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선 KDB생명 매각 또 무산될까 '노심초사'
멈춰선 KDB생명 매각 또 무산될까 '노심초사'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0.10.16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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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9월 매매 계약 체결 두차례나 연기
JC파트너스 '금전 문제' 형사소송 당해
자본 확보와 빠른 투자자 모집이 관건

KDB생명 매각 마무리 작업이 두달째 연기되면서 오리무중인 상태다. 일각에서는 매각 무산까지 언급되고 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장은 취임 당시 KDB생명의 임기 내 매각을 약속했지만 3차례 고배를 마셨다. 지난달 연임이 결정되고 매각 작업에 물꼬가 트였지만 다시 멈춰서면서 답보상태에 빠졌다. 지난 2014년 이후 이미 세차례 매각이 무산된 바 있는 KDB생명의 네 번째 매각의 성공 여부에 쏠리는 관심이 크다.<편집자주>

KDB생명 매각 마무리 작업이 두달째 연기되면서 답보상태에 빠졌다. 사진은 지난해 이동걸 KDB산업은행장의 기자간담회 모습.(사진/뉴시스)
KDB생명 매각 마무리 작업이 두달째 연기되면서 답보상태에 빠졌다. 사진은 지난해 이동걸 KDB산업은행장의 기자간담회 모습.(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KDB생명을 매각하겠다고 나선 JC파트너스는 두달째 계약을 미루고 있다. 그 와중에 신승현 전 데일리금융 대표를 KDB생명의 신임 각자 대표로 내정하는 등 이례적인 절차를 밟고 있다.

멈춰선 KDB생명 매각 절차

앞서 산업은행은 2014년과 2016년 세차례에 걸쳐 KDB생명의 매각을 추진했지만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해 KDB생명 매각에 성공할 경우 KDB생명 사장에 최대 30억원, 수석부사장에 15억원 등 총 45억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겠다는 파격 조건을 내놨다.

투자은행 업계에서 인수합병 이후 경영진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일은 흔한 경우지만 공공기관의 자회사에 대한 파격 인센티브 지급은 이례적으로 평가됐다. 이는 이 회장의 KDB생명 매각에 대한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산업은행의 KDB생명에 대한 강한 의지는 올해 결실을 맺는 듯 보였다. 지난 4월 산업은행은 KDB생명 매각과 관련해 사모펀드인 JC파트너스가 실사를 진행 중이라 밝혔다.

JC파트너스는 업계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는 사모펀드로 보험사 경험이 전무후무한 사모펀드지만 미국의 글로벌 사모펀드인 칼라일 그룹과 함께 제2재보험사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밝히며 6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매각 절차는 그야말로 속도가 붙었다.

하지만 JC파트너스가 기관투자자(LP)모집에 난항을 겪으면서 8월 말로 예정된 주식매매계약(SPA)체결 시점을 9월 말로 한차례 연기하면서 매각 작업은 브레이크가 걸렸다. 9월 말에도 JC파트너스는 LP모집을 이유로 다시 SPA체결을 연기했다.

JC파트너스 소송에 아슬아슬

이처럼 KDB생명과 JC파트너스의 SPA체결이 연기되는 동안 JC파트너스가 금전문제로 소송을 당한 것이 뒤늦게 밝혀져 문제가 됐다.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월 JC파트너스가 KDB생명의 우선대상협상자로 선정될 무렵 사모펀드 운용사 자베즈파트너스가 JC파트너스를 사기죄 혐의로 형사소송과 함께 가압류 신청를 제기했다.

양 사모펀드사의 소송건은 MG손해보험 인수와 엮여있다. JC파트너스가 올 4월 MG손해보험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기존 대주주인 자베즈파트너스에게 지급하기로 약속한 약 60억원의 관리보수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

JC파트너스는 KDB생명 인수와 관련해 지분 92.73%를 약 2000억원에 사들인 뒤 3000억원가량의 유상증자를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 소송 문제가 얽히면서 JC파트너스의 인수 자금 확보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미 세 차례 매각 무산을 겪은 산업은행이 이번 KDB생명 매각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가운데 우선대상협상자로 선정된 사모펀드 JC파트너스의 자금 확보와 기관투자자 모집이 난항을 겪고 있어 매각 마무리 작업이 멈춰선 상태다.(사진/뉴시스)
이미 세 차례 매각 무산을 겪은 산업은행이 이번 KDB생명 매각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가운데 우선대상협상자로 선정된 사모펀드 JC파트너스의 자금 확보와 기관투자자 모집이 난항을 겪고 있어 매각 마무리 작업이 멈춰선 상태다.(사진/뉴시스)

계약 전 신임 대표 선정 이례적

문제는 또 있다. JC파트너스가 KDB생명의 인수 과정에서 밝힌 미국의 글로벌 사모펀드인 칼라일 그룹과 함께 제2재보험사를 설립한다는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

칼라일 그룹은 지난 7월 재보험사인 코리안리와 국내 보험사를 대상으로 공동재보험 계약인수를 위한 제휴를 체결했다. 칼라일 그룹과 코리안리의 제휴로 JC파트너스의 KDB생명 공동재보험사 전환은 제동이 걸린 셈이다.

그럼에도 JC파트너스는 지난 8월 신승현 전 데일리금융 대표를 KDB생명의 신임 각자 대표로 내정하는 등 인수를 위한 행보를 이어갔다. 계약 전 대표를 내정하고 외부에 공개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이례적이라 평가했지만 JC파트너스의 강한 인수 의지로도 풀이된다.

이미 세 차례 매각이 무산된 산업은행 역시 KDB생명 매각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결국 JC파트너스의 자금 확보와 기관투자자 모집 등이 이번 KDB생명 매매 계약 체결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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