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수주율 세계 1위 탈환 초읽기 ‘빅3’ 반등전략은
조선업 수주율 세계 1위 탈환 초읽기 ‘빅3’ 반등전략은
  • 박성규 기자
  • 승인 2020.12.31 1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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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빅3’, 4분기에 선박 대거 수주하며 불황 탈출 신호탄
현대重·대우조선해양 ‘안정’, 삼성중공업 ‘적자탈출’ 내년 목표로
일각에서는 ‘저가수주 경쟁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 지적도

최근 조선업계에 연말 수주가 대거 몰리면서 부활의 기지개를 켰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코로나19로 인해 주춤했던 조선업계가 내년에도 호황을 누릴 것으로 보이지만 일각에서는 저가수주 경쟁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조선업계 빅3인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내년도 반등전략에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편집자 주>

▲ 우리나라 조선업계 '빅3'인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4분기에만 연달아 대형 수주를 따내면서 사실상 '잭팟'을 맞았다. (사진/뉴시스)
▲ 우리나라 조선업계 '빅3'인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4분기에만 연달아 대형 수주를 따내면서 사실상 '잭팟'을 맞았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올해 초부터 수주 절벽에 시달렸던 조선업계가 4분기 수주 ‘잭팟’을 터트리는데 성공했다. 이를 두고 올해 실적이 4분기에 몰린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잭팟’터진 조선업계의 4분기

지난 2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재 현대중공업 지주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의 올 한 해 수주 목표달성률은 91%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조선업체인 삼성중공업은 65%, 대우조선해양은 75%의 목표달성률을 기록했다.

이를 두고 지난해 목표달성률과 비교하면 코로나19 펜데믹 상황에서도 선방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한국조선해양은 4분기에만 총 51척, 54억9000만 달러 규모의 건조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의 경우 25억 달러 규모의 선박 블록, 기자재 계약을 체결하면서 LNG 운반선 8척을 수주했다. 이로 인해 삼성중공업은 올해 전체 수주량의 약 82%를 4분기에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도 4분기 동안 LNG 운반선 6척과 초대형원유운반선 5척, 컨테이너 10척, LPG 운반선 1척 등 총 38억2000만 달러 규모의 수주를 따내면서 ‘빅3’업체가 4분기에만 달성한 물량은 약 15조 원이다.

이는 전체 수주물량의 65%를 넘어선 수치로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선주들이 상반기 발주를 미뤘지만, 하반기에 업황이 회복 조짐을 보이자 발주 열풍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수주물량이 해외가 아닌 국내 ‘빅3’업체가 사실상 싹쓸이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국내 업체들이 독보적인 LNG선, 초대형원유운반선 건조 기술력을 가지고 있기에 중국보다는 한국이 위험부담이 적다는 것도 이유로 꼽고 있다.

◇ 조선업계 ‘빅3’의 내년도 반등전략은?

이렇듯 4분기에 조선업계가 수주 ‘잭팟’을 터트리고 있는 가운데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새해 반등전략이 주목된다.

현대중공업 지주의 경우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함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으로 선정되면서 M&A를 통해 덩치를 키우겠다는 목표다.

지난 10일 투자은행과 언론 등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중공업-KDB 컨소시엄을 선정했고, 내년 1월쯤 M&A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두산인프라코어와 합병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에서 독과점 문제로 꼬리를 잡힐 가능성이 있어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적자탈출이 목표다. 삼성중공업은 올 2분기 영업손실만 707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배 이상의 적자 폭을 기록하는 등 지난 2017년 4분기 이후 11분기 연속 적자인 상태다.

그러나 수익성 향상에 초점을 둔 수주영업과 고부가가치 선종인 LNG 운반선 위주로 수주하는 등 삼성중공업은 적자탈출에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대우조선해양은 ‘내부안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현대중공업과의 인수합병과 관련해 중국과 카자흐스탄, 싱가포르 등이 ‘무조건 승인’을 통보받는 등 사실상 5부 능선을 넘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이성근 사장 취임 이후 1년간 흑자 전환을 이뤄냈으며, 사업확대 등 신기술 개발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그러나 인수합병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불거지고 있는 노조의 반발을 어떻게 마무리 짓느냐가 이 사장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 ‘잭팟’에도 고개 드는 저가수주 우려

4분기 수주 ‘잭팟’을 터트리며 국내 조선업계가 활기를 띠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저가수주 우려’ 때문이다.

‘빅3’업체들이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수주에 나서면서 저가수주 경쟁이 당장 일감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공격적인 수주가 저가수주를 동반할 수밖에 없으며 이것이 배를 인도하는 시점에 다다르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사실상 ‘양날의 검’이나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특히 업계들의 수주 증가에도 뱃값이 계속 내려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선박 수주가격 조사기관인 클락슨의 신조선 가격지수를 살펴보면 지난해 말 130포인트였던 데 반해 최근에는 126포인트로 하락했다.

또한, 고부가가치 선박 중 하나인 초대형원유운반선의 경우 지난해 말 9200만 달러에서 8500만 달러로 하락하는 점을 들어 일각에서는 수익성 악화의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보통 배가 건조되는데 2~3년 정도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오는 2022년 조선소 수익에 악영향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내년 수주 여건이 올해보다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존재한다. 특히 EU가 오는 2022년부터 해운사도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에 포함하기로 하면서 LNG 운반선 도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조선업계가 불황을 타개하는 상황에서 업체들이 수익성 악화에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성규 기자 dkvmf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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