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업계 해부] ② 실적 가린 내부 문제 ‘오리온제과’
[제과업계 해부] ② 실적 가린 내부 문제 ‘오리온제과’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0.09.30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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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사상 최고 분기 실적 달성해
해외 법인 활약에 하반기도 호실적 예상
담철곤 회장 등 오너리스크 구설수 남아
직장내괴롭힘 시행 첫 특별근로감독 대상

코로나19 장기화로 사회적 거리두기, 재택 근무 등 집에서 음식을 섭취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식품 수요가 늘고 있다. 이는 제과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오리온제과는 코로나19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2분기에 전년대비 71% 성장하는 등 사상 최고의 분기 실적을 냈다. 하지만 갑질, 담철곤 오리온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의 횡령으로 오너리스크 등 끊이지 않는 내부잡음은 털어내야 할 숙제로 남았다. 특히 최근에는 직장내 괴롭힘으로 관련법 시행 첫 특별근로감독이라는 불명예를 안아 이미지에 타격이 크다. <편집자주>

▲ 오리온이 올 상반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낸 가운데 하반기에도 이같은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뉴시스)
▲ 오리온이 올 상반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낸 가운데 하반기에도 이같은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코로나19로 경제가 침체되는 가운데 오리온이 올 상반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내 업계의 이슈가 됐다. 하반기에도 이같은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올 2분기 사상 최대 분기 실적 달성

오리온은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529억원, 영업이익 183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 12.6%, 영업이익 43.5%가 증가한 수치로 역대 상반기 실적 중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상반기를 분기별로 나눠보면 1분기에 연결매출 5398억원, 영업이익 970억원으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 8.5%, 영업이익 25.5%가 증가했다. 국내에서는 닥터유 단백질바 등 건강과 연관이 되는 제품이 높은 매출을 올렸다. 초코파이 딸기블라썸 등 봄 한정판 제품도 매출에 단단히 한몫했다.

오리온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 법인의 실적도 눈여겨 볼 만하다. 중국 법인은 소매점 매대 점유율을 늘리는 동시에 온라인 채널 판매를 확장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베트남 법인도 1분기에 설립 이후 최대 매출을 냈다. 러시아 법인도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2.8% 증가했다.

이같은 호실적에 오리온은 올 2분기에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해 주식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어닝 서프라이즈는 기업의 영업 실적이 예상했던 것보다 높아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는 것으로 국내에서는 깜짝 실적이라 부른다.

2분기에 오리온은 매출 4393억원, 영업이익 50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7%, 영업이익은 27.3% 증가한 실적이다.

2분기 역시 국내에서 3년 만에 재출시한 치킨팝을 위주로 매출이 늘었고 마켓오 네이처의 간편대용식 제품도 판매가 늘었다. 특히 2분기에는 해외 법인의 매출 성장이 영향을 크게 미쳤다.

중국 법인은 영업이익은 전년 2분기와 비교해 64.1%가 증가했다. 베트남 법인과 러시아 법인의 영업이익도 각각 2.2%, 4.1% 증가했다. 기대치에 못 미친 이유에 대해 오리온은 중국 법인 비용 확대 영향이라 밝혔다. 해외 법인이 성과를 단단히 내고 있는만큼 아낌없는 투자가 이뤄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오리온의 투자는 하반기에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리온은 하반기에는 해외 법인들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어 실적 개선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 전망했다. 증권사들 역시 중국 법인 매출 성장률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면서 올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크다.

▲ 최근 오리온은 직장내괴롭힘으로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받았다. 이는 직장내괴롭힘법이 시행된 이후 첫 특별근로감독 사례로 남았다. (사진/뉴시스)
▲ 최근 오리온은 직장내괴롭힘으로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받았다. 이는 직장내괴롭힘법이 시행된 이후 첫 특별근로감독 사례로 남았다. (사진/뉴시스)

◇ 실적 뒤에 가려진 오너리스크

실적이 좋은 반면 오리온이 떠안은 문제도 크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과 부인 이화경 부회장의 오너리스크는 오랫동안 오리온을 괴롭혀왔다.

담 회장은 2011년 6월 300억원대의 회삿돈을 횡령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에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담 회장은 회삿돈 226억원으로 고가 미술품을 구입해 자택에 전시하고 람보르기니 등 고급 외제 자동차를 계열사 자금으로 리스하는 등 74억원을 유용한 혐의를 받았다. 법원은 상고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또 담 회장과 이 부회장은 2008년부터 2014년까지 경기도 양평에 개인별장을 짓는 과정에서 법인 자금 200억원을 공사비로 썼다는 혐의를 받았다. 별장을 짓는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나 검찰은 이 부회장을 기소했다.

당시 오리온은 양평에 지은 건물은 개인별장이 아닌 오리온 양평 연수원이라 주장했다. 담 회장도 14시간이 넘는 고강도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오리온은 해당 문제와 관련해 전직 사장이 담 회장을 음해하고 돈을 요구한 음모라고 설명했고 법원은 무혐의 판결을 내렸다.

오너리스크 외에도 오리온은 지난 2018년 갑질로 구설수에 올랐다. 오리온 울산영업소 소속 직원이 회사의 노조 탈퇴 압박을 무시하자 담당 직무 등급을 강등시키는 불이익을 당한 것. 울산지법은 울산영업소 관리자에 대해 노조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과 강요 미수 등의 혐의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오리온 노조는 오리온의 노조 탄압이 울산영업소 뿐만 아니라 부산영업소 등 다른 영업소에서도 빈번했다고 문제 제기를 하면서 오리온의 노조 탄압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 해 담 회장은 각종 불공정거래와 갑질 등과 관련해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해외출장을 이유로 불참한 바 있다.

◇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첫 특별근로감독 받아

최근 오리온을 곤혹스럽게 만든 문제는 직장 내 괴롭힘이다. 지난 3월 17일 오리온 익산공장에 근무하던 서씨(22)가 자신이 거주하던 아파트에서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

서씨는 유서에 ‘오리온 너무 싫다’, ‘다닐 곳이 아니다’, ‘나 좀 그만 괴롭혀라’, ‘xx언니 나에 대해 뭘 안다고 떠들어’ 등 회사 명칭과 직장 상사, 동료 등 두 사람의 이름이 적는 등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했다.

또 유가족 등 주변인들에 따르면 서씨는 죽기 얼마 전부터 직장 상급자로부터 업무 시간 외 불려다니며 시말서를 작성했고 심지어 성희롱을 당했다고도 언급했다. 오리온은 성희롱과 관련해 “유가족의 문제 제기로 인해 사고 1년 여 전에 성희롱이 있었다는 내용을 인지하고 조사를 벌여 당사자에 대한 징계를 내렸다"고 말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서씨의 유서를 토대로 조사를 벌인 결과 직장내 괴롭힘에 해당된다고 결론냈다.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은 직장에서의 지위‧관계의 우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기고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킬 때 해당되는 것으로 지난 2019년 7월부터 시행된 바 있다.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은 처벌 조항이 없고 시정조치만이 가능한 상황.

이에 고용노동부는 오리온에 시정조치를 내렸고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이후 첫 특별근로감독을 벌였다. 오리온은 개선지도 및 권고 명령을 성실히 수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후 첫 특별근로감독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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