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SK‧LG 총수들...견제 보다는 '소통'
삼성‧현대‧SK‧LG 총수들...견제 보다는 '소통'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0.11.09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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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이후 두달만에 비공개 회동 또 가져
변하는 시대 흐름에 맞춘 총수들의 소통 행보
4차 산업혁명 시대 견제보다는 소통‧협력 강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들이 최근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지난 9월 첫 회동 이후 두 번째 회동인 이번 만남은 맏형인 최태원 회장의 주도로 열렸다. 특히 4대 그룹 총수들의 만남을 두고 젊어진 총수들이 견제보다는 소통을 앞세워 우리나라의 경제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란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 이에 앞으로 달라질 재계 분위기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편집자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들이 지난 5일 두번째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사진은 지난 1월 2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는 2020 경자년 신년회에 참석한 4대 그룹 총수들 모습.(사진/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들이 지난 5일 두번째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사진은 지난 1월 2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는 2020 경자년 신년회에 참석한 4대 그룹 총수들 모습.(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지난 5일 서울시내 모처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들이 비공개 만찬을 가진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9월 이후 두 번째 만남 이유는

앞서 지난 9월 4대 그룹 총수들은 첫 번째 비공개 회동을 가진 바 있다. 당시 회동에서 총수들은 경제 현안 등 여러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두 달만에 다시 만난 총수들은 자신들의 만남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님을 확인시켰다.

이번 4대 그룹 총수들의 비공개 회동은 최근 부친상을 치른 이재용 부회장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는 자리이자 지난 10월 본격적으로 현대차그룹의 회장으로 취임한 정의선 회장에 대한 축하 인사를 전하는 친목성 모임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치뤄진 미국 대선 결과로 불거질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 변화와 현재 재계의 핫이슈인 공정경제3법 등 정책 현안에 대한 이야기도 오간 것으로 추측된다.

공정경제3법 중 다중대표소송제를 도입하자는 상법 개정안과 전속고발권 폐지가 핵심인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안의 경우 삼성, 현대, SSK, LG 등 4대 그룹을 포함한 대다수의 기업이 개정안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재계는 촉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정부가 이번 정기 국회에서 공정경제3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가운데 4대 총수들이 연이은 회동으로 재계의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변한 총수들...소통 행보로 달라진 모습은

4대 그룹 총수들의 이같은 회동은 선대 회장들과는 차별화되는 소통성 행보로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화하는 총수들의 모습과도 연결된다.

먼저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이건희 회장이 쓰러지고 삼성을 이끌어 오면서 직원들과 격없는 소통을 앞세웠다. 구내 식당에서 직원들 사이에 섞여 식사를 하는가 하면 워킹맘 직원들과의 간담회, 현장 방문 등 현장 경영을 강화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3일에는 30년 무노조 경영을 고수한 삼성전자가 노조와 첫 단체교섭을 시작으로 노조와의 소통을 시작했다.

정의선 회장은 평소 강조하던 소통 리더십을 바탕으로 회장직에 취임하자마자 노조 지도부를 만나 주목받았다. 이는 2001년 정몽구 명예회장이 노조 지도부와 만난 이후 19년 만에 이뤄진 자리다.

최태원 회장의 소통 행보 역시 관심을 모았다. 최 회장은 올 초 ‘회장과의 대화’라는 자리를 마련해 신입사원 교육을 직접 진행했다. 또 지난 8월 이천포럼 홍보 영상과 관련해 라면 먹방과 숫자 게임 등 홍보 영상 4편을 촬영하기도 했다. 4대 그룹 총수 중 맏형인 최 회장은 이번 비공개 회동을 주선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구광모 회장은 회장직에 오른 첫 행사에서 비즈니스 캐주얼 복장으로 참석해 젊은 총수다운 패기를 보였다. 이후 복장 자율화를 확대하고 LG전자에 문화, 세미나 등 소통 공간을 만드는 가 하면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확대 운영했다.

4대 그룹 총수들의 소통에 따른 긍정적 기대

이처럼 젊은 총수들의 변화는 앞서 1, 2세대 총수들의 세대와 다른 시대적 변화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는 협력이 필수 조건으로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협력을 위한 기업들의 행보는 이미 시작됐다. 지난 5월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충남 천안 삼성SDI사업장에서 만나 삼성전자 종합기술원과 일본연구소가 공동으로 연구하고 있는 전고체전지 기술 개발에 대한 현황을 공유하고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이후 총수들의 회동은 더욱 잦아졌다. 6월에는 정의선 회장과 구광모 회장이 LG화학 오창공장에서 만나 LG화학이 개발 중인 장수명 배터리와 리튬-황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배터리의 개발 방향성을 공유했다.

또 7월에는 정의선 회장과 최태원 회장이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에서 만나 SK이노베이션이 개발 중인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미래 신기술 개발 방향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같은 총수들의 협력을 위한 광폭 행보는 기업간 견제나 경쟁보다는 미래 신성장동력이자 미래 먹거리인 수소산업 등에 대한 협력에 대한 공감대가 맞물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달라진 총수들의 소통 행보가 결국 우리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며 결국 재계 분위기도 변화가 예상된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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