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탈(脫)병원, 그럼에도 어깨 무거워진 펜스
트럼프 탈(脫)병원, 그럼에도 어깨 무거워진 펜스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10.06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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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 사흘 만에 퇴원, 백악관에서 치료 받을 예정
주치의는 부정적이지만 트럼프의 의지 높아 보여

트럼프 대신 펜스의 어깨 더욱 무거워져
공화당 지지층과의 가교 역할 할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퇴원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를 받은지 사흘만이다. 이를 두고 코로나19 극복 이미지를 국민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분간 외부 활동을 할 수 없다. 이에 가장 어깨가 무거워진 인물은 펜스 부통령이다. 앞으로 한달도 남지 않은 대선 선거운동 기간 동안 펜스 부통령이 TV토론은 물론 현장 유세까지 담당해야 하기 때문이다.<편집자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지 사흘만에 퇴원해 백악관에 복귀했다. 의료진은 백안관에서 치료를 이어갈 계획이라 밝혀 코로나19 완치가 될때까지 외부 활동은 할 수 없을 전망이다.(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지 사흘만에 퇴원해 백악관에 복귀했다. 의료진은 백안관에서 치료를 이어갈 계획이라 밝혀 코로나19 완치가 될때까지 외부 활동은 할 수 없을 전망이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에 퇴원한다는 사실을 알린지 4시간 만에 퇴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장치림에 마스크를 착용한 채 병원 정문에서 걸어 나와 전용차에 올랐다. 취재진을 향해서는 “고맙다”는 말을 남겼고, 지지자들에게는 엄지손을 치켜들거나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기까지 했다.

이후 매릴랜드주 월터 리드 군 병원 인근 헬기장으로 이동한 후 전용기인 마린원에 올라탔고, 백악관으로 향했다.

퇴원해도 외부 활동은 금지

트럼프 대통령은 이처럼 자신이 건재하다는 것을 과시했지만 주치의는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숀 콘리 박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완전히 곤경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의료진은 모든 평가와 임상적 상태를 감안해 퇴원에 동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백악관에서 세계수준의 치료를 24시간 내내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결국 외부 활동을 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한다.

주치의의 조심스런 반응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병원을 나와 백악관을 향한 것은 대선 선거운동 기간이기 때문에 자신은 건재하다는 것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자신도 코로나19를 이렇게 극복했기 때문에 코로나19가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국민에게 알림으로써 코로나19로 인해 떨어진 자신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에는 “코로나를 두려워 말라”는 글이 있다. 즉, 코로나19를 극복한 대통령이라는 정치적 이미지를 확실히 각인시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달 남은 선거운동 기간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외부 활동을 할 수 없다. 완치가 돼야 외부활동을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앞으로 2주 가량은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대국민 연설을 하는 모습을 우리 국민들도 지켜봤다.(사진/뉴시스)
지난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대국민 연설을 하는 모습을 우리 국민들도 지켜봤다.(사진/뉴시스)

발 묶인 트럼프, 어깨 무거워진 펜스

결국 펜스 부통령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2차례의 TV토론 중 오는 15일 열리는 2차 TV토론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확실히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의료진은 ‘미친 행위’라면서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5일 2차 토론에 참석하지 못하게 된다면 펜스 부통령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 2일에 이어 3일(현지시간)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따라서 펜스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서 업무를 봐야 하고, 대선 선거운동을 뛰어야 한다.

펜스 부통령은 5일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방문을 시작으로 현장 일정을 재개한다. 8일 애리조나주도 찾아 트럼프 대통령 대선 혼자 유세를 할 예정이다. 또한 오는 7일 유타대에서 열릴 펜스 부통령과 카멀라 해르스 민주당 부통령 간 TV토론에도 참석해야 한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도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조사 중에 있는데 만약 바이든 후보 마저도 양성이 나온다면 오는 15일 2차 TV토론은 사실상 열리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미국 유권자들은 부통령 후보들의 TV토론을 보고 누구를 선택해야 할 것인지 판단할 수밖에 없다.

펜스 전면에 내세운 트럼프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러 펜스 부통령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 비하면 펜스 부통령은 다소 유권자들이 호감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인디애나 주지사를 지내던 펜스 부통령은 전국 지명도는 높지 않지만 공화당 주류와 보수 기독교 내 신망이 두터운 인물이다.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호감이 높아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펜스 부통령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부통령 당선 뒤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보수 핵심 간 가교 역할을 해왔고, 코로나 사태에서 전국 공화당 주지사·의원들과 수시로 연락하면서 정부 지원을 조율해왔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펜스 부통령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공화당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워낙 전면에 나서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자가격리를 어겨가면서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문제는 그로 인해 부메랑이 될 가능성이 높다. 외부 활동을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해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된다면 그에 따른 역풍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백악관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트위터 선거유세 등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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