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체험형 공간, MZ세대 겨냥한 기업들
대세는 체험형 공간, MZ세대 겨냥한 기업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0.12.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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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몰, 복합라이프 공간 ‘3355’ · LG유플러스, 복합문화공간 ‘일상비일상의틈’
아모레·무신사, 제품 판매보다 젊은 고객 체험에 집중하는 아모레 성수, 테라스 ‘성황’

[한국뉴스투데이] 그동안 대기업의 브랜드 공간은 쇼룸, 플래그십 스토어 등이 전부였다. 고객은 매장과 다름없는 브랜드 공간에서 조금 더 친절한 설명을 듣다가 제품을 사거나 나가는 것이 다였다. 하지만 최근, 기업은 브랜드 공간을 체험의 가치를 높인 곳으로 재단장하고 있다. 어떤 곳은 제품을 아예 살 수 없는 곳도 있다. 서울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체험형 브랜드 공간을 찾아본다.

LG유플러스가 오픈한 복합문화공간 '일상비일상의틈' (사진제공/LG유플러스)
LG유플러스가 오픈한 복합문화공간 '일상비일상의틈' (사진제공/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일상비일상의틈

LG유플러스는 오프라인 고객들을 만나는 새로운 접점의 장소를 강남대로에 문화공간으로 구현했다. LG유플러스가 운영하는 ‘일상비일상의틈’은 지난 9월 오픈한 따끈따끈한 브랜드 체험형 공간이다. 1388㎡면적의 건물 지하 1층부터 6층까지 오픈이노베이션 공간으로 채워진 일상비일상의틈은 이달 초 방문객이 3만5천명을 넘겼다.

지하 1층은 MZ세대의 관심과 이슈를 반영한 전시가 주로 진행된다. 1층은 참여형 콘텐츠와 이벤트성 전시를 경험할 수 있다. 벽면에 설치된 스크린에는 바깥 날씨에 따라서 눈, 비, 맑음, 흐림 등으로 바뀌기도 한다. 2층에는 강원도의 핫플레이스로 알려진 ‘글라스하우스’ 카페를 마련해 서프보드, 그라피티 아트 등으로 꾸며 힙한 분위기를 완성했다. 또한 벽면에 끊임없이 고성의 바다가 라이브되는 실시간 화면이 눈길을 끈다. 3층의 널찍한 공간에는 유니크한 독립서점 ‘스토리지북앤필름’이 들어섰다. 강남대로 한가운데에서 독립서점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4층은 스튜디오 ‘시현하다’ 분점이 입점해 젊은 층들의 체험 폭을 넓혔고 5층은 클라우드게임, VR, AR, 홈트 등을 즐길 수 있다. 커뮤니티 룸을 따로 갖춘 모임을 위한 공간이기도 하다.

다만 이곳은 LG유플러스 브랜드를 드러내지 않는다. 기존 플래그십 스토어와 달리 브랜드를 알리기보다 방문자 대화와 공감에 최적화된 문화공간을 지향하고 MZ세대를 제대로 이해하고 소통하기 위해 마련됐다. 실제로 LG유플러스가 방문 고객을 분석한 결과, 방문객 80%가 MZ세대(밀레니얼과 Z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의 비중은 63%로 가장 높았다. 성비로 보면 여성 비중이 65%이었다. 타 통신사를 이용하는 고객 방문 비중은 76%에 달했다.

◇아모레, 아모레성수

최근 젊은 고객들의 경우 구매에 있어 체험의 가치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성향에 비해 구매에 대한 압박을 느끼지 않고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은 많지 않다. 아모레퍼시픽은 밀레니얼 고객들이 자주 찾는 장소에서 그들이 좋아하는 감성으로 자유롭게 또 다양하게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공간, ‘아모레성수’를 오픈했다.

지난 해 10월, 성수동에 오픈한 아모레성수는 2천 3백여 개의 제품들을 마음껏 체험해볼 수 있는 신개념 뷰티 라운지이다. 화장품 판매의 목적이 아닌 아름다움을 알아가는 공간으로 최근 판매 중심에서 고객 경험 중심으로 바뀌는 리테일 시장의 성향을 반영하고 있다. 또한, 아모레퍼시픽 브랜드와 제품을 소개하고 고객과 소통하는 오직 ‘체험’에 초점이 맞춰진 공간이다. 아모레퍼시픽의 30여개의 브랜드, 3,000여개의 제품들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기존 리테일샵과 다르게 럭셔리 브랜드부터 남성 메이크업 브랜드 등 니치한 브랜드까지 다양한 성격의 브랜드가 공간에 동등하게 배치되어,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리셉션 공간을 지나 클렌징부터 스킨케어, 메이크업 존 순으로 실제 고객들의 뷰티 루틴을 반영하여 공간을 구성했다.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클렌징룸을 거치면, 아모레퍼시픽의 다양한 브랜드들을 라이브러리 콘셉트의 알파벳 순서대로 진열해 브랜드 각각의 제품들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신제품을 만나볼 수 있는 뉴 프로덕트 공간, 피부에 닿는 감촉으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스킨 센서리 존, 아모레퍼시픽 아티스트들이 테마에 맞추어 제안하는 메이크업 테이블까지 다양하다.

◇무신사, 무신사 테라스

지난해 7월,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홍대에 오픈한 ‘무신사 테라스’는 홍대를 상징하는 체험형 브랜드 공간이다. 이곳은 브랜드가 공간 속에서 스토리를 만들고 소비자가 직접 체험하는 공간으로, 패션, 문화, 음악, 디자인, 전시 등 선별된 콘텐츠를 선보이는 패션문화 편집공간이다. 무신사 테라스에서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었던 브랜드만의 스토리와 색깔을 담은 다채로운 행사를 즐길 수 있다. 테라스 숍과 야외 파크, 카페 등 방문객들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되어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을 통해 ‘홍대 핫플레이스’로 주목 받고 있다.

무신사 테라스는 고객에게 구매를 강요하지 않는다. 자연스레 공간과 콘텐츠에 스며드는 방법을 지향한다. 브랜드 컨텐츠 같은 경우, 전면에 브랜드를 보여주기 보다는 브랜드의 쿠션을 상시 배치 되어있는 빈백에 두어 사용하게 하거나, 브랜드의 캠핑 용품을 테이블로 사용하는 등 자연스럽게 일상에 녹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한 패션을 비롯해 전시, 음악, 예술 등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리기도 한다. 온라인에 친숙하고 통제력이 있는 젊은 세대는 브랜드가 억지로 만들어놓은 콘텐츠보다 자신이나 지인들이 직접 느끼고 경험한 공간을 지향한다. 무신사 테라스는 이런 MZ세대의 심리를 잘 반영한 공간이다.

◇롯데월드몰, 3355

롯데월드몰이 새로운 콘셉트 공간을 선보이며 MZ세대 사로잡기에 나선다. 롯데월드몰은 지난달, 지하 1층에 약 2천 5백㎡(750평) 규모로 ‘3355’를 오픈했다. 기존 마트 매장을 식사와 디저트, 나아가 여가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복합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3355는 디저트·글로벌 맛집을 포함해 클래스·취미 등 총 16개 브랜드로 구성되는 편집 존이다.

3355는 MZ세대의 발길을 이끌기 위해 롯데월드몰이 야심차게 준비한 공간이다. 먼저, MZ세대들이 선호하는 ‘힙’한 상권의 핫플레이스를 한 자리에 모은다. 을지로와 성수동 등에서 유명한 매장들을 유치했다. 이색 디저트, 드로잉 등 고객들이 경험 가능한 콘텐츠도 다채롭다. 또 스토리텔링 공간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운다. ‘삼삼오오 모여 함께 소통하는 공간’이라는 뜻의 3355는 단순하게 맛집을 모은 편집 존을 넘어 공간을 매개로 한 소통에 방점을 찍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해외를 나가지 못해 아쉬워하는 사람들을 위한 글로벌 레스토랑도 대거 선보인다. 캐주얼 멕시코 음식 전문점 이터스와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베트남 요리를 판매하는 촙촙 등이 들어왔다.

박소영 기자 lonlor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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