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 든 유니클로로 인해 불안감 가중된 롯데그룹
백기 든 유니클로로 인해 불안감 가중된 롯데그룹
  • 박성규 기자
  • 승인 2020.12.10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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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불매운동으로 유니클로 몰락...배당금도 못 챙긴 롯데
시각장애인 안내견 입장 거부·계양산 개 농장 논란으로 신뢰 추락
강성현 신임 롯데마트 대표, 유통전문가로서 롯데 구할지 관심 모여

최근 유니클로의 상징으로 불리는 명동 중앙점이 폐점을 결정하면서 유니클로의 몰락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로 인해 유니클로의 2대 주주인 롯데그룹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롯데마트의 안내견 출입거부 사건과 계양산 개 농장 사건이 드러나면서 일부 소비자를 중심으로 롯데그룹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편집자 주>

▲ 유니클로의 국내 최대 매장인 명동 중앙점이 내년 1월 31일을 마지막으로 폐점을 예고하면서 유니클로의 몰락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뉴시스)
▲ 유니클로의 국내 최대 매장인 명동 중앙점이 내년 1월 31일을 마지막으로 폐점을 예고하면서 유니클로의 몰락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지난 2011년 문을 열었던 서울 중구 명동의 유니클로 명동 중앙점이 내년 1월 31일 폐점을 예고했다. 이번 유니클로 명동 중앙점의 폐점은 지난해부터 불거진 불매운동과 함께 코로나19의 후폭풍인 것으로 분석된다.

◇ 백기 든 유니클로와 배당금 못 받는 롯데

지난 6일 유니클로의 한국 운영사인 에프알엘코리아에 따르면 유니클로는 홈페이지를 통해 명동 중앙점의 폐점을 공지했다. 유니클로는 또한 서울 중구 을지로에 있는 롯데피인트점을 비롯한 8개 매장에 대해서도 이달 중 폐점한다고 밝혔다.

유니클로 명동 중앙점은 지난 2011년 개점 당시 세계에서 두 번째이자 아시아 최대규모의 유니클로 매장으로 주목을 받았고 개점 당시 2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국내 단일 의류 매장 하루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지난해 일본의 수입규제로 인해 불거진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기점으로 유니클로는 사실상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특히 당시 유니클로 최고재무책임자인 오카자키 다케시가 “불매운동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망언을 남긴 데다 코로나19 펜데믹이 겹치며 유니클로의 몰락이 가속화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유니클로의 몰락은 실적으로 드러났다. 에프알엘코리아가 공시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의 실적에 따르면 한국에서만 88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유니클로는 2018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199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이를 비교해보면 영업이익은 1년 사이 2800억 원이나 하락한 것이다. 매출 또한 629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1조3781억 원과 비교하면 반으로 줄어들었으며 당기 순이익은 지난해 1633억 원이었지만 올해는 994억 원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불황이 더욱 커졌다.

이렇듯 유니클로의 대규모 손실로 인해 에프알엘코리아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967억 원에서 238억 원으로 대폭 감소하면서 올해는 주주배당금도 지급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유니클로의 2대 주주인 롯데그룹에도 피해를 줄 것으로 보인다. 유니클로의 한국 담당인 에프알엘코리아는 유니클로의 본사인 일본 패스트리테일링과 롯데쇼핑이 51대49로 합작해 세운 회사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롯데쇼핑은 투자하고도 배당금을 받지 못하게 된 꼴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유니클로의 몰락이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롯데쇼핑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 강아지로 인해 불매운동 일어

이렇듯 유니클로의 몰락으로 인해 타격을 입은 롯데그룹에 연이어 악재가 터지고 있다. 시각장애인 안내견의 출입을 막은 사건과 함께 인천 계양산에 있는 계양산 개 농장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지난달 30일 롯데마트 잠실점에서 직원이 훈련 중인 안내견의 입장을 막아 세우고 언성을 높였다는 목격담이 알려지면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로 인해 롯데마트가 장애인복지법을 위반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현행 장애인복지법 제40조에 의하면 장애인 보조견을 동반한 장애인이 다중이용장소에 출입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해서는 안 되며,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할 경우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받는다.

또한, 이 조항은 지정받은 전문 훈련기관에 종사하는 장애인 보조견 훈련자 또는 장애인 보조견 훈련과 관련한 자원봉사자가 보조견 표시를 붙인 장애인 보조견을 동반할 때도 적용된다.

논란이 커지자 롯데마트는 당일 SNS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일부 네티즌을 중심으로 무성의한 사과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이른바 ‘계양산 개 농장’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롯데그룹의 악재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3월 인천 계양구 목상동 산39번지 임야 9960평 개 농장이 불법운영됐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특히 해당 부지가 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소유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론의 반발이 일어났다. 하지만 해당 부지 소유권을 이어받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수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 직접 당사자들이 이런 상황에 대해 강력한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불신을 키웠다.

또한, 해당 부지는 애초 신 명예회장이 골프장 건설 사업을 추진했던 부지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곳에서 불법적인 개 농장이 운영됐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롯데마트 안내견 입장 거부사태와 계양산 개 농장 사건 등으로 인해 롯데그룹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해지면서 일부 소비자를 중심으로 롯데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 최근 롯데마트의 안내견 출입거부 논란에 이어 지난 3월 불거진 소위 '계양산 개 농장'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롯데가 큰 악재를 맞았다. 사진은 지난 7월 서울 중구 소재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동물보호단체가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
▲ 최근 롯데마트의 안내견 출입거부 논란에 이어 지난 3월 불거진 소위 '계양산 개 농장'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롯데가 큰 악재를 맞았다. 사진은 지난 7월 서울 중구 소재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동물보호단체가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뉴시스)

◇ 롯데마트 새 해결사 나선 강성현 대표, 롯데마트의 미래는?

롯데의 이런 초대형 악재로 인해 고객의 신뢰가 추락한 가운데 새로 부임한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에 대한 재계의 관심이 뜨겁다.

강 대표는 지난달 26일 롯데그룹의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롯데마트 대표로 새롭게 선임됐다. 롯데로써는 실적 부진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이를 타개할 수 있는 적임자로 강 대표를 선택한 꼴이다.

하지만 이러한 악재들로 인해 강 대표는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힌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공정위로부터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을 통해 과징금 408억 원을 부과한 데 대해 법적 분쟁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강 대표가 추락한 그룹의 이미지를 복구할 수 있을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강 대표가 이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그룹 내 지배력과 입지가 좁아질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강 대표의 능력에 기대를 거는 모양새다. 1970년생인 강 대표는 지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롭스 대표를 지냈고, 2018년부터 롯데 네슬레 코리아 대표를 지내면서 롭스를 시장에 안착시킨 데 이어 롯데 네슬레 코리아를 10년간 적자에서 흑자전환을 이뤄내는 등 능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유니클로의 몰락과 강아지와 관련된 논란으로 인해 롯데가 가장 큰 위기에 부딪힌 가운데 롯데와 강 대표가 어떤 해결책을 내세우며 난국을 타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성규 기자 dkvmf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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