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발 테러, 바이든 대통령 외교는
이란발 테러, 바이든 대통령 외교는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11.30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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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과학자 암살사건 발생, 바이든 외교력은
이란-미국, 비핵화 협상 놓고 팽팽한 신경전

이란과 협상 틀어지면 북한과의 협상도
기다려주지 않는 김정은, 새로운 도발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교외에서 핵과학자 암살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외교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측된다. 무엇보다 이란발 핵협상은 바이든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과도 연결되는 대목으로서 이번 사태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가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자칫하면 북한과의 관계가 과거로 회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편집자주>

이란 수도 테헤란 교외에서 핵과학자 암살사건이 발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어떤 외교를 펼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란 수도 테헤란 교외에서 핵과학자 암살사건이 발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어떤 외교를 펼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AFP통신은 핵과학자 모셴 파크리자데가 이란 수도 테헤란 교외에서 27일(현지시간) 암살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란과 대화를 재개하려는 바이든 당선인의 계획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란은 당장 이스라엘에 모든 책임을 돌리면서 미국도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이번 암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다른 보도를 재트윗했을 뿐이었다. 철저하게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속내는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이란과 등을 졌던 트럼프 행정부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018년 이란이 서방국가들과 맺은 핵협정에서 탈퇴를 했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이란을 압박했고, 퇴임을 얼마 남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이란을 압박하고 있는 형국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 27일 이스라엘을 방문했을 당시 이란의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지원한 중국과 러시아 기업들을 경제 제재 대상에 추가시켰다.

이처럼 트럼프 행정부는 계속해서 이란을 압박했다. 하지만 바이든 당선인은 이란과 대화를 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그러나 이번 파크리자데의 암살은 이런 계획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측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미국의 이란 핵협정 재가입을 추진하려고 했지만 이번 테러로 인해 계획은 당분간 수면 아래로 둬야 하는 상황이 됐다.

존 브레넌 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파크리자데 암살은 범죄 행위이자 매우 무모했다며 치명적인 보복과 새로운 지역 분쟁 촉발 리스크를 키운다전망했다.

국방 전문가인 조지워싱턴대 교수 벤 프리드먼 교수는 이번 암살은 미국의 외교와 이익에도 역행하는 행위로 핵무기를 보유하려는 이란 강경파들을 돕기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테러가 이란 내의 강경파에게 목소리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이란과의 대화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테러가 오히려 바이든 당선인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란과의 협상에서 이번 테러를 최대한 활용을 한다면 이란과의 대화가 한층 진일보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바이든 당선인의 이란과의 대화는 대북 대화와도 연결이 되는 대목이다. 왜냐하면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 비핵화의 해법으로 ‘이란식 해법’을 적용하겠다는 뜻을 보였기 때문이다.

바이든 당선인이 구축한 외교안보팀은 국무장관에 토니 블링컨,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는 제이크 설리번이 지명됐다.

이들은 최근 언론 등을 통해 북한에 이란식 방법론을 적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란식 방법론은 실무협상을 통한 단계적 접근과 지속적 외교, 협상을 위한 제재 강화와 주변국 공조 등이다.

즉, 전략적 인내와 실무협상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이란에 적용했지만 이란은 결국 핵개발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이란의 대미 협상 결과가 미국의 대북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는 북한도 마찬가지.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났을 때 이란식 해법을 제시했지만 김 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이란식 해법을 고수하게 된다면 그에 따른 갈등은 불가피하다.

자신의 입장 수용하지 않으면

북한이 자신의 입장을 미국이 수용해주지 않으면 어떤 식으로 도발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물론 북한은 당분간 침묵으로 일관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해외공관들에게 미국과 관련해서 어떠한 자극도 하지 말라고 당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 침묵이 길지 않아 보인다. 일단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고 6개월이 지나면 어느 정도 안정화된 시기로 돌입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북미 협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이란식 해법을 고수하거나 이란과 미국과의 대화가 진전을 보이지 않는다면 북한으로서도 새로운 도발을 할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인다.

이런 이유로 이란과 미국과의 관계가 어떤 식으로 흘러갈 것인지에 대해 관심들이 집중하고 있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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