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노동자 추락사...취재 막아선 노조 '무슨 일이?'
포스코 노동자 추락사...취재 막아선 노조 '무슨 일이?'
  • 박성규 기자
  • 승인 2020.12.26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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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협력직원 A씨, 소결 공장서 추락사...산업안전보호법 위반 논란
포항 MBC, 포스코 비판 다큐멘터리 방영에 포스코 노조 ‘협박성 입장문’
A씨 사망 두고 포스코 노조 MBC 현장 취재 방해, 지역사회, 정치권 비판

최근 포항 MBC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 ‘그 쇳물 쓰지 마라’를 두고 포스코 노조가 추락사한 노동자의 취재를 막은 동시에 편파·왜곡 방송이라고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됐다. 그러면서 노조가 포스코의 포항에 대한 투자는 물론 사회공헌 활동 일체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내 지역사회와 지역 정치권은 지역사회 전체를 상대로 협박성 선언을 했다면서 반발했다. 일반적으로 회사와 날을 세우는 노조가 회사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이번 사태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편집자 주>

▲ 최근 포항 MBC의 다큐멘터리인 '그 쇳물 쓰지 마라'를 두고 한국노총 포스코 노조가 협박성 입장문을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뉴시스)
▲ 최근 포항 MBC의 다큐멘터리인 '그 쇳물 쓰지 마라'를 두고 한국노총 포스코 노조가 협박성 입장문을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지난달 24일 고로 산소 배관 점검 중 발생한 폭발사고로 직원 3명이 숨지는 등 안전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포스코에 또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 반복된 사고, 또다시 숨진 협력직원

지난 10일 포스코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1시 58분 포스코 포항제철소 3소결 공장에서 포스코 협력업체 직원인 60대 A씨가 제철소 내 공기흡입 설비인 블러워 덕트 수리 도중 4~5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해 숨졌다.

A씨가 사고를 당한 소결 공장은 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덩어리 형태로 가공하는 시설로써 가공하면서 분진이 많이 날려 대형 집진 설비가 설치돼있다.

노동부는 부식된 상판이 부서지면서 A씨가 추락했고 추락 과정에서 고압의 집진 배관 안으로 빨려 들어가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3m 높이에서 1차 추락을 당한 A씨가 초속 18m, 섭씨 100℃에 달하는 초고속 열풍을 피하기 위해 3~4m 움직이다 7m 높이의 수직 배관으로 2차 추락해 숨진 것.

포스코 노동자들은 포항제철소에 낡고 노후화된 배관 설비가 많은 만큼 언제 어디서든 이런 사고가 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관이 썩거나 마모가 많이 돼 있는 경우도 많을뿐더러 먼지도 많이 쌓여있어 밟으면 배관으로 빨려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산업안전보건법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수리에 들어가면 설비를 멈추고 수리에 들어가야 하지만, 포스코가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대구고용노동청의 포항제철소 산업안전보건 특별감독 결과를 살펴보면 밀폐공간 작업 프로그램 부실 작성과 전기기계 기구 접지 미실시 등 총 731건의 위법사항이 발견된 바 있다.

◇ 포항 MBC 다큐멘터리에 포스코 노조 ‘협박성 입장문’

포스코에서 안전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는 가운데 포항 MBC에서 지난 10일 방영한 다큐멘터리인 ‘그 쇳물 쓰지 마라’를 두고 포스코 노조가 협박성 입장문을 내놔 지역사회의 문제로 떠올랐다.

해당 다큐멘터리는 포스코의 직업병 실태와 환경문제를 고발한 방송이었다. 이후 방송 다음날인 11일 한국노총 포스코 노조는 포항 MBC가 왜곡·편파 보도를 했다면서 사과를 요구하는 입장문을 냈다.

한국노총 포스코 노조는 입장문에서 포항 MBC가 해당 다큐멘터리를 통해 객관적인 사실보다는 왜곡하고 악마의 편집으로 인해 철강노동자의 자긍심을 상실하게 했으며 포스코를 없어져야 할 기업으로 규정했기 때문에 향후 회사가 지역사회에 투자 계획 사업과 검토 중인 사업에 대한 전면 보류 요청 및 지역사회 투자를 원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포항 MBC가 지역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고 노동자들의 고향인 포항을 살지 못할 동네로 이간질했으므로 포스코의 사회공헌 활동 중단 및 지역사회 소비 활동 전면 중단, 포항 인구 유입을 위해 본사에서 포항으로 이주한 직원과 타지의 대학을 다니는 자녀들에 대한 주소지를 단계적으로 이전시켜 포항시의 변화를 뼈저리게 느끼게 하겠다며 엄포를 놓았다.

아울러 포항 MBC가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살기를 거부하면 포스코 노조와 시민들이 포항 MBC를 지역에서 퇴출하는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포항 지역사회를 붕괴하겠다는 협박성 입장문으로 해석될 소지가 다분하다.

이에 대해 포스코의 또 다른 노조인 민주노총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사실상 한국노총 포스코 노조가 친 포스코 성향의 노조이며 포스코와 사실상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포스코는 한국노총 하고만 회의를 하고 민주노총은  배제하고 징계를 주는 등 사실상 포스코가 한쪽 입장만 듣고 있다”며 비판에 나섰다.

이처럼 포스코와 노조의 관계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가운데 포스코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에 대한 밝힐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 협박성 입장문에 반발하는 언론사와 지역사회·정치권

한편 협박성 입장문을 발표했던 포스코 노조는 A씨의 사망을 취재하는 MBC 취재진의 취재를 방해해 구설수에 올랐다.

MBC는 취재를 앞두고 유가족의 요청과 노동부의 협조까지 받아 현장 취재에 나섰지만 포스코 노조가 취재를 방해하고 취재진을 내쫓았다.

이를 두고 한국기자협회와 방송기자연합회는 공동성명을 통해 정당한 취재를 방해한 포스코 노조에 사과를 요구했지만 포스코 노조는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또한, 노조의 협박성 입장문이 알려지자 정치권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지난 11일 포스코 현장을 방문해 지적에 나섰고 정의당 경북도당의 박창호 위원장은 포스코 노사정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렇게 포스코가 친 포스코 노조를 앞세워 이번 다큐멘터리에 대한 방해하고 엄포를 놓는 등 물의를 일으킨 가운데 어떤 후속조취를 취할지 주목된다.

박성규 기자 dkvmf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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