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0년만에 총수 교체, 정의선 해결과제는
현대차 20년만에 총수 교체, 정의선 해결과제는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0.10.14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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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석 수석부회장, 그룹 회장에 선임
현대차 20년만에 총수 교체, 3세 시대
수소전기차‧배터리 등 미래 사업 박차
실적‧리콜‧지배구조 개선 등 숙제 남아

현대차그룹이 14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을 회장으로 선임했다. 지난 3월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현대차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으며 정 수석부회장은 사실상 총수 역할을 해왔다. 이번 정 수석부회장의 회장 선임은 정몽구 회장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현대차는 20년만에 본격적인 3세 경영 시대를 열게 됐다. 정의선 회장은 취임사에서 고객을 강조하며 자신있는 첫 걸음을 내딛었지만 실적 개선과 부진한 중국 시장 회복, 코나 일렉트릭‧더뉴그랜저 등 리콜 문제, 지배구조 개편 등의 과제도 떠안았다.<편집자주>

현대자동차그룹은 14일 화상 이사회를 열어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선임했다. 사진은 정의선 신임 회장이 영상으로 취임 메시지를 전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현대자동차그룹은 14일 화상 이사회를 열어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선임했다. 사진은 정의선 신임 회장이 영상으로 취임 메시지를 전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현대차그룹은 14일 오전 7시 30분 화상 이사회를 열고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그룹 회장으로 선임했다. 정몽구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정의선 회장, 영상으로 취임 메시지 전해

정 회장은 이날 이사회를 통해 회장에 선임된 뒤 영상으로 전 세계의 그룹 직원을 향한 첫 번째 메시지를 내놨다.

정 회장은 “범현대그룹의 창업자이신 정주영 선대회장님, 현대자동차그룹의 오늘을 이룩하신 정몽구 명예회장님의 높은 업적과 깊은 경영철학을 계승해 미래의 새로운 장을 열어 나가야 한다는 무거운 사명감과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정 회장은 코로나 19로 인한 글로벌 팬데믹, 디지털 경제 전환, 미중간 무역분쟁, 급격한 기후변화 초래한 환경오염, 새로운 친환경 에너지원 개발, 자동차 산업의 변화‧혁신 등 변하고 있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을 실현하고 고객과 이를 나누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를 위해 가장 먼저 고객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고객 행복의 첫걸음은 완벽한 품질로 고객이 본연의 삶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며 항상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소통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회장은 성능과 가치를 모두 갖춘 전기차와 혁신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자율주행기술 개발,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연료전지 기술, 로보틱스‧UAM‧스마트시티 등 미래 사업을 빠르게 현실화할 것을 약속했다.

20년만의 총수 교체에 거는 기대

이처럼 정 회장이 공식적으로 회장에 선임되면서 현대차그룹의 회장 교체는 20년만에 이뤄졌다.

앞서 정주영 창업주는 1946년 현대자동차공업사 창립을 시작으로 1950년 현대건설 출범, 1973년 현대조선중공업 설립 등 현대차그룹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어 2000년 정몽구 명예회장이 현대차, 기아차, 현대정공, 현대캐피탈, 현대우주항공, 오토에버닷컴, 이에치닷컴, 현대강관, 인천제철, 삼표제작소 등 현대차 소그룹 10개사를 이끌고 현대그룹에서 독립해 현대차그룹을 출범했다. 출범 당시 자산 규모는 34조 400억원이다.

이후 정몽구 명예회장은 전세계 10개 국가에 생산체제를 구축시키는 등 현대차그룹을 세계 5위의 완성차 제조사로 올려놨다. 그 사이 그룹 계열사도 54개로 늘어났고 자산총액은 2019년 말 기준 234조 7060억원으로 국내 그룹 중 2번째 규모로 성장했다.

그룹이 성장할 동안 정 회장은 1994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 입사해 현대모비스 부사장, 기아자동차 대표이사, 현대차그룹 기획총괄본부사장을 거쳐 2018년 현대차 수석부회장에 올랐다.

20년간 그룹 수장자리를 지켜온 정몽구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일선에서 물러나고 아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회장 자리에 올랐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정주영, 정몽구 회장에 이어 본격적인 3세 경영 시대가 열렸다.(사진/뉴시스)
20년간 그룹 수장자리를 지켜온 정몽구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일선에서 물러나고 아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회장 자리에 올랐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정주영, 정몽구 회장에 이어 본격적인 3세 경영 시대가 열렸다.(사진/뉴시스)

지난 2년간 정 회장은 수석부회장의 직위로 사실상 그룹 총수의 역할을 하면서 경영능력을 검증받았다. 정 수석부회장은 그룹의 전면에 나서 지난해 삼성동에 현대 글로벌비즈니스 센터 착공을 시작으로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삼성SDI사업장에서 미래차에 대한 논의를 벌여 주목받았다. 이 만남은 국내 1,2위인 삼성과 현대의 총수가 사업상 목적으로의 만난 첫 만남으로 젊은 총수들의 변화만으로도 큰 기대를 모았다.

이후에도 정 회장은 LG화학에서 구광모 LG회장을 만나 배터리 기술과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고 SK이노베이션을 방문해 최태원 SK회장과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미래 신기술 개발 방향을 공유하는 등 배터리 사업을 위해 국내 굴지의 그룹과 힘을 모으는 광폭 행보를 보였다.

정의선 회장이 풀어야할 과제는

이처럼 정 회장에 대한 기대가 큰 반면 해결해야 과제도 여전하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실적 개선이다. 2018년 4분기에 적자 전환한 현대차는 2019년 약간의 반등을 보였지만 올해 코로나19의 여파로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주춤한 중국 시장의 실적 개선도 급선무다.

또 지난 2년간 이어진 코나 일렉트릭의 화재와 지난해 출시된 더뉴그랜저의 엔진오일 감소 문제 등 리콜도 해결해야 한다. 동남아 신시장 창출을 위한 싱가포르 글로벌혁신센터 완공과 지난해 삼성동에 착공한 현대 글로벌비즈니스 센터도 예정대로 마무리 지어야 한다.

현대차의 고질적 문제로 제기되는 지배구조 개선도 숙제다. 지난 2018년 김상조 당시 공정거래위원장은 현대차그룹의 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 기아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 현대차-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차, 현대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 등 4개 출자고리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개편하라고 압박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경제민주화의 기본으로 순환출자 구조를 깨고 지주사 전환을 권장하는 것과 뜻을 함께 한다.

현대차는 공정위의 개편 압박 이후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표했지만 주주 등의 반대에 부딪히며 답보 상태에 빠졌다. 현대차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손보고 주주 달래기에 나섰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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