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페트병 별도 분리배출 시행, 반쪽대책 ‘곤욕’
투명 페트병 별도 분리배출 시행, 반쪽대책 ‘곤욕’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1.01.17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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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페트병, 전용 수거함에 분리배출 의무화
페트병 마구잡이 배출, 경비원·수거업체 이중고
탈플라스틱 사회를 꿈꾸며 지난해 12월 25일부터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을 의무화했으나 상당수 시민은 제도 자체를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마구잡이로 버려지는 페트병에 일선 수거업체들은 몸살을 앓고 있다.(사진출처/뉴시스)
탈플라스틱 사회를 꿈꾸며 지난해 12월 25일부터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을 의무화했으나 상당수 시민은 제도 자체를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마구잡이로 버려지는 페트병에 일선 수거업체들은 몸살을 앓고 있다.(사진출처/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지난해 12월 25일부터 공동주택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이 의무화됐으나, 아직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사용한 투명 페트병은 내용물을 모두 비우고 포장 비닐을 떼서 배출해야 하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여전히 혼선이 빚어지는 모양새다.

◆투명 페트병, 전용 수거함에 분리배출 의무화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25일부터 300가구가 넘는 공동주택과 승강기나 중앙집중 난방이 설치된 150가구 이상 아파트를 대상으로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을 의무화했다.

2019년 2만8,000톤이었던 재활용 원료를 2022년 10만 톤 이상으로 확대 확보해 일본, 대만, 중국 등에서 수입한 재생 페트를 대체할 계획이다.

또한, 기존에 주로 재활용되던 의류용 솜과 달걀판뿐만 아니라 의류, 가방, 신발 등으로 재활용 용도를 다각화하는 등 재활용 산업을 육성하기 위함이다.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방법은 투명 페트병 안에 있는 내용물은 비우고, 라벨을 제거한 뒤 눌러 붙여 따로 마련된 투명 페트병 수거함에 배출하면 된다.

이때 유색 뚜껑은 혼합해 버려도 재활용 과정에서 충분히 분리할 수 있다. 투명 일회용 컵·과일 쟁반·계란판 등은 일반 플라스틱 수거함에 분리해야 한다. 간장통 같은 경우 내용물을 깨끗이 씻으면 투명 페트병 수거함에 배출할 수 있다.

연립, 빌라 등 의무관리 비대상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은 오는 12월 25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페트병 마구잡이 배출, 경비원·수거업체 이중고
지자체들은 지난해 의무화 시행 전부터 전용 수거함과 봉지·마대를 지원하고 현수막·안내판 등 홍보물을 배부했지만, 상당수 시민은 이런 제도 자체를 모르는 실정이다.

지난 8일 홍정기 환경부 차관이 투명 페트병 별도 분리배출 추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청주시를 방문하기도 했으나, 일주일 뒤인 14일 청주시 청원구의 A 아파트 단지 분리수거장에는 라벨이 붙은 투명 페트병이 뒤섞여 있었다.

실제 재활용품 수거업체에서 하루 수집하는 페트병 중에 상표가 제거되지 않거나 내용물이 든 것은 8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이 제대로 된 배출 방법을 인지하지 못해 페트병을 마구잡이로 버릴수록 재활용품 수거업체의 어려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페트병의 라벨 및 뚜껑을 제거하는 별도의 일손이 필요하고, 제거한 것들을 파쇄하는 공정을 추가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분리배출 가로막는 페트병 라벨 제거 간편화 절실
제품 생산 과정 자체에서 접착 라벨을 제외하는 포장 규제가 선결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환경부는 2018년 4월 포장재 생산업체 19곳과 재활용이 쉬운 포장재 사용을 위한 자발적 업무 협약을 맺었고, 2019년 12월 25일부터는 음료·생수 페트병에 유색 몸체 및 잘 떨어지지 않는 접착제 사용을 금지했다. 그러나 여전히 일부 생수나 탄산음료 등의 경우 라벨이 깨끗이 제거되지 않아 분리배출 시 번거로움이 따르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임종성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10월 7일 환경부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환경부와 업무 협약을 체결한 기업 19개 가운데 2017년 대비 2020년 상반기 유색 페트병을 무색 페트병으로 전환하고 라벨 개선 등을 100% 실행한 기업은 9개 기업으로 절반에 해당했다.

19개 기업의 포장재 개선 이행률 평균은 96.5%로 집계됐다. 95%를 넘는 수치로 얼핏 이행률이 잘 지켜진 듯 보일 수 있으나, 당초 계획한 개선 포장재 출고량 8,730만kg에 비해 307만kg 상당의 페트병 재활용은 여전히 어려운 실정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페트병 생산 기업의 이행실적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함께 국민 대상의 더욱 적극적인 분리배출 실천 홍보가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박소영 기자 lonlor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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