모바일로 선물하기 때문에 택배 업계나 마켓컬리 등 택배서비스 등이 호황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의 이동 자제에도 소위 ‘추캉스’를 즐기려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이 여의치 않자 제주도나 강원도 등의 호텔들이 성수기를 누리고 있다. 제주도에는 연휴간 20만명의 인원이 방문할 것으로 보이며 강원도 지역 호텔 예약률도 94.9%를 기록하고 있다.

◇ ‘이번 추석엔 오지마라’ 각양각색 귀성자제 현수막

이번 추석이 사실상 ‘비대면 추석’이 된 가운데 지자체별로 각양각색 현수막을 걸며 귀성자제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각 지역의 사투리를 이용해 귀성 자제를 촉구하는 내용이 현수막에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 보성군은 '아들, 딸, 며느리야!, 이번 추석에는 고향에 안 와도 된당께~"라고 쓰인 플래카드가 걸어놓았다.

특히 시아버지, 시어머니 일동 등 고향 방문을 두고 자녀들을 걱정하며 귀성 자제를 호소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에 지자체도 각 지역의 SNS 등을 활용해 고향방문 자제를 호소하고 있다. 제주도와 부산, 경남 진주 등은 SNS를 통해 고향방문 자제 촉구는 물론 각 지역의 마스코트도 활용해 방역 수칙 준수 등을 적어 올리기도 했다.

이렇듯 코로나19로 인해 명절 분위기도 바뀐 가운데 비대면 명절이 앞으로 새 트렌드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성규 기자 dkvmf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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