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자금 확보 나선 한진그룹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자금 확보 나선 한진그룹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0.11.30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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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부동산 매각으로 재무구조 개선 의지
대한항공 기내식‧기판사업부 송현동 매각 한창
왕산레저개발도 매각, 아시아나 인수 자금 마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가시화된 가운데 한진그룹의 자금 확보가 한창이다. 대한항공의 자구안 중 핵심인 송현동 부지 매각이 서울시와 갈등으로 난항을 겪자 한진그룹은 추가적인 매각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대한항공은 기내식‧기판사업부 매각과 함께 왕산레저개발 매각을 결정했다. 앞서 한진그룹은 부동산을 매각하고 렌터카 사업을 정리하는 등 순차적으로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며 자본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편집자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가시화된 가운데 한진그룹의 자금 확보 작업이 한창이다. 한진그룹과 핵심 계열사 대한항공은 부동산과 기내식기판사업부, 왕산레저개발 등 비주력 사업 매각 작업을 벌이고 있다.(사진/뉴시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가시화된 가운데 한진그룹의 자금 확보 작업이 한창이다. 한진그룹과 핵심 계열사 대한항공은 부동산과 기내식기판사업부, 왕산레저개발 등 비주력 사업 매각 작업을 벌이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한진그룹과 핵심 계열사 대한항공이 부동산과 기내식기판사업부, 왕산레저개발 등 비주력 사업을 매각하고 주력사업인 항공업을 위한 자금 마련에 나섰다.

한진그룹 부동산 매각으로 재무구조 개선 나서

조원태 회장은 지난해 말 미국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항공운송과 항공기 제작, 호텔 등 주력 사업만 남겨두고 매각 의사를 시사해 구조조정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예고한 바 있다.

이같은 조 회장의 재무구조 개선 의지는 부동산 매각으로 이어졌다. 앞서 한진그룹은 지난해 이미 동대구 및 서대구 버스터미널을 400억원에 매각했고 올해 4월 렌터카 사업을 600억원에 매각했다.

이어 지난 6월에는 부산 범일동 부지를 3067억원에 매각했고 지난 9월에는 제주도 사택 부지를 286억원에 매각했다.

또 한진그룹은 340억원 규모의 인천택배 TML부지와 90억원 규모의 원주택배 TML부지, 칼호텔네트워크 소유의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의 매각도 추진 중이다.

한진그룹은 부동산을 처분하면서 처분 목적으로 자산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및 핵심사업 투자재원 확보라고 공시했다.

대한항공도 자구안 일환으로 매각 작업 한창

한진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은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에서도 이어진다. 올 4월 대한항공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과 유동성 지원에 따른 특별 약정을 체결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대한항공에 1조2000억원을 지원하고 내년 말까지 2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요구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 기내식기판사업, 왕산레저개발 매각 등의 자구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한진그룹이 대부분의 부동산 매각을 정리한 가운데 대한항공의 부동산 매각은 난항을 겪고 있다. 송현동 부지는 경복궁 옆에 위치한 금싸라기 땅으로 고 조양호 회장이 애착을 가졌던 땅이다.

문제는 송현동 부지가 각종 규제에 걸려 상업시설 건립이 불가능한데다 송현동 부지를 공원화하겠다는 서울시와의 갈등으로 매각 작업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업계에서 전망하는 송현동 부지의 매각가격은 5000~6000억원 규모인 것에 반해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 보상 비용을 4671억원으로 제시해 서울시와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한항공은 지난 27일 국토교통부에 송현동 부지와 관련해 서울시가 권익위 조정에 응해 대한항공이 수용할 수 있는 기간 내에 절차를 이행토록 지도‧권고하고 이행이 불가능하다면 공원화를 철회하고 대한항공이 민간매각을 추진하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지난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제32차 한미재계회의 총회 2일차'에 참석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취재진에 휩싸여 있다.(사진/뉴시즈)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지난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제32차 한미재계회의 총회 2일차'에 참석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취재진에 휩싸여 있다.(사진/뉴시즈)

자금 확보한 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준비

하지만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를 제외한 나머지 매각 작업은 차질없이 진행 중에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8월 알짜인 기내식기판사업을 9906억원에 매각했다. 또 30일 대한항공은 왕산레저개발을 1300억원에 매각하기 위한 MOU(양해각서)를 맺었다. 

이후 송현동 부지가 매각될 경우 대한항공은 약 1조5000억원~1조6000억원 규모의 자산을 확보하게 된다.

이처럼 비주력 사업을 정리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합병 작업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하게 되면 자산 규모 40조원의 세계 10위권에 들어가는 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하게 된다.

반면 국내에서는 라이벌 체제이던 항공업이 독과점이 되는 상황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한진그룹 내 경영권 갈등으로 인한 3자연합의 반대와 합병으로 인한 구조조정을 우려한 노조의 반대 등이 겹쳐 부정적 여론도 만만치 않다.

한편 조원태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KCGI가 한진칼을 상대로 낸 신주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의 결과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방향이 결정돼 법원의 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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