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시공과 자동차 실적 하락에도 연봉오른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부실시공과 자동차 실적 하락에도 연봉오른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 박성규 기자
  • 승인 2020.10.03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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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연봉 오른 총수들] ③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현대차, 코로나19로 인해 2분기 실적에 타격 입어
정의선, 상반기 보수 상승에 주식 투자 활황세 기록
현대건설 부실시공, 현대차 중국시장 부진 극복 ‘과제’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기업들이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 직원들은 퇴직이나 무급휴가를 쓰는 등 기업의 정상경영을 위해 힘을 보태고 있지만 기업의 경영 상황은 계속 악화되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들의 총수들은 앞다투어 고통 분담을 위해 자신들의 보수를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총수들의 보수는 코로나 이전보다 더 올라간 것으로 나타나 실제 받는 금액은 예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지탄의 대상이 됐다. 이에 본지는 대기업 총수들의 보수 인상과 실적 비교 등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해 들여다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현대차가 코로나19로 인해 2분기 영업이익이 52.3% 하락한 가운데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연봉은 오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사진/뉴시스)
▲ 현대차가 코로나19로 인해 2분기 영업이익이 52.3% 하락한 가운데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연봉은 오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현대차가 2분기 코로나19로 인해 깜짝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부실공사 의혹이 나오고 있는 상황. 그러나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의 연봉은 12.5% 오른 것으로 드러났다.

◇ 코로나19 반영된 2Q, 실적 ‘반토막’

현대자동차의 2분기 실적에 코로나19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됐다. 현대차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이 3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익성 방어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23일 현대차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실적이 매출액 21조8590억원과 영업이익 5천903억원, 당기순이익 3773억원을 벌어들였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8.9% 줄어든 수치다.

2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판매량 70만3976대 가운데 국내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7% 증가한 22만5052대를 기록했는데 이는 코로나19 영향에도 불구하고 별소비세 인하로 인한 수요 회복과 GV80·G80·아반떼 등 신차 판매 호조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해외 시장에서는 중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코로나19의 영향에 따른 수요 감소가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7.8% 감소한 47만8424대에 그쳤다. 매출원가율 역시 글로벌 수요 감소 등에 따른 주요 공장 가동률 하락이 고정비 부담 상승으로 이어져 지난해 대비 0.1%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그 결과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3% 감소한 5903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률은 1.9%, 경상이익은 57.0% 줄어든 5963억 원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순이익은 3773억원으로 하락했다.
 

현대차그룹의 앞날은 사실상 코로나19와 함께 진행된다고 봐도 된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선진 시장과 신흥 시장이 동반 부진한 상황을 겪고 있는 데다 글로벌 시장 역시 수요가 회복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부정적인 요인들이 3분기 들어 서서히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재확산 우려 때문에 불확실성 증가도 같이 커질 것으로 우려하는 시각도 공존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 이 상황에서 연봉 오른 정의선

이렇듯 현대차그룹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상반기 보수는 오른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4월 현대차그룹은 고통 분담을 위해 전 계열사의 임원들 연봉을 20% 반납했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정 수석부회장의 상반기 연봉은 오히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 수석부회장의 상반기 보수를 살펴보면 현대차에서 15억7500만원, 현대모비스에서 6억800만원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지난해에 비해 각각 12.4%와 1.5% 오른 것이다.

또한 지난 7월 발표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살펴보면 정 수석부회장이 사들인 주식들이 현재는 500억원 이상 평가차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3월 현대차 주식 58만1333주, 현대모비스 주식 30만3759주를 사들였다.

당시 주식시장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이른바 ‘공포 장세’가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후 공포 장세가 풀리면서 정 수석부회장이 사들인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의 주가가 반등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현대차 주가는 12만2천500원, 현대모비스 주가는 20만3천500원으로 반등하면서 정 수석부회장이 사들인 매입가와 비교하면 각각 75.5%, 50.4% 오른 것으로 드러났다. 4개월만에 평가이익이 500% 이상 불어난 것이다.

▲ 정 수석부회장의 보수가 오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현대건설이 잇딴 부실시공 논란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품질경영 원년에도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 정 수석부회장의 보수가 오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현대건설이 잇딴 부실시공 논란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품질경영 원년에도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 잇딴 부실공사 의혹에 중국시장 부진까지… 현대차 미래는?

코로나19 상황에도 정 수석부회장의 보수는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대건설이 잇딴 부실공사 의혹에 휩싸인 것도 정 수석부회장에게 악재로 작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현대건설의 부실공사로 인한 1분기 소송비용만 736억원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 출범 20주년을 맞아 정 수석부회장이 야심차게 다짐한 것이 무색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현대차의 소송건수는 18건으로 다른 기업과 비교해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다른 기업들의 소송건수를 살펴보면 대우건설이 9건으로 2위이며 롯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8건, 포스코건설이 5건의 소송이 걸려있다.

특히 현대건설이 입주민들과 진행 중인 하자소송은 14건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20억원 이상의 소송만 알려진 것이다. 이를 포함해 20억원 이하의 소송까지 진행할 경우 하자로 인한 소송가액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하자로 현대건설의 브랜드 이미지는 물론 기업의 신뢰도 및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애초 현대차그룹은 그룹 출범 20주년을 맞아 품질경영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계획이었다.

정 수석부회장은 줄곧 "정몽구 회장의 의지와 품질경영, 현장경영의 철학을 잇고 혁신적 아이디어로 시장의 판도를 주도하는 게임체인저로서 고객으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그룹으로 거듭나겠다"라고 공언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다.

현대건설의 잇딴 부실시공과 함께 현대차그룹의 주요 사업분야인 현대차의 중국시장 부진도 정 수석부회장이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는 미국과 유럽시장과는 달리 중국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016년까지만 해도 현대차는 중국시장에서 가장 많은 차를 판매했지만 사드 배치 문제가 불거지면서 한한령으로 인해 불매 운동 등으로 인해 판매량이 급감했다.

실제 2016년 현대차 중국 판매량은 114만2016대에 달했다. 그러나 한한령으로 인해 지난해 현대차의 중국시장 판매량은 총 65만123대로 떨어지면서 고비를 맞이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현대차의 중국 시장 판매량은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현대차는 지난달 26일 열린 베이징 국제모터쇼에서 중국 고객에 맞춘 차량과 미래 기술이 집약된 고성능 차량 등을 대거 선보이며 중국 시장 재건에 나선 상황이다. 특히 고성능 전기차와 EV 콘셉트카 ‘프로페시’도 오프라인 최초로 선보이기도 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컨텐츠를 이용해 중국시장에서 온라인 판매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하는 등 굳게 닫힌 중국시장을 뚫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렇듯 그룹 출범 20주년을 맞아 현대차그룹이 품질경영의 원년으로 삼은 가운데 현대건설의 잇딴 부실시공과 중국시장에서의 부진에 대해 정 수석부회장이 어떤 식으로 해결해낼지 재계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박성규 기자 dkvmf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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