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 기업분할 확정...지주회사 출범 의미는
대림산업 기업분할 확정...지주회사 출범 의미는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0.12.0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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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전환, 건설 석유화학 사업 분리
사업 분야 별 독립적인 성장전략 마련
기업 분할 후 지배구조는 어떤 변화가

대림산업이 기업분할과 함께 지주사 체재 전환을 확정했다. 이에 대림산업은 내년 1월 1일 지주회사 DL홀딩스와 건설사업을 담당하는 DL E&C(DL이앤씨), 석유화학회사 DL케미칼을 출범한다. 이번 기업분할로 대림산업은 다소 저평가된 건설사업과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석유화학사업의 독립적 성장전략을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기업분할이 결국 이해욱 회장의 경영권 강화를 위함이란 지적도 있어 관심이 쏠린다.<편집자주>

지난 8월 20일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를 받는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했다.(사진/뉴시스)
지난 8월 20일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를 받는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대림산업은 지난 4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지주사 체제 전환과 동시에 건설과 석유화학 사업을 각각 분리하는 기업분할을 결정했다. 

대림산업의 기업 분할 이유는 

이같은 대림산업의 기업 분할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대림산업 입장에서는 건설사업과 석유화학사업의 분리가 필요했다. 대림산업의 주요 사업인 건설사업이 저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림산업 건설사업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에 이어 2020년 국내 건설 시공능력순위 3위에 올라있다. 시공능력평가는 국토교통부가 건설업체의 건설공사실적과 경영상태, 기술능력 등을 종합평가해 매년 산출하는 업계의 공신력있는 자료로 대림산업은 쟁쟁한 업체들 사이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위를 달성한 것.

이처럼 대림산업의 건설사업은 이미 궤도에 올라있지만 석유화학사업 등 다른 사업을 함께 영위하다보니 사업별 경기와 투자 시기 등이 달라 주요 사업인 건설사업도 타격을 받아왔다. 대림산업은 기업분할 목적으로 산업별 특성에 맞는 성장전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림산업의 기업분할의 다른 이유로는 정부의 지주회사 전환 권장과도 연관이 있다. 지난 2000년도 김대중 정권부터 정부는 기업의 지주회사 설립과 전환을 권장해왔다. 기업의 지주회사 권장은 지배구조의 건전성을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추진됐다.

이에 정부는 기업이 지주회사 설립, 전환 과정에서 주식 현물을 출자할 때 과세특례를 적용했다. 즉 양도소득세가 절감되는 셈이다.

하지만 2022년부터는 세금 납부가 강화된다. 지주회사 전환시 현물출자로 주식을 취득하고 세금은 4년 거치, 3년 분할로 7년 안에 납부하는 방식으로 변해 지주회사 전환이 다소 까다로워지면서 지주사 전환이 필요한 기업의 경우 발걸음이 바빠졌다.  

DL홀딩스, DL E&C, DL케미칼 각각 출범

대림산업은 내년 1월 1일 지주회사 DL홀딩스를 출범한다. 또 건설사업을 담당하는 DL E&C(DL이앤씨)와 석유화학회사 DL케미칼을 각각 출범한다. 한 회사에서 3개의 회사로 분할되는 셈이다.

분할 방법은 먼저 인적 분할로 DL홀딩스와 DL E&C로 나눈다. 분할 비율은 DL홀딩스 44%, DL E&C 56%다. 이후 DL홀딩스에서 물적 분할로 DL케미칼을 분리하게 된다.

이에 DL홀딩스와 DL E&C는 상장 회사로 남게 되고 DL케미칼은 DL홀딩스의 100% 자회사가 된다. 3사는 각각 대표이사를 내정하고 출범만 기다리고 있다. 

DL홀딩스는 배원복 대림산업 대표이사가, DL E&C는 마창민 LG전자 한국영업본부 모바일그룹장이, DL케미칼은 김상우 대림산업 대표이사가 각각 맡는다. 

특히 DL홀딩스와 DL케미칼의 경우 현재 대림산업의 공동 대표가 각각 맡아 연장선을 이어가는 반면 DL E&C의 대표의 경우 기획, 마케팅 전문가가 맡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이는 기존의 건설 사업 분야에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디펠로퍼 사업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기업분할 후 지배구조는 어떻게 변할까

이번 대림산업의 기업분할은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대림산업의 지배구조를 보면 맨 위에는 대림코퍼레이션이 있다. 대림코퍼레이션은 대림산업의 지분 21.67%를 가지고 있다. 

이해욱 회장은 대림산업의 지분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52.3%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이해욱 회장-대림코퍼레이션-대림산업의 지배구조를 보이고 있다.

이번 기업 분할 후에는 대림코퍼레이션은 지주사 DL홀딩스와 DL E&C의 지분을 각각 21.67% 보유하게 된다. 특히 대림산업은 기업 분할과 함께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DL홀딩스가 DL E&C를 자회사로 두는 방안을 발표했다.

만약 DL홀딩스가 DL E&C를 자회사로 둘 경우 대림코퍼레이션은 DL홀딩스의 지분을 49%까지 확보하게 된다. 이 경우 이 회장의 경영권은 더욱 강화된다. 현재 대림산업의 지분을 가지고 있지 않아 다소 불안한 지배력 문제가 해결되는 셈이다.

또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DL홀딩스와 DL E&C의 합병이 이뤄질 경우 이 회장은 DL홀딩스를 통해 DL E&C와 DL홀딩스외에도 DL에너지 등 모든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이 강화된다. 

이에 이번 기업 분할을 두고 대림산업이 밝힌 핵심 사업의 독립적 전략 추구외에도 이 회장의 지배력 강화가 밑바닥에 깔려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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