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3법·동남권신공항, 국민의힘 “어찌하오리까”
경제3법·동남권신공항, 국민의힘 “어찌하오리까”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11.24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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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경제 3법 놓고 김종인-주호영 충돌
빵 먹을 자유 vs 빵 생산과 판매 자유

동남권 신공항 TK vs PK 분열
김종인 리더십 보이지 않아

최근 국민의힘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공정경제3법에 이어 동남권 신공항 추진에 대한 혼란이 겹쳤다. 여당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인 반면 국민의힘은 정체성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그에 따른 교통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제대로 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민의힘이 어디로 가야 할 것인지 아직도 갈피를 잡지 못했다는 지적이다.<편집자주>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선 준비는 물론 2022년 대선도 착실하게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그러하지 못한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최근 정책적 사안을 두고 당내에서 분열이 생기면서 그 분열에 대한 교통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있지만 103명이라는 의원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 사안에 대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정권재창출을 위한 친문 연구단체까지 만들었지만 국민의힘은 사안에 대한 교통정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공정경제3법의 혼란

국민의힘은 공정경제3법에 대한 교통정리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낸 법안이라고 무조건 반대할 수 없다면서 찬성 의견을 던졌다. 하지만 주호영 원내대표는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면서 반기를 들었다.

경제민주화를 주창해왔던 김 위원장으로서는 공정경제3법은 경제민주화를 실현하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는 점에서 찬성을 한 것이지만 신자유주의를 표방하는 국민의힘 정체성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이런 분열된 정체성은 예고된 것이었다. 김 위원장이 ‘빵을 먹을 수 있는 자유’라면서 기본소득을 꺼냈을 때 국민의힘의 밑바탕에서는 생각은 ‘빵을 생산하고 판매할 자유’였다. 김 위원장은 자유를 분배에 초점을 맞췄다면 국민의힘 밑바탕에는 자유를 생산에 초점을 맞췄다.

이러다보니 서로의 생각이 다르게 되면서 그에 따른 정체성의 혼돈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정체성의 혼돈은 ‘5.18’ 정신을 정강·정책에 포함시키는 것에서도 일어났다.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정강·정책에 포함시키자는 것이 김종인 비대위의 생각이지만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역사적 판단을 달리하는 정치인들이 있는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많은 고민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김 위원장이 5.18 민주묘역에서 무릎 꿇고 사과를 하거나 광주를 자주 찾아가는 것에 대해서도 영남 지역 민심은 들끓어 오르면서 한때 대구·경북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 지지율을 앞서는 기현상까지 발생했다.

동남권 신공항으로 분열

이런 국민의힘이 최근 동남권 신공항으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사실상 김해신공항 무산을 선언하면서 부산 지역 의원들은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발의했다. 하지만 대구·경북 정치인들은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이면서 지역적 갈등까지 발생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강하게 질책하면서 수습에 나서려고 했지만 ‘학생회만도 못한 정치력’이라는 여권의 조롱을 받아야 했다.

분명한 것은 동남권 신공항은 국민의힘에게는 상당히 어려운 숙제이면서 여권의 내년 재보선 분열 전략이라는 것을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건드리지 않을 수 없는 사안이기도 하다. 내년 재보선과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생각해야 하는 TK와 PK로서는 신공항 추진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서로가 서로에 대해 총질을 가할 수밖에 없다. TK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대해 반발을 하고, PK는 그런 TK를 향해 “입 다물라”는 원색적인 말까지 나와야 할 정도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동남권 신공항 추진은 민감한 사안이기도 하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228호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228호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김종인 리더십 보여주지 못해

결국 김종인 리더십의 문제라는 것이 국민의힘 안팎의 시선이다. 여당의 내부 분열 전략에 말려들어간 것도 문제이지만 지도부와 의원들 간의 소통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자성도 있다.

사실 이런 사안이 있으면 밤샘 토론을 해서라도 당론으로 채택을 해야 하는데 김종인 비대위는 비대위와 의원들 간의 소통이 부족했다.

더욱이 당 지도부는 마땅한 대안을 제시하지도 못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국민의힘이 여권의 전략에 무기력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의힘의 비호감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국민의힘이 국민적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단합된 목소리가 나와야 하고, 또한 정책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국민의힘이 현재 그런 능력을 제대로 갖춰있지 못하다는 것이 국민적 판단이다.

이는 김종인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의원들과의 소통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자신의 독단적 당 운영이 이런 문제점을 낳았다는 것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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