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 오바마 때 대북 정책 회귀 못한다
바이든 행정부, 오바마 때 대북 정책 회귀 못한다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11.09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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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소속 바이든, 오마바 대북 정책 답습
상원 공화당 차지, 여소야대 정국으로 재편

트럼프 지지자들, 바이든 대북 정책에 비판적 입장
오바마 전략적 인내 그대로 답습하기는 어려운 상황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8일(현지시간) 사실상 대선 승리 선언을 했다. 이로써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을 앞두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불복을 하고 있지만 곧 승복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새로운 미국 대통령이 탄생하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과연 대북 정책을 어떤 식으로 구사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으로 회귀할 것이냐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편집자주>

시민들이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국민연설을 시청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시민들이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국민연설을 시청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선 승리를 선언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탄생을 하게 된다면 우리가 갖는 가장 큰 관심은 바로 북한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여부다. 일각에서는 오바마 행정부가 구사했던 ‘전략적 인내’를 다시 구사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오바마 전략적 인내 따라할 수 없어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에 대해 전략적 인내를 구사했었다. 그로 인해 미국과 북한의 관계는 껄끄러운 관계였고, 계속해서 한반도는 긴장 상태를 보였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서 첫해에는 전쟁으로까지 치달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을 가지면서 북한의 도발이 잦아들었다.

그런 점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로 회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미 북미정상회담을 가졌기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북미정상회담이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 뜨겁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 입장에서는 일부러 긴장관계를 만들 필요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만약 북한이 도발이라도 한다면 미국 국민의 입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보다 북한을 더 못 다룬다는 평가를 내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격적으로 김 위원장을 만나 북한의 도발을 억제했는데 바이든 행정부가 이를 제대로 못할 경우 역풍을 맞이할 수 있다.

때문에 오바마 행정부처럼 무조건 전략적 인내를 구사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이 대북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무엇보다 대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바이든 후보는 계속해서 김 위원장과 만날 의사를 내비쳤다는 점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를 그대로 답습할 가능성은 낮다.

공화당이 상원 장악

또 다른 이유는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했다는 점이다. 상원의 다수당이 공화당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이는 여소야대 정국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원을 어느 정당이 차지하느냐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상원을 공화당에게 내어줬다는 것이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민주당의 정책을 무조건 추진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한다.

민주당이 전략적 인내를 구사한다고 해도 상원을 공화당이 차지한 이상 전략적 인내를 밀고 나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이든 후보로서는 민주당 소속이지만 민주당만의 정책을 집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공화당이 상원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공화당의 대북 정책을 수용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공화당이 추진하는 대북 정책은 결국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바뀌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일부 계승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에서 수정된 ‘전략적 인내’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이 수정된 전략적 인내를 북한이 어떤 식으로 받아들일 것인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그림자는 드리우고

또 다른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의 그림자가 너무 크게 드리웠다는 점이다. 이번 대선 득표를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최다 득표를 얻고도 패배한 대통령으로 기록된다. 7천만표가 넘었다는 사실은 그만큼 미국 국민 사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구사한 정책을 그리워하는 미국 국민들이 있다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는 대북 정책도 포함될 수밖에 없다.

김 위원장과 만나 악수를 하는 장면을 기억하는 미국의 유권자로서 바이든 후보가 김 위원장을 만나지 않고 전략적 인내를 구사한다는 것을 과연 용납할 것이냐는 것이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이후 김 위원장을 만날 가능성도 충분히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만나기 전에 바이든 후보가 만나야 하는 필요성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바이든 후보가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를 그대로 답습해서 구사하고 싶어도 이제 그러하지 못한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가 수정된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미국 정가에서는 예측을 하고 있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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