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1위 등극, 그 어두운 그림자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1위 등극, 그 어두운 그림자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12.28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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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출마 선언하자마자 1위로 등극
야권 후보 단일화에서 상당한 갈등 우려

조직력 미미에 국민의힘 압박 거세질 듯
안철수만의 독특한 정치 색깔 보여줘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자마자 야권 후보 1위에 등극했다. 그야말로 존재감을 드러낸 것. 특히 안 대표가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에 불을 지피면서 그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는 평가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안 대표가 마냥 웃을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안 대표에게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기 때문이다. 그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내지 못한다면 안 대표가 날개를 달고 날아오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편집자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를 선언하면서 지지율에서 존재감을 확연하게 드러냈다.

여론조사 전문회사인 한길리서치가 22일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쿠키뉴스 의뢰, 19~20일 서울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여 800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P) 범야권에서는 안 대표가 17.4%로 1위를, 범여권에서는 박 장관이 16.3%의 지지율을 얻었다.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범여권 후보와 범야권 후보가 대결할 경우 어느 후보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는 43.2%가 범야권의 손을 들어줬고 37.0%가 범여권 후보라고 답했다. 지지할 후보가 없다는 응답이 8.7%, 기타 후보는 5.7%로 나타났다.(그밖에 선거여론조사 개요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존재감 확실하게 보여줬지만

안 대표가 이처럼 지지율 면으로 볼 때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안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자마자 야권 지지층은 안 대표를 다시 보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안 대표가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우선 당장 야권 후보 단일화 부분이다. 국민의힘은 계속해서 안 대표를 향해서 국민의힘 내부로 들어와서 경선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안 대표는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분명히 이야기를 했다.

이런 줄다리기는 야권 통합 후보가 선출될 때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가 이런 공세에 과연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안 대표가 조직이 튼튼할 경우 충분히 버텨낼 수 있겠지만 국민의당은 비례대표 3석의 소규모 정당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100여석이 넘는 거대 정당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안 대표의 정신력이 상당해야 그 공세를 견뎌낼 수 있다.

이런 점을 살펴보면 안 대표가 중도 사퇴하는 등 과거와 같은 ‘철수 정치’를 하지 말아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안 대표가 또 다시 ‘철수’를 한다면 그에 따른 실망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조직력 문제

또 다른 문제는 앞서 언급한대로 조직력 문제다. 국민의당이 워낙 소규모 정당이다보니 순차적 경선을 하거나 통합 경선을 하거나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할 수밖에 없다.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결국 안 대표 혼자의 역량으로 그것을 견뎌내야 한다.

국민의힘은 거대 자본과 거대 조직력을 바탕으로 안 대표를 압박할 것이고, 안 대표는 아무런 조직력 없이 그 싸움을 해야 한다. 이는 안 대표에게는 가장 불리한 요소 중 하나다.

만약 지역 기반이라도 있다면 안 대표가 정치를 하는데 있어 수월하겠지만 현재 안 대표는 지역 기반도 없는 상황이다.

서울이 지역색이 옅은 편이지만 서울 지역 내에 호남 출신 유권자들이 많다는 점에서 안 대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어떤 식으로 극복해야 할 것인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조직력도 갖춰져 있지 않고, 지역 기반도 없기 때문에 안 대표로서는 북치고 장구를 혼자서 다 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맨쇼가 말이 쉬워서 ‘원맨쇼’이지 현실적으로 혼자서 원맨쇼를 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반문 정서에 기대서는 안돼

또 다른 문제는 반문 정서에만 기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계속해서 ‘반문 메시지’를 유권자들에게 보여줬다.

서울시장이 되면 서울을 위해 무엇을 해주겠다는 것이 아니라 서울시장이 돼야 문재인 정부를 극복하고 정권탈환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만 보내고 있다.

물론 내년 4월 보궐선거는 문재인 정부 심판의 성격이 강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서울시장이 된다면 어떤 시정을 펼칠 것인지 명확하게 내놓아야 한다. 그것이 현실적으로 부족하다.

아울러 지난 대선 과정에서 “제가 MB 아바타입니까” 등의 질문을 통해 많은 유권자들이 실망을 했다는 점에서 그런 실망을 어떤 식으로 극복할 것인지도 고민을 해야 한다.

결국 ‘안철수’만의 색깔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안 대표의 가장 취약점이 “도대체 왜 정치를 하는가”라는 질문에 아직도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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