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배워도 일이 없다...청년층 새해는 취업할 수 있을까?
잘 배워도 일이 없다...청년층 새해는 취업할 수 있을까?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1.01.06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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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대졸자 실업률 OECD 37개국 중 28위
대학 졸업 후 첫 일자리, 임시·일용직 증가
우리나라 청년들의 교육 수준은 높은 반면 고용률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해 28일 서울 성동구청 취업게시판에서 일자리를 찾는 시민들의 모습.(사진/뉴시스)
우리나라 청년들의 교육 수준은 높은 반면 고용률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해 28일 서울 성동구청 취업게시판에서 일자리를 찾는 시민들의 모습.(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우리나라 청년들의 교육 수준은 OECD 최고지만, 청년 대졸자(대학졸업자) 고용률은 OECD 최하위권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지난해 국내 청년 대졸자 가운데 첫 일자리가 상용직인 사람은 감소하고 임시·일용직인 사람은 늘어났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전부터 보여주기식 일자리 정책만을 내놓은 정부의 단기 고용 정책으로는 올해에도 청년 취업난을 극복하기는 어려우리라 전망하고 있다.

◆10년간 청년 대졸자 실업률 OECD 37개국 중 28위

한국경제연구원이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OECD 국가의 청년(25~34세) 고등교육 이수율 및 고용지표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청년 고등교육 이수율은 2009년 60.6%에서 2019년 69.8%로 9.2% 올라 OECD 평균(8.6%)보다 많이 증가했다. 비교 대상 시점인 2009년 이후 줄곧 OECD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지난 10년간 한국의 청년 고등교육 이수율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지만, 대졸자 고용률은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청년 대졸자 고용률은 2009년 73.9%에서 2019년 76.4%로 2.5% 소폭 올랐으나, OECD 내 순위는 같은 기간 35위에서 33위로 여전히 최하위 수준에 머물렀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한국의 청년 대졸자 중 구직을 포기하거나 취업 준비 등으로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비율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실제 2019년 한국의 청년 대졸자 비경제활동인구 비율은 18.9%로, 이탈리아(23.1%), 체코(21.1%)에 이어 OECD 3위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청년 대졸자 실업률 순위 역시 2009년 OECD 37개국 중 14위에서 2019년 28위로 14계단 크게 하락하며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이는 OECD 평균 청년 대졸자 실업률이 6.1%에서 5.3%로 0.8% 개선됐지만, 한국은 오히려 5.0%에서 5.7%로 0.7% 악화됐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청년 대졸자 실업률이 증가한 국가는 OECD 37개국 중 우리나라를 포함해 8개 국가뿐이며, 증가 폭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그리스(7%), 터키(1.7%), 덴마크(1.5%)에 이어 4위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한국의 고학력 청년 실업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이유에 대해 고학력을 요구하거나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 증가속도가 대졸자 증가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에 기인한다고 보았다.

실제 2009년~2019년 중 대졸자는 연평균 3.5% 증가했지만, 고학력 일자리로 분류되는 관리자, 전문가 및 사무종사자 수는 연평균 2.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소위 양질의 일자리인 제조업 고용도 연평균 1.3% 증가하며 대졸자 증가 속도에 미치지 못했다.

◆청년 대졸자 첫 취업, 임시·일용직 증가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고용동향 브리프’를 보면 지난해 5월 기준 임금 근로자로 취업한 경험이 있는 29세 이하 대졸자 가운데 첫 일자리가 상용직인 사람은 106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6만7000명(5.9%) 감소했다.

반면 첫 일자리가 임시·일용직인 사람은 35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5000명(1.5%) 늘었다. 최근 3년(2018∼2020년) 동안 첫 일자리가 상용직인 대졸 청년은 줄어들고 임시·일용직인 청년은 늘어나는 양상이다.

상용직은 근로계약 기간이 1년 이상인 일자리이고 임시·일용직은 1년 미만인 일자리를 가리킨다. 별도의 계약 기간 없는 일시적인 일자리도 임시·일용직에 포함된다.

이번 조사 결과는 지난해 5월 통계청이 조사한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자료를 토대로 한 것이다. 전문대 졸업자와 대학원 졸업자 등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우리나라 청년들의 교육 수준은 OECD 최고지만, 이들의 고용은 OECD 최하위권이다”며 “대졸 청년 실업이 개선되지 않으면 사회·경제적 인적 자본 손실이 심화할 수 있는 만큼 규제 완화, 노동시장 체질 개선 등을 통해 민간의 고용 창출 여력을 개선하고, 산업계 니즈를 반영한 교육 커리큘럼 등 산학연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박소영 기자 lonlor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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