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희 vs 응고지, 일본은 누구 선택할까
유명희 vs 응고지, 일본은 누구 선택할까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10.12 09: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명희 vs 응고지, 결선에 올라선 두 여성 후보
유명희 vs 친중파, 일본으로서는 고민 깊어지고

미중 무역 전쟁 속 중재자 역할할 후보는
미국 의존 경제 일본, 몰락의 길 걷고 있어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결선에 진출하면서 첫 여성 사무총장이자 동아시아 첫 여성 사무총장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결선의 최대 변수는 일본이 과연 누구를 선택할 것이냐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무역 갈등을 벌이고 있고, 이 무역갈등은 WTO에 제소된 상태다. 일본은 유 본부장이 사무총장에 당선되면 자신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릴 것이라는 이유 때문에 고민을 하고 있다. 하지만 결국 손을 들어줄 것으로 예측된다.<편집자주>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8월 29일 서울 쉐라톤 강남 팰리스호텔 체리룸에서 강호민 대한상공회의소 전무, 강성룡 산업기술진흥원 단장, 양승욱 중소벤처기업부 과장 등 한국측 정부대표단과 베트남,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등 아세안(ASEAN) 10개국 경제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17차 한-아세안 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해 한-아세안 산업혁신기구(AKIIC) 및 한-아세안 표준화 공동연구센터(AKSRC) 설립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이행 및 추가자유화’등에 관해 논의했다.(사진/뉴시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8월 29일 서울 쉐라톤 강남 팰리스호텔 체리룸에서 강호민 대한상공회의소 전무, 강성룡 산업기술진흥원 단장, 양승욱 중소벤처기업부 과장 등 한국측 정부대표단과 베트남,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등 아세안(ASEAN) 10개국 경제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17차 한-아세안 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해 한-아세안 산업혁신기구(AKIIC) 및 한-아세안 표준화 공동연구센터(AKSRC) 설립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이행 및 추가자유화’등에 관해 논의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일본의 고민은 깊어질 수박에 없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전 나이지리아 재무장관 후보가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결선에 올랐다.

이대로 가면 우리나라 최초로 사무총장이 탄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유 본부장은 선거를 치르면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다만 아프리카 회원국 중심으로 ‘아프리카 사무총장’을 꺼내들면서 응고지 후보가 만만치 않은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중국이 비동북아 후보를 선호하면서 응고지 후보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고민

일본은 이에 대해 고민이 깊다. 일본은 우리나라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보복하는 조치로 지난해 수출규제를 강화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WTO에 제소한 상태다. 만약 유 본부장이 사무총장이 된다면 일본에게 불리한 판결이 내려질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에 일본은 계속해서 유 본부장에 대한 비판적인 어조를 유지해왔다. 일본 언론은 대놓고 유 본부장이 사무총장이 되면 자신들에게 불리해진다면 유 본부장을 깎아 내렸다. 이런 일본의 방해를 뚫고 유 본부장이 결선에 까지 오르면서 일본의 고민은 시작됐다.

일본 산케이 신문은 유 본부장을 ‘일본과 관계 악화가 계속된 한국 후보’로 규정했고, 응고지 후보를 ‘국제 협조에 등을 돌려 온 중국이 추천하는 것으로 보이는 나이지리아 후보’라고 규정했다.

당초 유 본부장이 당선되는 것이 싫어서 응고지 후보를 지원했던 일본이지만 중국이 응고지 후보를 대폭 지원하고 있고, 응고지 후보 역시 친중파로 알려지면서 일본으로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미중 무역 갈등 속 사무총장 역할

WTO 사무총장 역할의 핵심은 역시 미중 무역 갈등 속에서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과 중국은 각자에게 유리한 후보를 지원할 수밖에 없다. 이에 미국은 유 본부장을 지원하고, 중국은 응고지 후보를 지원하게 된 셈이다.

미중 무역전쟁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 이후에도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맞서고 있다. 어느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미중 무역전쟁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국제사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런 미중 무역 전쟁의 중재자 역할을 WTO 사무총장이 도맡아 할 수밖에 없는데 미국이나 중국이나 가급적 자신들과 친한 나라의 후보가 당선되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이유로 이번 사무총장 선거는 미국과 중국의 대리전 양상을 띄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본의 선택은 결국 미국에 달려

이런 이유로 일본의 선택은 결국 미국의 손에 달려있다. 왜냐하면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더 미국 의존적 국가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미일동맹을 매우 중요시하게 여기고 있다.

이런 이유로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는 일은 가급적 하지 않겠다는 것이 일본의 시각이다. 일본이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면서까지 친중파 인사를 사무총장에 앉히려고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 본부장이 사무총장이 된다면 한일 무역 관계에서 자신들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특히 유 본부장이 WTO 제소를 주도했던 인물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일본으로서는 누구를 선택하더라도 자신에게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기권표를 던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다만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일본은 큰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미 중국 눈밖에 난 일본이기 때문에 앞으로 미중 무역 전쟁에서 미국이 승리하지 않는 이상 일본으로서는 매우 불리한 무역 환경이 될 수밖에 없다.

전세계 투자자들이 일본의 경제 상황이 앞으로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중국을 생각하지 않고 미국 의존적 경제로 굳어진다면 그에 따른 일본 경제는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

한편, WTO 사무국은 3라운드이자 최종 라운드의 협의 절차를 이달 말에 착수해 내달 6일까지 진행하고,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최종 라운드에서는 164개 회원국이 한 사람의 후보에 대해서만 선호도를 표시하는 다수결 방식으로 사무총장을 선출한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