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엇갈린 희비...백화점·항공업 웃고 면세점 울었다
추석 연휴 엇갈린 희비...백화점·항공업 웃고 면세점 울었다
  • 박성규 기자
  • 승인 2020.10.05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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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책으로 백화점·항공업계 반사이익, 선물세트 판매 증가
면세점 업계,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국경절 연휴 특수 못 누려
면세점과 항공업계 손잡고 관광비행 면세점 쇼핑 허용 논의한다
▲ 이번 추석 연휴 기간 백화점과 면세점, 항공업계의 희비가 엇갈렸다. 특히 면세점은 사상 최초로 명절 당일에 문을 닫는 등 피해를 입었다. (사진/뉴시스)
▲ 이번 추석 연휴 기간 백화점과 면세점, 항공업계의 희비가 엇갈렸다. 특히 면세점은 사상 최초로 명절 당일에 문을 닫는 등 피해를 입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추석 연휴 기간 백화점과 면세점, 항공업계의 희비가 엇갈렸다. 백화점과 항공업계는 각각 코로나19로 인한 정부의 정책과 맞물려 모처럼 호황을 누렸지만, 면세점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며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 정부 정책 반사 이익 받은 항공업계·백화점

추석 연휴 동안 백화점은 모처럼 명절특수를 누리는 데 성공했다.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금지법에 대해 정부가 한시적 완화를 발표한 것과 코로나19로 인해 고향에 내려가는 대신 고가의 선물세트를 보내고자 하는 수요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국내 주요 백화점은 지난 추석 연휴 기간 선물세트 판매량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추석 연휴 기간 전체 선물세트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7%가 증가했는데 기존의 건강식품 세트는 2%대를 기록했지만, 프리미엄 수요가 몰리며 정육과 청과 부문이 높은 선호도를 기록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추석 선물세트 실적이 13.8%가 늘어났으며 갤러리아백화점 또한 고가의 선물세트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대비 매출이 20%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러한 특수는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효과가 두드러졌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올해 추석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 대비 14.7%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온라인 추석 선물세트 판매는 지난해 대비 29.1% 성장했다. 또한, 수산물 카테고리는 103.2%라는 기록적인 성장률을 보였다.

이에 대해 업계는 명절 선물세트 판매와 함께 진행한 가을 정기세일로 이어지며 고객들의 추가구매가 발생해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되살아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번 특수를 잇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며 ‘포스트 추석’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또한, 이번 추석 연휴에는 국내선을 중심으로 항공수요의 회복세가 이어지며 항공업계도 호재를 맞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가 기차와 버스 좌석판매를 통제하고 지난 2017년 이후 면제됐던 명절 고속도로 통행료를 부과하면서 반사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5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4일까지 국내선 항공을 이용한 고객은 85만3068명으로 하루 평균 17만614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광복절 연휴 기록한 하루평균 22만1397명에는 못미쳤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급감한 것에 비해 회복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실적을 살펴보면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등 풀서비스 항공사보다 저비용항공사가 더욱 좋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저비용항공사가 추석 연휴를 앞두고 국내선을 취항하면서 할인 프로모션에 나선 결과로 해석됐다.

이번 추석연휴 동안 진에어가 17만9762명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고, 제주항공이 14만8824명으로 2등, 티웨이항공이 13만9892명을 기록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12만8508명과 9만7366명을 기록하며 4위와 6위를 기록했다.

◇ 코로나19 타격받은 면세점, 항공업계와 손잡나?

이렇듯 백화점과 항공업계가 모처럼 명절특수를 누린 가운데 면세점은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국경절과 중추절 연휴로 이어지는 8일간의 연휴에도 아무런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면세점으로는 중국의 8일간의 연휴는 1년 중 최대 대목이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방한객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면세점은 내국인 국외여행과 외국인 국내여행 모두 급감함에 따라 자진휴업이라는 강경책을 내놓기도 했는데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 등 시내 5개 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서울점,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강남점 등이 추석 당일인 지난 1일 문을 닫았다. 면세점이 명절 당일에 문을 닫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상반기에만 69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현대백화점면세점 역시 상반기 영업손실이 181억원에 달하는 등 면세점 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항공업계와 손잡고 도착지 없이 상공만 돌다 오는 ‘이색 관광비행 상품’에서도 면세점 쇼핑이 가능하도록 협의하고 있다.

관광비행은 코로나19로 인해 타격을 입은 국내외 항공업계가 조금이라도 수익성을 내기 위해 런칭한 것으로 이들 상품은 국내노선이어서 면세점 사용이 불가능했다. 현행법상 면세점 사용은 여권 소지 등 출국심사를 거쳐야 하며 탑승노선은 국제선으로 분류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광비행을 준비하는 다수의 항공사가 면세점 이용을 가능하도록 문의해 국토부가 가이드라인 마련에 착수했으며 관세청과 법무부 등 관계부처와도 회의를 진행하며 이를 가능하도록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비행 이용객들이 면세점을 이용하는데 있어 가장 큰 문제는 방역문제다. 관광비행 이용객들이 공항에 있는 면세점을 이용하면서 출국자와 무분별하게 접촉할 수 있으며 관광비행 이용객들은 까다로운 방역절차를 밟지 않기 때문에 방역에 애로사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기내 면세점만 사용 가능하도록 허용하는 안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이렇듯 백화점과 항공업계, 면세점이 위기를 극복하거나 모처럼 맞은 특수를 이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노력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성규 기자 dkvmf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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