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테스형’ 앓이 중...“테스형, 국회가 왜이래”
국회는 ‘테스형’ 앓이 중...“테스형, 국회가 왜이래”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10.21 0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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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훈아가 불렀던 ‘테스형', 국감장에서도 인기
정치권에서도 테스형 소환 열풍 속으로 빠져

세상과 인생에 대한 질문, 현 정부의 실정에 대한 질문
야권으로서는 비유의 좋은 소재로 급부상하고 있어

지난 추석 연휴에 가황 나훈아가 부른 ‘테스형’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테스형’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현대로 소환해서 ‘형’이라고 붙여서 현재의 세상에 대한 비판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 ‘테스형’을 국회 특히 여야가 소환을 했다. 상대에 대한 비판을 하고자 한다면 ‘테스형’을 어김없이 소환해서 비판을 가하고 있다. 마냥 웃을 수만 없는 테스형 파장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편집자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준비한 가수 나훈아의 '테스형'의 노래를 듣고 실소를 터뜨렸다.(사진/뉴시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준비한 가수 나훈아의 '테스형'의 노래를 듣고 실소를 터뜨렸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지난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는 가황 나훈아의 ‘테스형’ 노래가 울려퍼졌다.

매년 국감 때마다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서 국회의원들은 퍼포먼스를 준비한다. 故 노회찬 전 의원은 교도소의 현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신문지 위에 눕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김진태 전 의원은 뱅갈 고양이를 국감장에 불렀다. 올해 국감장에는 노래가 울려퍼졌다.

국감장에 울린 테스형

이날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정부의 부동산정책으로 국민이 힘들어한다고 지적하면서 나훈아의 ‘테스형’ 노래를 틀었다.

송 의원은 “최근 가수 나훈아가 공연으로 많은 국민을 위로했는데 신곡 테스형을 들어봤느냐”고 질의했고 김 장관이 “못 들어봤다”고 하자 송 의원은 영상과 함께 테스형 일부 대목을 틀었다.

테스형은 지난 8월 발매한 정규 9집 수록곡으로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형이라고 부르면서 인생의 의미와 세월에 대한 고민을 묻는 가사로 돼있다.

송 의원은 우리나라에서 방탄소년단이 나왔고, 최고 수준의 기업도 나왔는데 왜 국민이 이렇게 힘들어하는 시대가 됐느냐고 반문했다.

나훈아의 ‘테스형’이 울려퍼지자 김 장관은 실소를 터뜨렸다. 이에 온라인에서는 “지금 웃음이 나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송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용도로 ‘테스형’을 소환한 것이다. 노래 ‘테스형’의 백미는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라면서 소크라테스에게 삶에 대해 묻는 형식을 취한다. 이것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하는 용도로 사용한 것이다.

“테스형, 세상(부동산)이 왜 이래”라고 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잘못된 정책이라는 점을 비판한 것이다.

나훈아가 지난 추석 KBS 2TV를 통해 테스형을 소개하자 곧바로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그 인기 비결은 테스형이라는 존재를 통해 세상의 힘듦을 호소하고 삶의 의미를 깨달아가는 것을 질문을 통해 발현했다는 점이다.

비판의 용도로 사용하는 ‘테스형’

이런 이유로 정치권 특히 야당은 비판의 용도로 ‘테스형’을 사용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테스형’을 보다 적극적으로 사용해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장진영 국민의힘 동작갑 당협위원장은 최근 페이스북에서 ‘4000평 장관 저택이 답답해?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란 문구가 쓰인 현수막 시안을 공개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남편이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 자제령을 무시한 채 요트 구입을 위해 미국으로 여행을 간 데 대한 비판이다.

조수진 의원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추석 때 고향조차 내려가지 말라더니 요트 구입차 미국행은 내 삶이다?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이란 문구와 함께 정권 비판 홍보물을 올렸다.

송석준 의원은 지난 6일 국감장에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 언급하면서 “테스형,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이런 현상에 대해 문 대통령은 명쾌하게 국민들이 납득하도록 응답하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나훈아 신곡 ‘테스형’을 국민의힘이 최대한 활용해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이는 가사가 갖는 의미가 세상에 대한 비판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또한 나훈아는 KBS 2TV 공연 도중 “KBS가 국민을 위한 방송이 되면 좋겠다” 혹은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왕이나 대통령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발언을 함으로써 야권에서는 정부와 공영방송에 대한 비판으로 간주했다.

여당에서도 활용한 테스형

테스형 활용은 여당에서도 나왔다. 지난 20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의료계 집단 휴진 사태와 국시 재응시 요구를 비판하면서 이삼용 전남대병원장에게 “나훈아의 테스형 노래를 아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소크라테스와 비슷한 시기에 살았던 또 한 명의 테스가 있다. 히포크라테스다”며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기억하고 있느냐. 가장 중요한 부분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히포크라테스는 그리스 의학을 한단계 발전시킨 인물로 오늘날 의사들이 의사가 되기 위해서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한다.

정 의원은 “테스형, 요즘 의사들 왜 이래? 왜 이리 이기적이야?”라면서 의료계 집단 휴진 사태와 국시 재응시 요구를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는 세상이 더욱 힘들어지면 결국 ‘테스형’은 계속 소환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야당에서는 ‘테스형’만한 좋은 소재가 없다는 점에서 정치적 비유로 ‘테스형’이 계속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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