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미디어, 성장세에 걸맞은 적절한 규제 필요
소셜 미디어, 성장세에 걸맞은 적절한 규제 필요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0.09.27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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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인 미디어 시장 4조 원대 ‘훌쩍’
유해 콘텐츠‧가짜뉴스 제재 방안 미흡

[한국뉴스투데이] 사회적 거리 두기, 이른바 ‘언택트’ 문화가 일상으로 자리 잡으며 소셜 미디어는 의사소통과 사회적 교류를 위한 대안이 됐다. 이제는 개인의 일상을 넘어 비즈니스의 중심으로 발돋움하는 소셜 미디어의 건전한 시장 조성을 위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우리는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를 통해 정보와 의견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일상 대부분의 영역을 온라인상에서 해결하고 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우리는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를 통해 정보와 의견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일상 대부분의 영역을 온라인상에서 해결하고 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국내 1인 미디어 시장 4조 원대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밴드 등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드나든다. 스마트폰이나 PC, 상대적으로 작은 창 안에서 손가락만 움직여 수많은 이들의 안부를 확인하고, 때로는 소비자이며 생산자로도 활동한다.

KT경제경영연구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소셜 미디어 플랫폼별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페이스북이 24억 9,800만 명으로 가장 규모가 컸다. 다음으로 유튜브 20억 명, 왓츠앱 20억 명, 페이스북 메신저 13억 명, 위챗 11억 6,500만 명, 인스타그램 10억 명 등 순이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소셜 미디어에서 발생하는 광고비다. 올해 전 세계 소셜 미디어 광고비는 약 115조9,090억 원으로 검색 광고비 약 186조7,427억 원에 이어 전체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두 번째로 큰 금액이다.

이런 소셜 미디어의 굵직한 성장세는 국내 1인 미디어 시장만 보아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지난해 3조8,700억 원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1인 미디어 시장은 올해도 성장세를 보이며 4조 원대를 넘길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특히 유튜브는 소셜 미디어의 비즈니스화에 성공한 최대 플랫폼이다. 유튜브는 약간의 동영상 촬영‧편집 기술만 있으면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고 업로드 할 수 있다. 혼자서도 제품을 생산하고 유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셈이다.

올해 들어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 문화가 확산하며 연간 수익이 수억~수십억 원에 달하는 유명 유튜버들이 늘어남에 따라 논란도 많다. 올해 다수의 유튜버와 크리에이터들이 자신들의 영상이 유료 광고를 포함한 콘텐츠라는 점을 명시하지 않아 이른바 ‘뒷광고’ 논란을 일으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일부터 ‘뒷광고’를 금지하고 관련 사업자에 대한 제재에 나섰지만, 소셜 미디어 운영자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부족해 보완이 필요한 실정이다.

◇“인간을 거래해서 부를 창출해냈다”
지난 9일 넷플릭스가 전 세계에 동시 공개한 제프 올롭스키 감독의 ‘소셜 딜레마(the Social Dilemma)’는 소셜 미디어의 문제점을 전면에서 비판하고 나섰다. 작품은 ‘좋아요’ 버튼 출현 이후 미국 10대 여학생들의 입원율과 자살률이 급증한 점을 지목하고, 미국 대선 개입이나 미얀마 정부의 소수 민족 로힝야 탄압 등 소셜 미디어가 사회를 어떻게 지배하는지 보여준다.

작품의 백미는 소셜 미디어의 포문을 연 이들의 고백이다. 페이스북 ‘좋아요’ 버튼을 개발한 저스틴 로젠스타인이 직접 출연해 “세상이 미쳐 돌아가고 있다”며 문제점을 폭로하고 나섰고, 샌디 파라키라스 전 페이스북 엔지니어는 “사용자들을 상대로 끊임없이 작은 실험을 계속했고 결국 사람들을 조종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개발했다”며 “사용자는 실험실 쥐나 마찬가지인데 그렇다고 암 치료제 개발 등을 위한 것도 아니고 그냥 광고만 보는 좀비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국내 전문가들 역시 ‘차별성’이라는 명분 아래 조금이라도 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콘텐츠가 소셜 미디어에서 폭넓게 전달되는 점에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플랫폼 대부분 별도의 회원 가입 없이도 콘텐츠를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유해 콘텐츠나 가짜 뉴스를 접하고 확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성년자에게 미칠 부정적 영향은 물론,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정치‧사회적 이슈에 대한 이분법적 사고로 집단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건전한 토론보다는 같은 의견을 지닌 사람들끼리 모이고, 반대 의견은 비판을 넘어 혐오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일각에서는 소셜 미디어가 인종, 성별, 국적, 층위에 따른 차별을 더욱더 쉽게 드러내도록 조장하고 광고 수익에만 목을 맨다는 의견도 있다.

상상 이상의 파급력을 지닌 소셜 미디어 시장에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상상 이상의 파급력을 지닌 소셜 미디어 시장에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유해 콘텐츠‧가짜뉴스 제재할 방안 미흡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셜 미디어는 콘텐츠 산업을 주도할 핵심 플랫폼임을 부인할 수 없다. 더욱이 포스트 코로나의 중심이 될 언택트 문화는 소셜 미디어의 기폭제 역할로 충분하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들은 브랜드의 마케팅 캠페인별 최적의 상대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마케팅 채널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소셜 미디어상에서 영향력을 지닌 ‘인플루언서’를 자체 검증하고, 브랜드와 인플루언서를 매칭해 소셜 미디어 광고 수익을 높여 비즈니스 영역을 더욱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 업체들이 수집하는 데이터양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방안도 제안한다. 소셜 미디어 기업이 긁어모으는 데이터를 규제하지 않는 것은 국가가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빌미로 소셜 미디어 기업을 보호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이 가운데 지난 24일 정부는 디지털 뉴딜 문화 콘텐츠 산업문화콘텐츠산업 전략 보고회에서 ‘대한민국 콘텐츠 르네상스 시대’를 선언했다. 문화 콘텐츠 산업에서 소셜 미디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소셜 미디어를 둘러싼 문제에 대한 정부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박소영 기자 lonlor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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