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테크놀로지그룹, 경영권 분쟁 속 블록딜 논란까지
한국테크놀로지그룹, 경영권 분쟁 속 블록딜 논란까지
  • 박성규 기자
  • 승인 2020.11.24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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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 회장, 뇌물수수 혐의 징역 3년‧집행유예 4년 추징금 6억원
경영권 분쟁 중인 조현식 부회장 법원에 주식 블록딜 진술서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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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임수재와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최근 납품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이 집행유예를 받는 등 여전한 오너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조양래 회장의 지주사 주식을 두고 조 사장이 이를 세금 줄이는 용도로 이용했다며 조현식 부회장의 진술서가 법원으로 제출되는 등 형제간 경영권 논란까지 겹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 2심서도 집유... 구사일생 조현범

납품업체로 뒷돈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았던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이 2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았다.

지난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1부는 배임수재와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현범 사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추징금 6억 원을 선고했다. 1심 선고와 동일한 형량이다.

재판부는 “조현범 사장의 지위와 관계, 해당 사건의 범행 경위 등을 살펴봤을 때 1심의 형량이 결코 무겁거나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밝히면서 검사와 조현범 사장 양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앞서 조현범 사장은 한국타이어 앤 테크놀로지의 납품업체 대표로부터 물품을 공급받는 조건으로 지난 2008년 4월부터 2018년 6월까지 123차례에 걸쳐 6억여 원을 차명계좌로 받아 챙긴 혐의를 받았다.

또한, 한국타이어 앤 테크놀로지의 시설관리 업체에서 간이 영수증을 허위로 만드는 방식으로 지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1억7000여만 원을 자신의 차명계좌로 입금받았고, 2013년 3월에는 해당 업체의 대표이사를 교체한 후 3년여간 86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조현범 사장은 이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한 뒤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1심에서 유죄를 받았다.

◇ 조현범에게 드리운 새로운 위기, “주식 블록딜”

이렇듯 조 사장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서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조 사장이 세금을 줄이는 데 지주사 주식을 사들였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0일 KBS 보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주가 그래프가 등락을 거듭하며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던 가운데 조양래 회장이 차남 조현범 사장에게 지분 23.5%를 시간 외 대량매매, 즉 블록딜로 넘겨줬고, 조현범 사장은 순식간에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를 두고 장남인 조현식 부회장이 지난 20일 법원에 제출한 아버지 조 회장의 '한정후견 재판용 진술서'에서 이 거래의 내막을 공개하면서 논란이 일어났다.

조현식 부회장의 진술서에 따르면 조양래 회장은 "주가가 낮을 때가 기회란 생각이 들었다"면서 “미리 알려지면 주식이 급등해 절세효과가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비밀스럽게 진행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조현범 사장이 8억 원대 회삿돈 횡령 혐의로 한국타이어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지 단 사흘만에 벌어진 일이었다는 것이다.

또한, 조양래 회장은 조현범 사장의 혐의에 대해 대수롭지 않고 다른 재벌 2세도 당연히 하는 행동“으로 묘사됐다.

이에 대해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조현식 부회장의 진술서는 한국타이어와 아무 상의도 없이 제출된 것이기 때문에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렇듯 조현식 부회장의 진술서 등으로 인해 사실상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조양래 회장이 사실상 조현범 사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권 분쟁이 어떤 방식으로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성규 기자 dkvmf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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