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에 장사 없다' 보험업계 강타한 희망퇴직
'비대면에 장사 없다' 보험업계 강타한 희망퇴직
  • 박성규 기자
  • 승인 2020.12.15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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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 보험 영업이익 대신 투자 영업이익으로 실적 선방
현대해상·한화손보 시작으로 푸르덴셜까지 희망퇴직 ‘칼바람’
KB손보 인력조정 놓고 노사갈등, ‘인위적 조정 삼가야’ 지적도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영업 제한이 장기화하면서 올해 보험업계에는 희망퇴직의 칼바람이 불고 있다. 올 초 한화손보와 현대해상의 희망퇴직 실시에 이어 최근 미국계 생보사인 푸르덴셜생명이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특히 KB손해보험이 퇴직을 앞둔 정규직 직원을 계약직으로 전환을 추진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희망퇴직을 시켰다는 논란이 제기되는 등 보험사의 희망퇴직을 두고 노사 간의 갈등도 불거지는 양상이다. <편집자 주>

▲ 코로나19의 장기화 여파로 인해 대면 영업 제한 등으로 인해 보험업계에 어려움이 발생하면서 희망퇴직의 칼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뉴시스)
▲ 코로나19의 장기화 여파로 인해 대면 영업 제한 등으로 인해 보험업계에 어려움이 발생하면서 희망퇴직의 칼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보험사에 희망퇴직 칼바람이 부는 것과 달리 보험사들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교해 소폭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보험수익보다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 투자로 당기순이익 올린 보험사들

지난달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은 총 5조5747억 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195억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생명보험사는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한 실적 증가를 통해 지난해보다 946억 원 증가한 3조1515억 원을 기록했으며 손해보험사는 코로나19로 인한 자동차 사고 및 병원 진료 감소로 인해 지난해 대비 2249억 원이 늘어난 2조4232억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보험사들이 기록한 당기순이익의 경우 보험사들의 주요 사업인 보험영업을 통한 수익이 아닌 투자 영업을 통한 수익인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3분기까지 보험사들의 보험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생명보험사가 17조6375억 원, 손해보험사는 3조1825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사실상 올 한 해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영업이 불가능해지면서 보험사들이 보험 영업이익으로 20조 원 넘게 손해를 기록한 셈이다.

그럼에도 보험사들이 선방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데에는 금융자산을 처분하면서 기록한 투자 영업이익이 한몫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현대해상이 강남사옥 매각을 통해 2000억 원의 이익을 얻으면서 지난해 대비 74.3% 증가한 1997억 원의 3분기 영업이익을 거뒀다.

그러나 채권 매각을 통한 영업이익은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채권 매각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DB손해보험은 지난해보다 27.5% 줄어든 1247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해 3분기 기록했다.

이로 인해 보험사들의 부동산·채권 매각이 기저효과로 작용해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백기 든 보험사들, 희망퇴직 시행

이렇듯 보험사들의 보험 영업이익이 줄어들고 코로나19로 대면 영업의 어려움을 겪자 보험설계사들을 상대로 희망퇴직 바람이 불고있다.

지난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은 1977년생 이전 출생자 또는 20년 이상 근속자 등 수석급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3년 치 월급을 주는 조건으로 희망퇴직 시행에 나섰다. 미국계 생명보험사인 푸르덴셜생명은 국내 진출 이후 줄곧 안정된 회사 운영을 해온 업체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보험설계사들의 대면 영업이 사실상 중단된 데다 KB생명과의 합병을 앞두고 있어 국내 진출 이후 첫 희망퇴직을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올해 5월에 한화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이 희망퇴직을 시행했고 6월에는 생명보험업계 1위 기업인 삼성생명까지 전직형 공로휴직을 신설하고 공로휴직을 확대한 바 있다. 사실상 업계 1위 기업마저 희망퇴직에 나선 셈이다.

또한, 지난해 JKL파트너스에 인수된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작년 말부터 희망퇴직을 진행하면서 400명가량 해고했다.

보험사들이 희망퇴직 형식의 인력조정을 시행하고 있는 이유로는 경제적으로 저금리, 저성장 기조가 유지됨에 따라 보험사들의 내부 피해가 만만찮다는 것이며 내년에도 코로나19의 장기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조직 슬림화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업계의 희망퇴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특히 대면 영업 중단으로 인해 보험설계사들이 비교적 많은 생명보험사를 중심으로 희망퇴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 희망퇴직 칼바람 속 KB손해보험 노사갈등 주목

특히 KB손해보험에서 최근 추진하고 있는 GA 프런티어 지점장 모집 공고를 둘러싸고 인력 감축을 빙자한 희망퇴직이라는 노조 측 주장이 나와 주목받았다.

지난 7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KB손해보험 지부는 성명서를 내고 “GA 프런티어 지점장 모집은 사실상 회사 측이 주도하는 인력 감축의 신호탄”이라며 KB손해보험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KB손해보험 지부에 따르면 지난 4일 KB손해보험은 기존 지점장 출신 직원 150명에게 개인 메일로 GA 영업부문 프런티어 지점장 모집 공문을 보냈다.

해당 공문을 보면 지점장 3년 이상 근무자 중 지점장으로서의 업무 수행이 가능하며 대리점 자격 취득 결격사유가 없는 자를 자격 요건으로 명시했다. 그러나 프런티어 지점장이 되면 정규직에서 계약직 신분으로 전환된다는 내용과 함께 프런티어 지점장이 되면 직원 사번에서 대리점 코드로 신분전환과 함께 퇴사 후에는 일정 금액을 보상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를 두고 KB손해보험 지부는 “프런티어 지점장 모집으로 교묘히 포장했지만, 이는 명백한 희망퇴직이며 노사 간 합의 없이 진행하는 희망퇴직이 아니냐”며 고용안정협약의 명백한 위반임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KB손해보험 관계자는 “GA 프런티어 지점장 모집은 희망퇴직을 위해 신설된 것이 아닌 2018년부터 지속해서 실시해오던 것이며 공모를 통해 선발하는 만큼 인력 감축을 위한 제도가 전혀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라고 선을 그었다.

박성규 기자 dkvmf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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