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 연봉 오른 회장님, 대한항공 어디로?
코로나19 속 연봉 오른 회장님, 대한항공 어디로?
  • 박성규 기자
  • 승인 2020.09.2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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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연봉 오른 총수들] ⓵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전세계 여객업계 부진 속 대한항공 '깜짝 흑자' 기록
대한항공 직원들 순환휴직 속 조원태 연봉 상승 '논란'
'만성 한계기업 ' 떼지 못하는 대한항공, 영구채 뇌관으로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기업들이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 직원들은 퇴직이나 무급휴가를 쓰는 등 기업의 정상경영을 위해 힘을 보태고 있지만 기업의 경영 상황은 계속 악화되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들의 총수들은 앞다투어 고통 분담을 위해 자신들의 보수를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총수들의 보수는 코로나 이전보다 더 올라간 것으로 나타나 실제 받는 금액은 예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지탄의 대상이 됐다. 이에 본지는 대기업 총수들의 보수 인상과 실적 비교 등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해 들여다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대한항공이 2분기 깜짝 흑자를 달성했다. 그러나 직원들은 순환근무를 하는 등 고통을 분담하고 있지만 조원태 회장의 보수는 올라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대한항공이 2분기 깜짝 흑자를 달성했다. 그러나 직원들은 순환근무를 하는 등 고통을 분담하고 있지만 조원태 회장의 보수는 올라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한진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대한항공이 깜짝 흑자를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인건비를 낮추면서 70%의 직원이 순환휴직하는 등 힘겹게 깜짝 흑자를 냈지만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보수는 오히려 상승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 ‘마른 수건 짜내듯’ 대한항공 ‘깜짝 흑자’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항공산업이 위기를 맞이한 가운데 대한항공이 깜짝 흑자를 내는 데 성공했다. 수요가 급감한 여객사업 대신 화물사업을 강화하면서 위기를 정면돌파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7일 별도 기준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1485억원, 당기순이익이 16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흑자로 전환됐다고 발표했다. 대한항공의 깜짝 흑자는 전 세계 항공업계가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을 모았다.

글로벌 주요 항공사들은 줄줄이 코로나19로 인해 여객 수요가 감소하며 피해를 입고 있다. 미국 아메리칸항공은 올 2분기에만 약 2조5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에어프랑스도 약 조2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반면 국내 대형 항공사들은 일찍이 화물사업으로 방향을 돌려 역량을 집중하면서 여객수요 감소에 대응한 것도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코로나19로 인한 화물수송비 증가가 이번 수익에도 반영됐다.

대한항공은 올해 화물기 가동률을 20% 이상 늘리면서 2분기 화물사업 매출은 1조22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4.6%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매출액은 국제선 여객수요 감소로 인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4% 줄어든 1조6909억원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의 깜짝 흑자에는 대한항공 직원의 70%가 순환 휴직하는 등 인건비가 줄어든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인해 여객운송 등에서 타격을 입자 직원들을 대상으로 순환휴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의 이번 깜짝 흑자를 두고 직원들을 순환휴직 시키는 등 소위 마른 수건 짜듯 회사를 이끌어나가면서 그 대가로 깜짝 흑자를 기록한 것이라는 시선도 제기되고 있다.

◇ 직원들은 순환휴무, 회장은 보수 인상

이렇듯 대한항공이 마른 수건 짜듯 깜짝 흑자를 낸 가운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연봉은 오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3월 대한항공은 보도자료를 내고 4월부터 경영 정상화 때까지 부사장급은 월급 절반, 전무 40%, 상무 30% 월급 자진 반납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조원태 회장도 월급의 절반을 반납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대한항공의 올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조 회장이 올 초부터 지난 6월까지 대한항공에서 받은 보수는 8억6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조 회장은 또한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한진칼에서도 5억1500만원의 보수를 받으면서 조 회장은 13억8000만원의 총 보수를 수령 해간 것으로 드러났다. 작년 상반기에 조 회장은 대한항공과 한진칼에서 받은 연봉은 각각 5억원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5억원 미만의 연봉으로 공시가 안됐던 점을 감안하면 올 상반기에만 38%가 넘게 오른 셈이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현재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해 직원의 70%가 순환휴직 중으로 평균 3500만원으로 지난해 4400만원보다 20%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불거졌다.

이같은 내용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자 대한항공은 올 추석을 맞아 기본급의 100%를 상여금으로 지급하기로 발표했다. 상여금 지급 대상 안에는 회사의 사정상 순환휴직 중인 직원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진에어도 올 추석에 기본급의 100%를 상여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해 상황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깜짝 흑자에 성공하면서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3월 보수 절반 반납을 선언했지만 오히려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러나 직원들은 지난해 대비 연봉의 20%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3월 보수 절반 반납을 선언했지만 오히려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러나 직원들은 지난해 대비 연봉의 20%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 재무여력 악화되는 대한항공, 대한항공의 미래는?

대한항공이 2분기 깜짝 흑자를 달성하는 등 실적을 냈지만 대한항공을 둘러싼 여건들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대한항공의 재무여력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차입금 상환력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7일 대한항공은 자회사인 한진인터내셔널에 1조1214억원을 대여해달라는 공시를 내놨다. 이중 약 7500억원은 대한항공의 자체 유동성을 활용해 대여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유동성 측면에서의 어려움은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하반기 원리금 상환 예정금액이 월평균 5800억원에 달하는 상황으로 시장에서의 자금조달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대한항공은 한진그룹 주요 사업 분야임에도 빚에 허덕이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여파 속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는 일각의 예측도 나오고 있지만, 내년 전망은 벌써 좋지 않다. 특히 대한항공이 기내식과 기내판매 사업부문을 매각하면서 대한항공의 이익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싣고 있다.

특히 2분기 깜짝 실적의 요인으로 지목됐던 화물분야의 특수와 연료비 감소, 이에 대한 정부의 지원효과가 내년에 종료될 것으로 보여 대한항공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더라도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게다가 영구채 이자율 상승도 대한항공의 또다른 뇌관으로 떠올랐다. 영구채란 배당금을 지급하는 구조로 실질적으로는 금전 사용의 대가인 이자 성격에 가깝게 쓰인다. 현재 대한항공은 5개의 영구채를 사용하고 있으며 산업은행이 최근 매입한 영구채를 빼면 최소 4.6%의 이자율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7년 발행된 3334억원의 영구채의 이자율은 6.88%에 이르는 상황이다. 해당 영구채는 2022년 최소 10.44%로 뛰어오를 예정이며 다른 것도 역시 오는 2021년 이후 매년 0.5%씩 이자율이 높아지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대한항공은 몇 년째 ‘한계기업’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계기업이란 2~3년간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지 못하는 기업을 의미하는데 대한항공은 10여년간 3년을 제외하고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지 못하는 지경이다.

일각에서는 호텔사업이 대한항공을 만성 한계기업으로 만든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한진그룹이 가지고 있는 호텔들이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한진그룹과 대한항공이 자금을 지원하면서 전체적으로 만성 한계기업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이렇듯 대한항공이 만성 한계기업으로 머물러있는 가운데 조 회장이 앞으로 어떤식으로 대한항공의 정상화를 꾀할지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성규 기자 dkvmf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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