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환경 변화에 국내로 눈돌린 철강회사들
대외 환경 변화에 국내로 눈돌린 철강회사들
  • 박성규 기자
  • 승인 2020.11.19 16: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 펜데믹에도 철강업계 3분기 실적 흑자 기록
자국 철강산업 보호로 수입제한...철강회사들 국내 유턴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철강협회 손잡고 지원책 발표해

최근 아주스틸과 KG동부제철 등 철강업계가 국내에 신규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등 사실상 유턴을 선언하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이 유턴하는 데는 글로벌 공급과잉의 심화와 자국의 철강산업 보호를 위한 수입규제 확산이 주요한 이유로 꼽힌다. 이에 우리나라도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유턴하는 기업들에 혜택을 주는 등 철강산업 보호에 나서고 있다.<편집자 주>

▲ 최근 국내 철강회사들이 해외에서 국내로 유턴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유턴하는 데는 글로벌 공급과잉의 심화와 자국의 철강산업 보호를 위한 수입규제 확산이 주요한 이유로 꼽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 최근 국내 철강회사들이 해외에서 국내로 유턴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유턴하는 데는 글로벌 공급과잉의 심화와 자국의 철강산업 보호를 위한 수입규제 확산이 주요한 이유로 꼽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국내 철강회사들이 해외에서 국내로 유턴하기 시작한 가운데 철강업계가 코로나19 펜데믹에도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일각에서는 철강업계가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쐈다는 분석이다.

◇ 철강업계, 3분기에 웃었다

18일 업계에 의하면 국내 철강업체 ‘빅3’라고 불리는 포스코는 3분기 영업이익 6667억원, 순이익 514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공시됐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철강 부문의 생산과 판매량이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하는 데 성공하면서 고정비 부담이 감소했으며 석탄가격 하락과 내부의 원가절감 노력으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수요산업의 회복세에 따른 수요활동 등으로 인해 2분기에 비해 113만톤이 증가한 889만톤의 판매량을 기록한 것과 고수익 제품인 냉연과 도금제품 판매량도 증가한 것도 포스코 흑자전환 성공의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대제철 역시 3분기 영업이익 334억원, 당기순손실 447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를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분기의 건설수요 위축으로 인해 판매단가 하락과 철스크랩 가격 상승으로 인한 전기로 부문 수익 부진을 국내외 자동차 수요 회복에 힘입어 고로 부문 생산과 판매 증가를 발판삼아 흑자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아울러 사업구조 개편에 따른 수익성 개선도 예측되며 당진제철소의 고부가 제품 대체 생산 등으로 인해 현대제철의 흑자는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3위인 동국제강의 경우 컬러강판 판매 확대에 힘입어 3분기 연속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동국제강은 지난 16일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1조2975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9.3% 감소한 수치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51.1% 증가한 857억원을 달성했고, 당기순이익도 370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전환 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국내 철강업계가 3분기 들어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한 수익 부진을 탈출할 수 있는 신호탄을 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호실적에도 철강회사 ‘유턴 열풍’

이렇듯 철강업계가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는 데 성공했지만, 대외 상황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철강업계에 대한 글로벌 공급과잉은 물론 나라별로 자국의 철강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수입규제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대선 이후 친환경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예측돼 대외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해외에 공장을 가지고 사업을 이어나가던 국내 철강회사들이 해외공장을 청산하고 국내 복귀 절차에 착수했다.

KG동부제철은 지난 2일 중국 장쑤성에 있는 공장을 처분하고 3년간 1550억 원을 투자해 기존 공장이 위치한 충남 당진 아산국가산업단지 내 부지에서 냉간압연과 도금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 5월에는 경북 구미에 있는 아주스틸이 필리핀 공장을 청산하고 경북 김천에 전자건자재용 강판을 생산키로 하고 국내 유턴을 선택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중견 철강업체 3개사가 국내 유턴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철강업계 보호하라’ 팔 걷어붙인 정부

이처럼 대외 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에서도 한국철강협회와 함께 철강업체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철강업체에 대해 대상 지역 및 지원사항 확대, 지원 한도 상향 등을 골자로 하는 유턴 보조금 고시안을 제정해 시행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철강업계의 유턴 열풍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고시안을 살펴보면 국내로 유턴하는 철강회사에는 지방에 공장 건설 시 최고 300억 원의 유턴 보조금을 지급하며 입지와 설비, 이전비용 지원 비율도 최소 21%에서 최대 44%로 상향했다. 또한, 고용보조금과 법인세 감면, 관세 감면, 스마트 공장 패키지 지원, 구조조정 컨설팅 등의 혜택도 부여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7월 보도자료를 내고 그간 대기업 중심 범용 소재 위주의 양적 성장을 도모해왔던 국내 철강산업의 한계를 인식하고 새로운 성장 주체로서 중소 철강회사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고시안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수요산업이 요구하는 고특성 맞춤형 소재 공급을 위한 기술 개발 및 가공이 힘든 고강도 철강 원소재에 대해 중소 철강회사의 가공 기술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철강 제품을 제작하면서 발생하는 제강분진이나 슬래그 등 부산물에 대해 재자원화를 위한 기술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러한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안이 일자리 증가로 인한 실업률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철강업계가 대외 환경을 이유로 국내 유턴을 시도하는 가운데 정부에서 얼마나 의지를 갖고 지원안을 잘 지켜나갈 것인지 업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박성규 기자 dkvmf11@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