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결과의 주역, 4050대 그들이 온다
4.15 총선 결과의 주역, 4050대 그들이 온다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11.23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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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대 투표율 높고 인구 비중도 가장 높아
민주화 이후 교육 받아 정치성향 자유로워

노무현 죽음 계기로 정치적 각성
20년 장기집권 꿈은 아닐 수도

지난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180석을 차지했다. 이런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에 대한 해답은 4050대 투표율이 4년전 총선보다 10%p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87년 민주화 이후 사회에 진출한 세대이다. 또한 군부독재를 몸으로 체득한 세대가 아니며 오히려 군부독재에 대한 비판적인 교육을 받은 세대이기도 하다. 그들이 사회에 진출해서 이제는 기득권층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정치적 실력행사인 투표를 하게 된 셈이다.<편집자주>

지난 5월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대통령묘역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공식 추도식에서 한 남성이 노 전 대통령의 흉상을 닦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 5월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대통령묘역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공식 추도식에서 한 남성이 노 전 대통령의 흉상을 닦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21대 총선 투표율 최종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투표율은 66.2%로 2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시·군·구 선관위가 지난 7~8월 전체 선거인 4399만명 중 무작위로 추출한 390만명(10.4%)의 성별·연령별·지역별 투표율을 분석한 결과다.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인 세대는 60대가 80.0%로 가장 높았고, 70대가 78.5%를 기록했다. 이는 60대 투표율도 4년 전보다 8.3%포인트 올랐지만, 70대 투표율은 5.2%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40대 투표율은 63.5%, 50대는 71.2%를 기록하며 20대 총선보다 각각 9.2%포인트, 10.4%포인트 뛰어올랐다. 사회초년생인 20대 투표율은 58.7%, 30대는 57.1%를 기록했다.

인구 비중 가장 높은 세대

4050대의 투표율이 4년전에 비해 10%포인트 높게 나타났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왜냐하면 4050대가 가장 많은 인구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산업화 바람이 불면서 가정형편이 나아졌지만 아직 산아제한이 이뤄지지 않았던 시기인 708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때 가장 많은 사람들이 태어났고, 그들이 이제 사회의 중역이 됐다.

이들은 선배 세대와는 다르게 수평적 문화를 체득한 세대이다. 선배들은 군부독재에 저항을 하면서도 군부독재의 문화를 체득한 세대라면 이들은 민주화 이후 교육을 받은 세대이기 때문에 군부독재에 비판적인 교육을 받았다. 즉, 선배 세대는 평소 학교에서도 군부독재에 대한 찬양 교육을 받았다면 이들 세대는 학교에서 군부독재에 대한 비판적인 교육을 받은 세대이다.

물론 이들 세대도 이승만 전 대통령이나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존경을 갖는 사람들도 있지만 선배세대만큼 우상화 교육을 받지는 않았다. 따라서 이승만 정부와 박정희 정부에 대해 보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세대이다. 이런 것이 사회에 나오면서 정치적 성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가 됐다.

또한 이들은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때 2030대를 보낸 인물들이다. 선배 세대는 운동권 세대이기도 하지만 김영삼 정부 시절에 많은 운동권 인사들이 지금의 국민의힘이었던 한나라당에 입당을 했다. 그리고 지금의 국민의힘을 뒷받침해주는 세력이 됐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박정희 정부를 비판했던 그 사람들이 이제는 박근혜 정부를 수호하는 세력이 됐다.

노무현 정부 보낸 4050

하지만 4050세대는 아직 정계에 제대로 진출이 돼있지 않은 세대이다. 많은 운동권 선배들이 비슷한 나이에 대규모로 정계에 진출했다면 이들은 정계에 진출하는 대신 외곽에서의 지원을 택했다. 노사모를 결성하고, 2016년 새정치민주연합 분당 사태 때 대규모 온라인 당원 가입을 이뤄낸 것도 이들이다.

이들은 이명박·박근혜정부 시절에는 팟캐스트 방송 등을 통해 정치적 결사체를 만들었지만 결코 정계에 진출하는 방식 대신 투표를 통해 심판을 하자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과거 선배세대는 정계진출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했다면 이들은 정계 진출 대신 투표를 통해 정치권을 심판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이런 원동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이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사실 이들은 노 전 대통령과 함께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 전 대통령이 부산에서 계속 출마를 하자 ‘바보 노무현’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고, 그리고 노사모를 조직했다. 그리고 2002년 우여곡절 끝에 대선 후보가 됐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노 전 대통령의 든든한 호위 무사가 됐다.

그리고 노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에서도 촛불집회를 여는 등 정치적 결사체로서의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그들은 결코 정계에 진출하는 방식을 택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생활이 곧 정치라고 깨달았기 때문이다.

노무현 죽음, 그것은 새로운 계기로

그런데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망을 하자 이들은 또 다시 정치적 각성을 하게 됐고, 그런 각성이 문재인 대통령을 탄생시킨 원동력이 됐다. 그리고 지난 4월 총선에서도 원동력이 된 것이다.

이들의 정치적 성향은 쉽게 더불어민주당은 버리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인구 비중이 가장 많고, 정치적 성향 역시 현 정부의 성향과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년 집권론을 이야기한 것도 괜히 하는 말은 아니다.

아무리 더불어민주당이 미워도 국민의힘은 찍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이는 세대이기도 하다. 국민의힘이 어떤 식으로 다가가야 할 것인지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10대 투표율은 전체 투표율을 뛰어넘으며 눈길을 끌었다. 19세는 68.0%였고, 선거 연령을 낮춘 공직선거법 개정안 통과로 첫 투표권을 행사한 18세도 67.4%를 기록했다.

이들의 정치적 성향이 보수 성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점을 살펴보면 이들이 사회적 중심이 되는 20년 후에는 어떤 정치적 성향이 집권을 하게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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