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의 호남 사랑, 15% 외연 확장은 성공할까
김종인의 호남 사랑, 15% 외연 확장은 성공할까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11.03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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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비대위원장으로 두 번째 광주 방문
호남 출신 유권자 잡기 위한 구애의 몸부림

호남 앓이에 영남 민심은 들썩 거리고
전통적 텃밭인 영남 잃어버릴까 우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호남 사랑은 눈물겹다. 김 위원장이 오는 3일 광주를 방문한다. 지난 8월 19일 광주 5.18 민주묘역을 찾아 무릎 꿇고 사과한데 이어 비대위원장 자격으로 두 번째 방문이다. 김 위원장은 호남 명예 의원 제도를 만드는 등 호남 구애에 나섰다. 하지만 실리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당내 반발도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자칫하면 국민의힘 텃밭을 더불어민주당에게 빼앗기게 생겼기 때문이다.<편집자주>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8월 19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오월 영령 앞에 무릎을 꿇고 참배했다.(사진/뉴시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8월 19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오월 영령 앞에 무릎을 꿇고 참배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광주를 방문한다. 지난 8월 19일 5.18 민주묘역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한지 3개월만에 방문이다.

이번 방문이 과연 어떤 효과로 나타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내년 4월 서울시장 재보선을 노린 것 아니냐는 관측과 함께 2022년 대선까지 내다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5% 외연확장

산업화를 거치면서 호남에서 터전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일자리를 찾아서 서울로 올라와야 했다. 그래서 서울에는 호남 출신 사람들이 많이 있다.

서울시장 선거는 이 호남 출신 사람들 즉 15%의 호남 출신 유권자들에 의해 좌우된다. 이런 이유로 더불어민주당은 계속해서 호남 사랑을 외쳤다. 반면 국민의힘이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맥을 못 추는 이유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김 위원장의 호남 구애는 이유가 분명하다. 내년 서울시장 재보선은 물론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수도권에서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호남 출신 유권자들이 국민의힘에게 마음을 열어주게 하는 것이다.

최소한 호남 지지율이 15%를 넘어가게 된다면 승산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즉, 수도권 인구 비율 중 호남 출신이 15%인 점을 감안하고, 호남에서 지지율 15% 이상을 넘기게 된다면 수도권에서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김 위원장이 지난 8월에 이어 이날 광주를 또 다시 방문한 것은 호남과 국민의힘의 오래된 묵은 관계를 풀어나기기 위한 발판이다.

김 위원장의 이런 광주행이 호남 민심을 요동치게 만들기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호남이 국민의힘을 향해 마음의 문을 열 수 있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과거 박정희 정권 당시 호남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표를 몰아줬던 지역도 호남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5.18 광주민주화운동으로 촉발된 해묵은 감정을 털어내게 국민의힘이 노력한다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8월 19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참배에 앞서 방명록에 "민주화 정신을 받들어 민주주의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작성했다.(사진/뉴시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8월 19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참배에 앞서 방명록에 "민주화 정신을 받들어 민주주의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작성했다.(사진/뉴시스)

전통적 텃밭이 수상

하지만 이와 더불어 전통적인 텃밭이 영남이 수상하다. 김 위원장이 호남에 구애를 하면 할수록 영남 민심 이반은 심해지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TK의 경우 민주당 지지율이 20% 중반으로 상승했다. 한국갤럽에서는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을 앞섰다.

즉, 전통적인 텃밭인 영남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심상치 않은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출신 장세용 구미시장이 탄생한데 이어 무소속이었던 권영세 안동시장이 최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즉, 호남 구애에 신경을 쓰는 사이 텃밭 민심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영남 출신 의원들은 하나같이 정체성이 흔들렸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 위원장이 호남 구애를 위해 좌클릭을 하면서 오히려 전통적인 텃밭인 영남에서 민주당과의 차별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면서 국민의힘에서 민심이 떠나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호남 민심을 잡으려다가 오히려 영남 민심이 떠나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는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외연 확장에 열을 올리는 사이 오히려 전통적 텃밭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는 보수 정당의 위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 이후 한번도 승리를 해본 적이 없는 국민의힘으로서는 선거 승리를 위해 호남 구애했다가 오히려 큰 것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경고다.

영남 텃밭의 운명은

앞으로 영남 텃밭은 더욱 흔들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더불어민주당과의 정체성 혼동이 오기 시작한 국민의힘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영남 출신 대선 주자가 나와야 하지만 그것이 현실로서는 쉽지 않다. 인물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영남에 뿌리를 내려서 영남에서 성장한 정치인을 전면에 내세워야 하는데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서 과연 그것이 가능하겠냐는 것이다.

호남에게 구애를 하려고 했다가 오히려 영남을 잃어버리는 그런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래서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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