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건희 회장 사후 제기된 삼성 3세들 계열 분리설, 어떻게 되나?
故이건희 회장 사후 제기된 삼성 3세들 계열 분리설, 어떻게 되나?
  • 박성규 기자
  • 승인 2020.11.03 17: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계 중심으로 이재용·이부진·이서현 분할 독립 가능성 제기돼
이병철 선대회장 선례 있어...‘지분 구조상 불가능하다’ 예측도
이건희 유언장 여부가 관심사...상속 방식 따라 지배권 요동쳐

이건희 삼성 회장이 최근 별세한 이후 재계를 중심으로 삼성 3세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각각 계열 분리 형식으로 독립해 나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이병철 선대회장이 자녀들에게 계열 분리를 해줬던 바 있는 점도 주목할만한 부분으로 꼽히고 있다. 이건희 회장 사후 삼성의 계열 분리 가능성에 대해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 최근 재계를 중심으로 삼성 3세 경영인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각각 계열분리 방식으로 독립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사진/뉴시스)
▲ 최근 재계를 중심으로 삼성 3세 경영인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각각 계열분리 방식으로 독립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일각에서는 삼성이 그룹의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이건희 회장 사후 몇 년간 삼성 3세를 중심으로 계열사 사장들이 이끄는 자율경영 체제로 운영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이건희 회장 별세 직후 불거진 계열 분리설

최근 이건희 회장이 별세한 가운데 이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을 필두로 계열 분리 가능성이 재계를 중심으로 제기됐다.

이재용 부회장은 故 이건희 회장의 뒤를 이어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등 주력 계열사를 경영하고, 장녀인 이부진 사장은 호텔신라를, 이서현 이사장은 삼성물산 패션 부문을 물려받아 독립 경영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부진 사장은 지난 2011년 호텔신라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호텔과 면세점 사업을 이끌어왔으며 2009년 1조2132억 원의 매출을 지난해 5조713억 원으로 끌어 올리는 등 경영 수완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서현 이사장의 경우 삼성물산 패션 부문(옛 제일모직)과 제일기획 경영전략담당 사장을 지냈고 지난 2018년 말부터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특히 이부진 사장의 경우 경영수완과 카리스마를 갖추고 있어 계열 분리가 이뤄지게 된다면 리더십이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삼성 계열 분리의 역사와 가능성

이렇듯 이건희 회장 사후 삼성의 계열 분리 가능성이 제기된 이유로는 이병철 선대회장의 사례가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분석한다.

故 이병철 선대회장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력 계열사를 이건희 회장에게 넘겨주면서 다른 계열사들을 분리하는 방식으로 다른 자녀들에게도 나눠준 바 있어 이번에도 삼 남매에게 계열 분리를 해줬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건희 회장이 생전 두 딸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는 점에서 이러한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만 지분 구조상 현실적으로 재현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호텔신라의 경우 주요 주주가 지난 6월 기준으로 삼성생명이 7.43%, 삼성전자 5.11% 등 삼성 계열사들이며 이부진 사장의 주식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의 경우 현재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한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 이사장이 독립경영을 강행할 경우 이재용 부회장은 물론 이서현 이사장에게도 리스크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또한, 이서현 이사장의 경우 모친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의 뒤를 이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 전면에 재등장하는 것보다 예술이나 패션 등으로 활동할 것이라는 예측이며

이부진 사장의 경우 당분간 삼성그룹 내에서 호텔신라의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는 쪽으로 집중할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가장 분명한 이유로는 계열 분리가 거론되는 기업들의 현황이 좋지 않은 데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해 호텔·면세점, 패션업계가 입은 타격이 크기 때문에 무리한 독립을 추진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당분간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을 필두로 계열사 사장단들이 그룹을 이끄는 자율경영 체제가 운영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배구조 개편이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이 대주주의 자격을 버리면서까지 모험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故 이건희 회장이 생전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에게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다는 것도 계열 분리설의 이유 중 하나였다. 그러나 지분 구조 상 현실적으로 계열 분리가 힘들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사진/뉴시스)
▲ 故 이건희 회장이 생전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에게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다는 것도 계열 분리설의 이유 중 하나였다. 그러나 지분 구조 상 현실적으로 계열 분리가 힘들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사진/뉴시스)

◇ 계열사 지분 교환 가능성도 제기

이렇게 사실상 계열 분리가 쉽지 않은 상태에서 또 다른 관측이 제기됐다. 바로 계열사 지분 교환 가능성이다.

이재용 부회장에게 전자와 금융, 바이오 등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분을 몰아주되 호텔신라 등 다른 계열사를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에게 맡기는 식으로 조정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재계에서는 이건희 회장의 별세 이후 이건희 회장이 소유했던 18조 원의 지분이 과연 누구에게 상속될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상속의 방식에 따라 삼성의 승계와 지배구조가 완전히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건희 회장의 유언장 존재 여부가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2014년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6년 넘게 의식이 없었기 때문에 유언을 남겼을 가능성이 적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병철 선대회장이 유언장을 남기지 않아 이건희 회장이 형제들과 갈등을 겪었던 만큼 사후 경영권 분쟁의 소지를 줄이기 위해 일찍 유언장을 작성했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만약 유언장이 존재한다면 이재용 부회장에게 주식 과반을 상속하면서 경영권 기반을 굳히고 다른 가족들에게는 부동산이나 현금성 주식이 상속될 가능성이 크지만, 유언장이 없다면 법적 비율대로 홍라희 여사에게 33.3%, 삼 남매에게는 각각 22.22%가 상속되게 된다.

또한, 이건희 회장이 보유하던 삼성생명 지분을 두고 이재용 부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현재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생명 주식의 0.7%만 소유하고 있지만, 지배력 강화를 위해서는 이건희 회장의 지분 20.76%를 상속받아야 한다.

그러나 해당 지분을 모두 상속받으면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따라 대주주 자격을 심사받아야 하는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며 약 9조 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연이자 1.8%를 적용해 신고·납부 당시 금액의 '6분의 1'을 낸 뒤 나머지를 5년간 분납하는 방식인 상속세의 연부연납 신청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렇듯 이건희 회장 사후 삼성을 두고 복잡한 수 싸움이 오가는 가운데 이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성규 기자 dkvmf11@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