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징역 2년 6개월에 법정구속 ‘멈춰선 삼성’
이재용, 징역 2년 6개월에 법정구속 ‘멈춰선 삼성’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1.01.1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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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징역 2년 6개월에 법정구속
2018년 2월 집행유예 풀려난 뒤 또 구속돼
재계 "삼성 경영 공백 경제 악영향 미칠 것"

법원이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이번 재판에서 판결 결과의 변수로 꼽힌 삼성준법감시제도에 대해 재판부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 부회장이 법정 구속되면서 삼성은 총수 부재 위기에 직면했다. 총수 부재는 결국 신사업과 대규모 투자, 인수합병 등 굵직한 결정에 타격을 줄 전망이다. 경제계는 삼성의 경영 공백은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편집자주>

18일 법원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사진/뉴시스)
18일 법원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앞서 재계는 물론 국민청원게시판 등에서 이 부회장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가 제출됐지만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이 부회장에 대해 실형을 선고했다.

법원 실형 선고에 법정 구속까지

서울고등법원은 18일 오후 2시 5분 이재용 부회장(53)에 대한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서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이어 장충기(65) 전 미래전략실 사장과 최지성(68) 전 미래전략실장에 대해 각각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박상진(66) 전 삼성전자 사장과 황성수(57) 전 전무는 각각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측에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등을 도와달라는 청탁의 댓가로 뇌물 86억8000만원을 건넨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 뇌물 요구에 편승해 적극적으로 뇌물을 제공했고, 묵시적이기는 하나 승계작업을 돕기 위해 대통령 권한을 사용해달라는 취지의 부정 청탁을 했다"며 "이 과정에서 무려 86억8000여만원에 이르는 삼성전자 자금을 횡령해 뇌물로 제공했고, 허위 용역계약 체결 등 방법으로 범행을 은폐했을 뿐 아니라 국회에서 위증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또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의 활동에 대해 "파기환송심 중 삼성은 새로 강화된 준법감시제도를 운영하기 시작했다"면서도 “새로운 삼성 준법감시제도가 실효성의 기준을 충족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이 부회장에게 변명의 기회를 부여했지만 이 부회장은 할 말이 없다고 답변했다. 이후 재판부는 특검에 구속영장 집행을 요청했고 이 부회장을 법정 구속했다.

이재용 법정 구속으로 또 다시 총수 부재

이 부회장이 법정 구속되면서 삼성은 또 다시 총수 부재의 위기에 놓였다. 앞서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과 관련해 지난 2017년 2월에도 구속된 바 있다.

이후 2018년 2월 5일 열린 항소심에서 이 부회장은 뇌물죄 일부만 유죄로 인정되고 나머지 혐의가 대부분 무죄로 판명돼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당시 이 부회장의 구속 기간은 총 353일이다.

이 부회장이 구속된 기간동안 삼성은 글로벌 전략회의를 통해 사업부문별 현안과 전략 등을 논의해 경영 공백 메꾸기에 나섰다. 그러나 신사업과 대규모 투자, 인수합병 등 굵직한 사안은 중단되거나 연기되는 등 총수 부재의 여파가 드러났다.

이 부회장이 풀려나면서 삼성은 2018년 8월 경제 활성화와 신산업 육성에 180조원 투자, 일년 뒤인 2019년에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133억원 투자 약속하는 등 공격적 투자를 벌였고 지난해에는 대국민사과문을 통해 경영권 승계 문제와 노사 문제를 해결해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다시 한번 삼성은 위기를 맞았다. 이 부회장의 변호인단은 선고 결과에 유감을 나타냈지만 재상고 여부에 대해서는 판결문을 검토한 뒤 결정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경제단체, 삼성 경영 공백 현실화 우려

한편 이 부회장의 재판 결과에 경제단체들은 한 목소리로 우려의 입장을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판결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번 판결로 인한 삼성의 경영 활동 위축은 개별 기업을 넘어 한국 경제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역시 삼성의 경영 공백 현실화를 우려했다. 그러면서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타격과 경제적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의 경영 공백으로 중대한 사업 결정과 투자가 지연돼 경제·산업 전반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무역협회도 "구속판결이 안타깝다"며 "삼성의 경영 차질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삼성의 신인도에 나쁜 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제단체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반면 노동계는 당연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오늘 서울고등법원의 국정을 농단한 재벌기업의 총수에 대한 실형 선고를 환영한다"면서 "하지만 저지른 죄질과 특검 구형량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선고 형량"이라 밝혔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도 "삼성이 삼성준법감시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그것이 과거의 죄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며 "이번 법정구속을 계기로 제대로 반성하고 과거 이 부회장이 사과문에 밝힌바 처럼 대한민국의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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