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제조업…청년 반토막, 50대 이상만 증가
늙어가는 제조업…청년 반토막, 50대 이상만 증가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1.01.1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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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조업, 일본보다 2.9배 빠르게 고령화
2023년부터 제조업 취업자 수 증가율 ‘0%’

[한국뉴스투데이]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경기 부진이 심화되는 가운데 제조업만이 개선 흐름을 보이며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미래 성장잠재력은 급속히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미 제조업의 인력 구조가 급속하게 고령화되고 있고, 2023년부터는 제조업 취업자 수 증가율이 0%를 기록할 것이란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이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제조업 종사자가 급속하게 고령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사진출처/뉴시스)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이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제조업 종사자가 급속하게 고령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사진출처/뉴시스)

◆늙어가는 한국 제조업, 일본보다 2.9배 빠르게 고령화
출산율 하락, 수명연장 등에 따른 고령화 추세 속에서 한국 제조업의 인력구조도 급속하게 고령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늙은 나라’로 꼽히는 일본보다도 제조업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최근 20여 년간(1999∼2019년) 한국과 일본의 제조업 고령화 추이를 비교한 결과 한국의 제조업 근로자 평균연령은 1999년 35.5세에서 2019년 42.1세로 6.6세 높아진 반면, 일본은 40.4세에서 42.7세로 2.3세 증가했다. 한국의 제조업 근로자가 일본보다 증가폭 기준으로 2.9배나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양국의 제조업 근로자를 연령대별로 보면, 한국은 청년층(15∼29세) 비중이 1999년 32.0%에서 2019년 16.0%로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제 허리인 30·40 비중은 30대가 6.3% 감소하고, 40대는 3.6% 증가해서 총 2.7% 줄어들었다. 반면 50‧60 비중은 크게 늘었다. 50대는 8.4%에서 22.4%로 14.0% 늘었고, 60세 이상은 1.7%에서 6.4%로 4.7% 증가했다.

일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청년층(15∼29세) 비중이 줄었으나 감소폭이 6.4%로 한국(16.0%)보다 작았다. 30‧40 비중에서는 30대는 1.2% 감소했고, 40대는 3.7% 증가하면서 총 2.5% 늘었다. 50‧60도 비중이 모두 증가한 한국과 달리 일본은 50대 비중이 23.9%에서 22.4%로 1.5% 줄었고, 60대는 3.0%에서 8.4%로 5.4% 증가했다.

아울러 한국과 일본의 연령별 임금 추이를 보면 한국은 전반적으로 일본에 비해 임금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저연령층보다 고연령층에서 임금 증가 속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력구조의 급속한 고령화가 한국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을 가중시킬 우려가 크다는 의미다. 한국의 1999년 대비 2019년 임금을 보면, 전 연령대에서 임금이 2배 이상으로 증가했는데 그중에서도 50대가 3.14배로 가장 높았고, 60세 이상(2.77배)은 40대(2.88배)에 이어 임금증가 속도가 세 번째로 빨랐다. 반면 청년층(15∼29세)은 2.72배, 30대는 2.48배로 나타나 젊은 연령층의 임금 증가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렸다.

일본은 전반적으로 임금 변화가 크지 않았는데, 30대 및 60세 이상 연령대에서는 1999년 대비 2019년 임금이 각각 0.97배, 0.98배로 줄었고, 40대에서는 임금 변화가 없었다. 청년층(1.18배) 및 50대(1.07)에서만 임금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저연령층보다 고연령층의 임금이 빠르게 오른 것은 연공서열 위주의 임금체계 때문이라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한국은 근속‧연령에 따라 임금이 결정되는 호봉급 도입 사업장(61.8%)이 직무의 난이도·기술 위주의 직무급(38.7%)이나 숙련정도 등을 따르는 직능급(29.5%)보다 많았다. 이에 비해 일본은 직능급(76.5%)과 역할‧직무급(57.8%)을 도입한 사업장이 절반 이상이었고 연령‧근속급은 47.1%로 가장 적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주력산업인 제조업의 급속한 노령화는 생산성 하락에 따른 잠재성장률 저하를 야기하고, 특히 한국의 호봉급 위주의 임금체계와 노동시장 경직성을 고려할 때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과 신규채용 여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인력 고부가가치화와 성과‧직무 중심으로의 임금체계 개편, 노동시장 유연화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3년부터 제조업 취업자 수 증가율 0% 예상
우리 경제의 중추 역할을 했던 제조업의 취업자 수가 2023년부터 2028년까지 증가율 0%를 기록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최근 발간한 ‘중장기 인력수급전망 2018~2028년 : 미래 일자리 세계의 변화’ 보고서를 보면 2023년부터 2028년까지 5년간 전체 취업자 수는 약 24만 명 증가한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취업자 수가 104만1,000명 늘어나다가 이후부터 증가세가 급격하게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저출산·고령화의 영향으로 노동력이 부족해지는 한편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층이 되면서 경제활동인구가 감소하는 현상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제조업 취업자 수의 경우 2028년 457만5,000명으로 2023년(456만7,000명)에 비해 8,000명 증가하는데 그칠 전망이다. 제조업 취업자 수 증가율은 2018년에서 2023년까지 연평균 0.3% 늘어나다가 2023년부터 2028년까지는 증가율 0%를 기록한다는 것이다.

한국고용정보원 관계자는 “인구가 늘어나는 속도가 느려지면서 노동력도 줄어들고 있고, 노동력 감소는 경제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며 “베이비붐 세대 약 720만 명이 65세 이상이 되는 2027년부터 15~64세 인구가 가파르게 줄어들면서 취업자 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박소영 기자 lonlor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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