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광양제철소 폭발사고...연임 빨간불 켜진 최정우 회장
연이은 광양제철소 폭발사고...연임 빨간불 켜진 최정우 회장
  • 박성규 기자
  • 승인 2020.11.26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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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제철소서 산소 밸브 사고로 3명 사망... 포스코 사과문 발표
최정우 포스코 회장, 이사회사 연임 의사 밝혀, 사내서는 긍정적
“실적 부진·인명사고 반복으로 연임 어려울 듯” 부정적 전망도

최근 전남 광양에서 또다시 폭발사고가 일어나면서 포스코 측의 안전관리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포스코는 즉각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비판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연임에 도전하기로 하면서 일각에서는 실적도 좋지 않은 데다 사고도 반복되는 상황에서 연임이 가능할 지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다. <편집자 주>

▲ 광양제철소에서 폭발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는 가운데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연임에 도전하기로 했다. (사진/뉴시스)
▲ 광양제철소에서 폭발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는 가운데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연임에 도전하기로 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전남 광양에 위치한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나면서 작업 중이던 포스코 소속 노동자와 협력업체 소속 직원 등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 광양제철소 ‘사고 잔혹사’에 포스코 사과

지난 24일 전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경 광양제철소 제1고로 부근에서 폭발이 일어나면서 화재가 발생해 25분 만에 자체 진화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현장에서 작업하던 노동자 3명 중 2명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고 1명은 2시간 만에 119대원들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과 국과수, 소방청, 고용노동부 여수지청으로 구성된 합동 감식반은 지난 25일 오후 2시부터 합동 감식을 벌인 결과 노후설비를 교체하기 위한 작업을 하던 도중 고압산소 공급용 밸브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포스코는 같은 날 최정우 회장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하고 “광양제철소 산소 밸브 사고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리며 유명을 달리하신 직원들의 명복을 빈다”라고 애도했다. 그러면서 “포스코는 사고대책반을 꾸려 관계기관과 협조해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과 신속한 사고 수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후속 조치에 모든 힘을 기울이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사망사고 이후 안전을 강조했던 포스코의 이번 사과문이 미덥지 못하다는 여론이 거세다. 지난해 6월 1일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니켈 추출설비 공장의 45톤 환원철 저장탱크 정비작업 중 폭발사고가 일어나 하청업체 직원이 8m 아래로 추락사했고 30대 직원이 다치는 사고가 있었다.

또한, 같은 해 12월 24일에는 페로망간 공장 옆 시험발전 설비에서 5분 간격으로 두 차례 폭발해 산업과학기술연구소 직원 5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폭발사고로 인해 검은 연기와 지름 1m짜리 부속품 등 설비 폭발 잔해가 이순신대교까지 날아가 한때 교통이 통제되기도 했다.

▲ 지난 24일 전남 광양 소재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나 직원 3명이 사망했다. 사진은 광양제철소 폭발사고 당시 진화작업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 지난 24일 전남 광양 소재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나 직원 3명이 사망했다. 사진은 광양제철소 폭발사고 당시 진화작업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 사고에도 연임 의지 천명한 최정우 회장

이러한 포스코 광양제철소의 폭발사고가 연달아 발생한 가운데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혀 주목된다.

지난 24일 포스코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6일 열린 이사회에서 연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 정관에 따르면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히려면 임기 종료 3개월 전까지 밝혀야 한다. 지난 2018년 7월 회장으로 취임한 최 회장은 내년 3월까지 임기가 남은 상황이다.

최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힘에 따라 포스코는 CEO 후보 추천위를 열어 한 달간 자격심사를 진행하게 되며 자격시험을 통과하게 될 경우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돼 내년 3월 주총과 이사회를 통해 회장으로 확정된다.

최 회장은 지난 7월 취임 이후 경영이념으로 ‘기업시민’을 제시하며 사회 일원으로서의 가치를 실현해왔다는 점은 높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 안전·실적 낙제점... 최정우 회장 발목 잡나?

이러한 평가에도 최 회장의 연임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포스코에서 최근 연이어 일어난 인명사고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24일 일어난 사고 당시 포스코의 책임자가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과실치상 혐의로 재판을 받는 등 안전관리에도 여전히 소홀한 모습이다. 포스코가 안전시스템 투자를 강조하고 있지만 사고가 반복되는 등 책임을 지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최 회장 취임 이후 포스코의 실적도 좋지 않은 것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 취임 전인 지난 2017년에는 순이익 2조9000여억 원을 기록했던 포스코는 올해는 창사 이후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 2분기 포스코는 매출 5조8848억 원, 영업손실 1085억 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후 3분기에는 영업이익 6667억원, 순이익 5140억원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지만 올해는 매출 60조 원도 기록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최 회장의 연임이 험난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최 회장은 취임 당시 비 제철소장·비 엔지니어·비 서울대 등 전직 회장들과는 다른 경력으로 포스코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보였지만, 여러 논란들로 인해 기대가 한풀 꺾인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취임 후 실적도 좋지 않은 데다 사고도 반복되는 상황에서 연임이 가능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는 시선도 많다. 특히 최 회장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는 제철소 사고에 대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연임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렇듯 최 회장이 반복되는 인명사고에 대해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에 주목되는 가운데 연임 여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박성규 기자 dkvmf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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