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vs 이낙연, 최후의 1인은
이재명 vs 이낙연, 최후의 1인은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10.19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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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친형 강제입원 선거법 위반 무죄 확정 판결
4% 지지율이 31%로, 민주당 내 입지 다지고 있어

이낙연과 본격적 대결로 새로운 구도로 나아갈 수도
김경수 합류하면 3파전, 친문 지지층 누구를 택할까

이재명 경기지사가 최종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지지율 상승을 이끌어냈다. 이로 인해 어대낙(어차피 대통령은 이낙연)을 위협하는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다. 더불어민주당은 두 사람의 양강 구도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김경수 경남지사의 재판 결과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의 대권 행보는 그야말로 어디로 방향을 틀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편집자주>

여권 잠룡으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7월 30일 오전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만나 악수를 나눴다.(사진/뉴시스)
여권 잠룡으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7월 30일 오전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만나 악수를 나눴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이재명 경기지사가 친형 정신병원 입원 관련 허위사실유포에 의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으며 그동안 사법 족쇄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대권 행보를 걷기에 이르렀다.

사법 족쇄에서 벗어나면서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되기 시작했다. 지난 13일~15일 한국갤럽이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20% 지지율로 이 대표(17%)를 오차 범위 내에서 근소하게 앞섰다.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지난 2월 갤럽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 내 선호도가 4%에 불과했지만 지난 13~15일 조사에서는 31%로 상승했다는 점이다.

이 지사는 경기지사라는 이유 때문에 4.15 총선, 8.29 전당대회라는 메가 이벤트 이슈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발휘하기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1%까지 상승했다는 것은 더불어민주당 내 이 지사의 입지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15 총선, 8.29 전당대회 등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더불어민주당에 뿌리 내리고 있는 동안 이 지사는 법정에서 싸움을 해야 했다. 그런데 무죄 최종 판결을 받으면서 이제 날개를 달게 됐다.

하지만 이 지사의 지지율 상승은 단순히 무죄 최종 판결을 받았기 때문은 아니라 사이다 행보와 거대 여당에 대한 실망감 때문이란 분석이다.

문제는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8일 경기도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지사의 임기 시작 시점인 2018년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홍보비 256억4600만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정책 홍보비가 과다 지출됐다는 지적을 받은 것.

그러자 이 지사는 “그러니 ‘국민의짐’이다”라고 조롱했다. 이 지사는 “정보왜곡과 선동으로 여론조작 하던 시대는 지났지만, 국민의힘과 보수언론은 여전히 국민을 선동에 놀아나는 하찮은 존재로 아는 모양”이라고 질타했다.

사이다 이재명 vs 신중한 이낙연

이 지사는 이처럼 자신을 공격하면 그에 따라 사이다 발언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드러내면서 더불어민주당에게 실망한 지지층이 결집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이낙연 대표가 지지율 1위 혹은 2위를 달리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중에 일부는 최근 민주당 행보에 대해 실망감을 갖고 있다. 특히 이 대표의 신중한 모습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지사가 ‘사이다 발언’을 통해 민주당 지지층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면서 그에 따른 지지층 결집을 이루고 있다.

물론 전통적인 지지층은 아직도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고 있으며 이 대표를 지지하고 있다. 즉, 이 대표와 이 지사가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안팎에서 지지층 결집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국민의힘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차기 대권 주자가 보이지 않은 가운데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모든 것을 맡긴 모습이다. 그러다보니 김 위원장이 원맨쇼가 되는 형국이다.

이에 차기 대권 주자는 아예 눈에 띄지도 못하는 모습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표와 이 지사가 번갈아 가면서 선의의 경쟁을 보이고 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지난 9월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드루킹 댓글조작' 관련 항소심 20차 공판에 출석했다.(사진/뉴시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지난 9월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드루킹 댓글조작' 관련 항소심 20차 공판에 출석했다.(사진/뉴시스)

김경수도 뛰어들까

또 다른 변수는 김경수 경남지사이다. 김 지사는 아직도 사법 족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만약 김 지사가 사법 족쇄에서 벗어나게 된다면 3파전으로 흐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렇게 되면 가장 불리한 사람은 이 대표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왜냐하면 이 대표는 김 지사와 친문 지지층을 나눠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친문 지지층은 현재 자신들이 지지할 후보가 없기 때문에 이 대표를 지지하고 있다. 그런데 김 지사가 무죄 판결을 받게 된다면 그때부터 김 지사로 방향을 틀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캠프 시절 비서실장을 하는 등 친문 핵심 인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 지사가 무죄 판결 받으면 친문 지지층의 결집 등으로 날개를 달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반면 이 지사는 친문 지지층과는 다소 동 떨어진 행보를 해왔기 때문에 김 지사의 출현은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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