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업계 해부] ① 기습 가격 인상한 ‘롯데제과’
[제과업계 해부] ① 기습 가격 인상한 ‘롯데제과’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0.09.28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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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호실적으로 기대 한 몸에
2분기 실적 전년 대비 모두 줄어

친환경 기업? 쓰레기 배출 1위 불명예
가격 올리고 중량 줄여, 기습 인상 비난

코로나19 장기화로 사회적 거리두기, 재택 근무 등 집에서 음식을 섭취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식품 수요가 늘고 있다. 이는 제과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롯데제과는 올 2분기에 주춤했지만 꾸준한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 초부터 글로벌 사업 확장을 본격화하는 동시에 친환경 추세에 발맞춰 녹색인증 포장, 스마트 리사이클 제품 등 친환경 경영에 박차를 가하면서  수익성 향상을 위한 구조 개선에 올인 중이다. 하지만 일부 제품의 가격을 줄줄이 기습 인상하면서 비난의 중심에 섰다.<편집자주>

롯데제과는 지난해와 올 1분기 꾸준하게 실적 성장세를 보이다가 올 2분기 주춤했다.(사진/뉴시스)
롯데제과는 지난해와 올 1분기 꾸준하게 실적 성장세를 보이다가 올 2분기 주춤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롯데제과는 지난해와 올 1분기 꾸준하게 실적 성장세를 보이다가 올 2분기에 잠시 주춤한 모양새다.

◇ 롯데제과 2분기 들어 실적 주춤

롯데제과는 지난 2017년 롯데지주로부터 인적분할해 신설 법인으로 재출범했다. 이후 민명기 이사가 2018년 1월 대표이사로 취임해 한 차례 연임에 성공, 현재까지 롯데제과를 이끌고 있다.

민 대표는 1985년 롯데제과에 입사해 롯데인디아 인도법인장과 롯데제과 해외전략부문장, 건과영업본부장 등을 거친 인물로 지난해 좋은 실적으로 연임까지 성공한 인물이다.

2018년도 연말 기준 롯데제과는 매출 총 1조6945억 원, 영업이익 643억 원, 순이익 84억 원을 올렸지만 지난해 매출 2조930억원, 영업이익 973억원, 당기 순이익 416억원을 올리면서 민 대표는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실적 향상에 대해 해외사업장이 지주 소속에서 제과로 옮겨왔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즉 롯데그룹은 지주사 체제를 도입하면서 기존의 롯데제과를 지주사인 롯데지주와 사업 자회사인 롯데제과로 인적분할했다. 그 과정에서 해외법인을 지주사로 편입시켰는데 2018년 말 해외법인을 롯데제과로 옮겨오면서 해외법인의 실적이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됐다는 것.

롯데제과는 이런 호실적을 올해까지 연결하기 위해 수익성 향상을 위한 구조 개선 노력 지속, 업무 프로세스·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통한 디지털 워크 플레이스 조성, 기존 핵심 브랜드의 지속적인 경쟁력 강화, 글로벌 사업 활성화에 주력해왔다.

올 1분기에는 지난해의 실적에 이어 매출 4918억원, 영업이익 151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2.6%가 급증한 실적으로 올해 실적에 대한 기대를 불러왔다. 특히 경쟁업체인 오리온, 해태제과, 크라운제과가 모두 1분기에 실적이 떨어진 상황에서 롯데제과만 실적 우세를 보여 단연 돋보였다.

하지만 2분기에 롯데제과는 매출 4970억원, 영업이익 2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9%, 6.9%가 줄어든 실적을 보였다. 이는 경쟁사인 오리온이 2분기에 급성장한 것에 비해 초라해 보이는 성적표다.

◇ 환경 기업 선포했지만 쓰레기 배출은 1위

실적도 문제지만 환경을 앞세운 경영 방침도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올 초 롯데제과는 친환경 추세에 맞춰 친환경 포장을 확대하고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이에 롯데제과는 지난해부터 중앙연구소 포장연구팀과 롯데알미늄 등과 협업해 친환경 포장 기술을 개발했다. 롯데제과가 개발한 녹색인증 포장은 친환경 식품 포장재 기술로 환경 독설 물질을 대체하고 유해성을 저감시켜 농림축산식품부와 녹색인증사무국으로부터 녹색기술을 인증받았다.

롯데제과는 마가레트를 시작으로 빼빼로, 몽쉘 등 롯데제과 제품에 녹색인증 포장을 적용했다. 롯데제과의 대표제품인 껌 종이에는 인쇄 잉크 도수를 절반 정도로 줄이는 잉크 사용 저감화 작업도 벌였다.

또 친환경 프로젝트 중 하나인 스마트 리사이클 적용 제품도 늘리고 있다. 스마트 리사이클은 재활용을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포장재를 쉽게 뜯고 접을 수 있도록 적용한 포장법이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있다. 환경연합이 지난 6월 환경의날을 맞아 전국의 생활 속 쓰레기 방치 실태를 조사한 결과 1위인 담배꽁초에 이어 가장 많이 버려지는 쓰레기가 과자, 음료수, 라면 등의 포장재로 조사된 것.

이 중에서 브랜드를 확인할 수 있는 포장지만 분류한 결과 롯데 제품 쓰레기가 193점으로 가장 많았다. 각종 소포장 제품에서 롯데제과 제품이 가장 많았고 플라스틱과 캔 역시 롯데칠성음료가 가장 많이 나왔다.

물론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가 업계 1위로 다양한 제품을 많이 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의미로는 많이 팔리는 제품이기 때문에 친환경 제품의 적용을 늘리는 등 더욱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롯데제과가 9월 1일부터 일부 제품의 가격을 평균 10.8% 인상했다.(사진/뉴시스)
롯데제과가 9월 1일부터 일부 제품의 가격을 평균 10.8% 인상했다.(사진/뉴시스)

◇ 기습 가격 인상에 소비자들 원성

특히 롯데제과는 9월 1일부터 일부 제품의 가격을 평균 10.8% 인상해 소비자들의 비난을 받았다. 먼저 갑 용기 타입의 목캔디가 권장소비자가격 기준 800원에서 1000원으로 200원 인상됐다.

또 대용량 제품들은 가격을 유지했지만 용량이 축소됐다. 결국 가격이 오른 셈이다. 둥근 용기 타입 목캔디가 137g에서 122g으로 용량이 줄었고 대형 봉타입은 243g에서 217g으로 축소됐다. 찰떡파이도 6개들이의 용량이 225g에서 210g으로 줄었고, 10개들이는 375g에서 350g으로 줄었다.

롯데제과는 가격 인상 이유에 대해 각종 원부자재 가격 및 인건비, 판촉비 등의 상승으로 경영 제반 환경 악화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앞서 롯데제과는 지난 7월 유통채널에서 판매되는 나뚜루 아이스크림에 대해 제품 가격도 10.5% 인상한 바 있다. 전문점 제품 가격은 동결됐다. 당시에도 롯데제과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판촉비 상승을 가격 상승의 이유로 설명했다.

이같은 업계 1위의 가격 인상은 업계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소비자들도 롯데제과의 기습 인상을 비난하고 나섰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롯데제과의 가격 인상이 근거가 미흡하다고 꼬집었다.

협의회는 목캔디의 주 원재료인 설탕류의 가격이 최근 2년간 11.7% 하락했고 찰떡파이의 주 원재료인 소맥분류와 유지류도 하락하는 등 주요 3개 원재료의 하락률은 7.1%로 나타났는데 롯데제과의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가격 인상 이유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롯데제과의 사업보고서에서 나타난 인건비와 판매촉진비를 분석한 결과 인건비는 2019년 반기에 1216억8600만원에서 2020년 반기에 1180억1700만원으로 3.0% 감소했고 판매촉진비도 2019년 반기 36억7600만원에서 2020년 동기간에 34억3600만원으로 6.5% 감소했다면서 가격 인상의 근거가 미흡하다고 밝혔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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