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비자금 조성‧부정청탁 의혹에 ‘초비상’
한샘, 비자금 조성‧부정청탁 의혹에 ‘초비상’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0.11.1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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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뉴스투데이] 가구 업계 매출 1위인 한샘의 비자금 조성과 부정청탁 의혹 등에 대해 경찰이 조사를 착수했다. 이에 한샘은 해당 의혹이 불거진 직후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등 수습에 나선 모양새다.

지난달 29일 MBC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샘이 불법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이 있다는 내부 폭로가 나왔다.

유령 광고대행사 통해 비자금 조성?

한샘 대외협력실에서 작성된 내부 문건을 보면 방송에 협찬을 하고 광고비를 지급하는 과정에서 한샘은 4개의 대행 회사를 통해 광고를 집행했다. 문건에는 2018년 10월부터 최근까지 대행 회사를 통해 5억원이 넘는 돈이 한 방송사 사회공헌 프로그램에 지원됐다고 적혔다.

하지만 해당 프로그램 관계자는 한샘으로부터 가구 지원은 받았지만 협찬금은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고 광고대행사의 이름도 금시초문이라 밝혔다. 즉, 문건을 보면 돈이 나간 것으로 적혀있지만 실제로는 돈은 지출되지 않은 셈이다.

더 큰 문제는 광고 집행을 한 4개의 회사가 유령회사, 즉 실체가 없는 회사라는 내부 폭로가 나왔다는 점이다.

광고대행사의 실체를 찾기 위한 추적 끝에 광고대행사의 법인 등기에는 한샘의 대외협력실장(상무)과 대외홍보팀장(부장)을 맡고 있는 임원의 이름이 나왔다. 광고대행사의 주소지 역시 허위로 휴대전화 판매 매장과 호텔 등이 위치한 곳이 주소지로 적혀 있었다.

한샘은 이같은 유령회사를 통해 지난 2년간 44억이 넘는 광고비와 협찬금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배임이나 횡령 등의 혐의가 의심되는 부분이다. 또 한샘이 광고대행사들과 계약을 맺을 때 한샘 회장의 서명이 계약서에 버젓이 명시돼 최고 경영진의 개입 가능성도 제기됐다. 

언론사 경찰 등에 부정청탁 의혹까지

특히 한샘의 대외협력실이 관리한 대외비 문건을 보면 한샘은 언론사 임원과 기자, 경찰 등에게 수십만원에서 최대 2000만원 상당의 가구와 인테리어 할인 혜택을 제공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는 부정 청탁이 의심되는 부분이다.

이어 익명으로 처리된 2명에게는 수십만원 상당의 가구가 제공됐고 이 과정에서 한샘은 이들을 민원 제기 고객으로 둔갑시키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 문건에 따르면 대외비를 제공받은 70명 가운데 최소 10명은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대상으로 파악된다.

특히 해당 문건은 2019년 이후 자료로 2019년 이전 자료가 확보될 시 대외비 관리 대상자는 더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한샘은 “회사 차원의 불법 비자금 조성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개인 차원의 비리 등 다른 문제가 있었는지 면밀히 자체 조사 중으로 외부 기관의 조사에도 성실히 협조해 결과에 따라 즉각 조치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한편 한샘은 해당 보도 이후 광고대행사의 법인 등기에 이름을 올린 대외협력실장(상무)과 대외홍보팀장(부장)을 직무정지했다. 그러면서 대외협력실을 해체하고 대외홍보실은 기업문화실 산하 홍보팀으로 조직을 축소하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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