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매각...영도조선소 놓고 '설왕설래'
한진중공업 매각...영도조선소 놓고 '설왕설래'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0.12.24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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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건설 컨소시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영도조선소 부지 매각 고려하고 있지 않아"
부산시, "사익 추구 시 모든 행정력 동원"
지난 22일 한진중공업 매각과 관련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 구성된 주주협의회는 동부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사진/뉴시스)
지난 22일 한진중공업 매각과 관련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 구성된 주주협의회는 동부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한진중공업의 매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영도조선소 부지를 두고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동부건설 컨소시엄과 부산시 등 지역 사회가 벌써부터 견제에 들어갔다.

동부건설 컨소시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지난 22일 한진중공업 매각과 관련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 구성된 주주협의회는 동부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한진중공업 보통주 5282만9905주(63.44%)와 리잘은행 등 필리핀 금융기관이 소유한 지분 166만4044주(20.01)%다.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동부건설과 한국토지신탁, NH투자증권 PE, 오퍼스 프라이빗에쿼티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으로 한진중공업 인수로 건설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 구성된 주주협의회는 향후 지분 매각과 관련해 협상안이 확정되면 다시 공시를 한다는 방침이다.

상선 건조 능력 잃은 영도조선소 앞날은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며 매각 작업은 매끄럽게 진행되고 있지만 문제는 한진중공업의 영도조선소의 앞날이다.

한진중공업 노조와 시민단체 등은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살리기 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채권단과 산업은행은 조선업과 무관한 사모펀드에 팔아넘기려 한다”며 사모펀드가 한진중공업을 인수할 경우 영도조선소가 상업지와 주택지 등으로 개발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의 목소리에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입장문을 내고 “일부 언론과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고용을 보장하지 않거나 영도조선소 부지를 매각하는 것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한진중공업은 조선업 중에서도 방산 특수선 제작 등 과거 상선 선박 건조 기술력과 기술인력을 통해 상선 건조가 충분히 가능하다”며 “한진중공업 주식매매 계약상에 인력의 고용 승계를 보장하는 데다 기술력을 살려 제대로 된 회사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한진중공업 노동조합과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살리기 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 10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의 투기자본 매각 추진을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사진/뉴시스)
한진중공업 노동조합과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살리기 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 10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의 투기자본 매각 추진을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사진/뉴시스)

부산시 “영도조선소 부지 개발시 행정력 동원 차단”

이같은 동부건설 컨소시엄의 입장에도 우려의 목소리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한진중공업이 필리핀 수빅조선소를 매각하면서 상선 건조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현재는 군용 함정을 만드는 방산 부문만 남았기 때문이다. 동부건설 컨소시엄의 입장처럼 과거 상선 선박 건조 기술력과 기술인력만을 이용해 상선 건조가 정상화되기는 힘들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추후 영도조선소 부지가 부동산 개발로 이어질 것이라는 추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영도조선소 부지의 입지상 근처 개발지역과 인접해 부동산 개발의 가치도 인정받고 있어 더욱 그렇다.

영도조선소를 둘러싼 여러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부산시 역시 입장문을 내고 "한국산업은행이 22일 한진중공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진중공업 정상화와 고용유지가 어려운 동부건설 컨소시엄을 선정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산시는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터의 부동산 가치만을 우선시한 개발로 사익을 추구할 경우 용도변경 불허 등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난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고리를 사전에 철저히 차단할 것"이라며 영도조선소 개발 저지의 뜻을 재확인했다.

한편 한진중공업 주주협의회는 우선협상대상자인 동부건설 컨소시엄과 매각 협상이 결렬될 경우 SM상선 컨소시엄을 예비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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