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탄핵 넘어 보궐선거 체제로
국민의힘, 탄핵 넘어 보궐선거 체제로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12.18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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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대국민 사과로 외연 확장에 도움
정진석을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앉힐 듯

당협위원장 교체로 밑바닥 조직 다져
계파 색깔 옅어진 초선 의원 중심으로

국민의힘의 아킬레스건은 탄핵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은 그림자가 돼서 국민의힘을 그동안 따라다녔다. 두 전직 대통령이 영어의 몸이 되면서 국민의힘은 4차례 전국 단위 선거에서 참패를 해야만 했다. 이런 이유로 탄핵의 그림자를 벗어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숙제가 됐다. 이런 숙제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5일 풀었다. 물론 대국민사과 하나로 모든 것이 해결됐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일단 탄핵을 넘어 보궐선거 체제로 전환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편집자주>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사진/뉴시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5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원래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지 4년이 되는 9일 대국민사과를 하려고 했지만 당시 정기국회 상황이 빠르게 돌아가기 때문에 대국민사과 시기로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15일 대국민사과를 하면서 국민의힘은 두 전직 대통령의 그림자에서 벗어난 모습이었다. 새누리당부터 시작해서 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으로 이어지면서 계속해서 두 전직 대통령의 그림자가 어른거렸는데 이제는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외연 확장에 도움

이날 김 위원장의 대국민 사과는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가 없었던 만큼 이번 사과가 중도층에 있던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리지 않았겠냐는 평가다.

이번 김 위원장의 사과는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겨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의 사과가 끝나자마자 보궐선거 체제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이 정진석 의원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1대 총선에서 충청권 출신으로 유일하게 당내 최다선인 5선 고지에 올랐다. 원내대표까지 역임하면서 당내 사정이 밝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김 위원장이 정 의원을 낙점한 것은 이런 능력으로 공정한 공천을 담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충청 출향민과 중도층의 흡수를 위해 정 의원을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충청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충청 출신 정치인을 공천관리자로 낙점함으로써 충청 출향민 유권자의 마음을 확실하게 얻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더불어 중도 성향이 강하면서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정 의원이기 때문에 공정한 공천을 담보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사진/뉴시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사진/뉴시스)

당협위원장 대폭 물갈이

이와 더불어 당 지도부는 당무감사를 통해 ‘교체대상’으로 권고받은 전국 49곳(35.5%)의 당협위원장에 대한 물갈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협위원장은 선거구별로 당원협의회를 책임진 사람이다. 사실상 밑바닥 조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초·광역선거 후보자 추천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중앙당의 정책과 방향을 지역구 당원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보궐선거이기 때문에 전국단위 선거에 비해 투표율이 낮다. 따라서 조직력을 구축하지 않으면 조직력 싸움에서 패배를 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이 당협위원장을 교체한다는 것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겨냥해 새롭게 탄생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궐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후보자이기도 하지만 당협위원장에 누가 앉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그들이 바로 일선에서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또한 당 쇄신의 상징이기도 하다. 당이 아무리 혁신을 외쳐도 지역 당협위원장이 극우 보수화 된다면 강경보수 또는 극우 인사들이 계속 등장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들의 교체가 절실하다.

김 위원장이 민경욱, 김진태 전 의원 등을 교체 대상으로 포함시켰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인적 쇄신 후 공관위 가동

인적 쇄신 후 공관위는 본격적으로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기존 미래통합당이나 자유한국당 그리고 새누리당과는 다른 점이 계파 색깔이 많이 옅어졌다는 점이다. 21대 국회에 진입한 초선 의원들은 어느 누구에게 줄을 서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특색을 갖고 움직인다는 점이다.

따라서 보궐선거 공천 과정에서도 계파 갈등은 크게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수 야당의 고질적인 문제가 ‘친박’과 ‘비박’으로 나뉘어 계파 갈등을 해왔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번 초선들은 그런 계파에서 자유로운 인물들이기 때문에 계파 갈등은 크게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이 카리스마를 갖고 당을 운영하기 때문에 때로는 독단적인 당 운영이라는 비판을 받지만 계파 색깔이 많이 옅어졌다는 평가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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