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까지 진출한 배달 앱, 편의점 업계 진검승부 펼쳐지나
편의점까지 진출한 배달 앱, 편의점 업계 진검승부 펼쳐지나
  • 박성규 기자
  • 승인 2020.11.14 1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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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업계, 요마트 두고 업계 영업정보 사용 의혹 제기
‘배달 다각화 통해 차츰 배달앱 영향력 줄일 것’ 분석도
배달 앱 마트, 법적 규제 없어...공정위 역할론 힘 실려

최근 배달 플랫폼 업체 요기요가 창고형 편의점 사업인 '요마트'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편의점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이미 배달의 민족에서 ‘B마트’라는 편의점 사업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편의점 업계에서는 요기요의 편의점 사업 진출로 뒤통수를 맞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편의점 업계도 다른 플랫폼 회사와 손을 잡고 대응에 나서면서 일각에서는 편의점 업계에서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편집자 주>

▲ 요기요와 배달의 민족이 편의점 업무를 시작하면서 기존 편의점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이에 편의점 업계에서는 배달에 대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배달의민족 갈무리)
▲ 요기요와 배달의 민족이 편의점 업무를 시작하면서 기존 편의점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이에 편의점 업계에서는 배달에 대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배달의민족 갈무리)

[한국뉴스투데이] 지난 9월 배달 플랫폼 사업자인 요기요가 ‘요마트’를 출범시키면서 직접 유통에 나섰다. 또한, 지난해 11월에는 배달의 민족이 ‘B마트’를 만들어 마트 사업에 뛰어들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 편의점 업계에 진출한 배달 앱

B마트와 요마트의 배달 서비스 방식은 소비자가 배달 앱을 이용해 주문하면 도심 내 물류센터에서 픽업해 전달하는 방식이다.

요마트의 경우 현재는 강남 지역에서만 이용할 수 있지만, 충분한 테스트 기간을 거친 다음 점차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것으로 예측된다. B마트는 지방 대도시까지 서비스 확대를 계획하면서 자체 브랜드 상품을 만드는 등 가격 경쟁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전달하는 상품들이 편의점 취급 상품들과 유사하기 때문에 편의점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B마트가 취급하고 있는 상품 수는 6000개, 요마트는 약 3000개 정도의 물품을 취급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요마트를 두고 영업 정보를 사업에 투입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관계 당국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요기요는 CU, GS25 등의 편의점 업체와 협력관계를 맺은 바 있는데 이때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요마트 사업에 활용했다는 것이다.

또한, 편의점 업계에서는 이들 플랫폼 사업자들이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중소형 마트에서 취급하는 물품들을 집중적으로 공급하기 때문에 결국 골목상권이 붕괴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는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B마트 서비스 개시 이후 10개월 간 10배 가까이 매출이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편의점의 배달 매출은 반토막 나는 등 편의점 업계의 타격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 우회로 선택한 편의점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편의점 업계는 당장 요기요와의 협력을 끊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현재까지는 편의점 업계가 요기요에 대한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당장의 행동에는 나서지 못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편의점 업계는 배달의 다각화를 통해 요기요 의존도를 차츰 줄여나갈 것으로 보여 일각에서는 사실상 요기요와 편의점 업계의 진검승부가 예상된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 2일 CU는 업계 처음으로 ‘위메프오’라는 배달 앱에 입점했고 이달 중으로는 ‘띵동’이라는 민관협력 배달 앱에도 입점할 계획이다. 특히 모바일 모빌리티 플랫폼과 손잡고 차량 픽업 서비스도 도입하는 등 다각화에 나섰다.

GS25는 자체 오프라인 인프라를 활용한 배달 플랫폼인 '우리 동네 딜리버리'를 운영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이용해 전국으로 서비스 반경을 넓히는 것을 고심하고 있다.

사실상 편의점 업계가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 새로운 방식을 찾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 요기요·배달의 민족 합병 시 공룡 소매유통업 탄생

이렇듯 편의점 업계가 요마트와 B마트를 견제하기 위해 배달 플랫폼을 다각도로 도입하는 가운데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의 합병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 형제들과 요기요의 운영사인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의 M&A가 공정거래위원회 심사를 거치고 있다. 만일 두 회사가 합병될 경우 시장 점유율이 98% 이상을 차지하게 되는 동시에 온라인 소매유통업마저 독점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이러한 거대 플랫폼 탄생이 오히려 편의점을 넘어 자영업자에게도 피해를 안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들 플랫폼이 판도를 뒤집을 수 있는 파괴력이 있다는 것.

그러나 유통업계에서는 당장 동네 자영업자들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아직 이들 플랫폼의 서비스 적용 영역이 크지 않다는 것이 이유다.

실제 B마트의 경우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만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으며 요마트의 경우 이제 막 첫걸음을 뗐다는 점에서 아직 덩치를 키우기엔 시간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이들 플랫폼 업체에 대한 규제가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B마트는 온라인 무점포 소매로 분류돼 있다. 이 때문에 기존 마트에 적용되는 각종 법적 제도를 적용받지 않아 기존 마트처럼 운영되면서도 법의 규제는 전혀 받지 않는다.

이에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존 대형마트나 편의점들에 대해서는 판매품목 및 영업 일수, 위치 등에 대한 규제를 가하고 있지만, 플랫폼 업체들은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로 인해 공정위의 역할론이 떠오르고 있다. 플랫폼 업체들이 사실상 무법지대인 상황에서 공정성과 골목상권, 자영업자와의 상생을 위해서라도 이를 규제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들 플랫폼 업체의 편의점 업계 진출은 편의점 업계의 지각변동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 그러나 이같은 공격적인 행보로 인해 자영업자와의 상생은 힘들다는 비판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같은 비판에 대해 이들 플랫폼 업체가 어떤식으로 상생을 위한 해법을 내놓게 될지 골목상권과 유통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성규 기자 dkvmf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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