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정의당 대표 성추행...민주당 ‘어찌하오리까’
김종철 정의당 대표 성추행...민주당 ‘어찌하오리까’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1.01.26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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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성추행 파문으로 진보 진영 위기
정의당과 비교되는 민주당, 당혹스러워

민주당 비판하는 국민의힘, 정의당보다
과도한 공격은 역풍 불러일으킬 수도

김종철 정의당 대표의 성추행 파문으로 더불어민주당이 당혹스런 분위기다. 가뜩이나 4월 보궐선거가 발생한 이유가 자당 소속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망,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의혹 때문인데 여기에 김 대표마저도 성추행 파문으로 당 대표 직위해제 되면서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 상태라면 4월 보궐선거는 빨간 불이 들어오게 된다.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돌파구 마련을 하지 않으면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편집자주>

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성추행 파문으로 직위해제됐다. 사진은 지난 20일 김 대표의 신년기자회견 당시 모습.(사진/뉴시스)
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성추행 파문으로 직위해제됐다. 사진은 지난 20일 김 대표의 신년기자회견 당시 모습.(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김종철 정의당 대표의 성추행 파문은 정치권에게는 충격이다. 높은 도덕성을 요하는 정의당에서 성추행 파문이 발생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정의당은 김 대표를 직위해제했고, 징계절차에 착수했다. 김 대표는 “정치적 신뢰를 배반하고 배신으로 갚았다”고 사과했다.

김 대표의 직위해제와 사과를 했고, 피해자는 형사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해서 일단락 되는 분위기다. 물론 정의당을 새롭게 재창당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지만 그것은 정의당이 짊어지고 나아가야 할 운명이자 숙제이다.

민주당에 불똥

하지만 불똥은 엉뚱한 곳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망,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파문으로 인해 보궐선거가 생기게 된 마당에 김 대표까지 성추행 파문에 휩싸이면서 더불어민주당은 당혹스러운 상황이다.

특히 진보진영 전체에 도덕적 치명상을 안게 됐다. 이는 유권자들로 하여금 진보 진영에 표를 몰아줘야 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당장 정의당은 권수정 서울시의원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김 대표의 성추행 파문으로 서울시장 후보를 내세울 수 있을지 미지수다.

그 이유는 그동안 정의당은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의 성 비위 사건에 대해 비판을 하면서 4월 보궐선거를 ‘反성폭력 선거’로 규정했다. 그런데 김 대표 성추행 사건이 발생하면서 정의당으로서는 후보를 낼 자격을 갖춘 정당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정의당에 후보를 내지 않게 된다면 더불어민주당으로서도 상당히 곤혹스런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두 전직 광역단체장의 성 비위 사건에 대해 이제는 온몸으로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정의당 젠더인권본부장인 배복주 부대표가 정호진 대변인과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김종철 당대표 성추행 사건 관련 대표단회의 결정사항을 발표를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정의당 젠더인권본부장인 배복주 부대표가 정호진 대변인과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김종철 당대표 성추행 사건 관련 대표단회의 결정사항을 발표를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국민의힘, 정의당 대신 민주당 때리기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정의당 대신 더불어민주당 때리기에 나섰다. 오히려 정의당을 칭찬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서울시장 경선에 도전한 나경원 전 의원은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낙인찍어 집단적 2차가해를 저지른 민주당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정의당을 칭찬하고, 민주당을 깎아 내렸다. 오신환 전 의원 역시 “정의당은 원칙을 택했다. 정의당이 민주당보다 건강하다”고 밝혔다.

정의당을 추켜세우고 민주당을 깎아 내림으로서 이번 보궐선거에서 양당 구도로 만들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의 가장 아킬레스건인 ‘성 비위’ 사건을 집중 조명한 것이다.

이는 보궐선거 기간 동안 내내 쫓아다닐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계속해서 정의당과 비교르 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을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더불어민주당이 이에 대해 반박할 수 있는 논리를 마련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더욱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정의당과 비교되는 더불어민주당의 그동안 행태에 대해 어떤 식으로 반박 설명을 해야 할 것인지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너무 과도해도 역풍 맞아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 정의당과 계속해서 비교를 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을 공격한다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과도한 공세는 범여권 지지층으로 하여금 위기론을 설파하게 만들면서 지지층 결집을 가져오게 된다.

가장 두려운 것은 국민의힘 등 야당의 공세로 인해 진보 진영 자체가 무너질 우려가 있다는 위기론이 범여권 지지층을 감싸게 된다면 그로 인해 지지층 결집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국민의힘 등 야당의 공세가 너무 극단적으로 나아가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역풍이 괜한 역풍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코로나19 정부 대응에 대해 과도하게 비판을 하면서 오히려 범여권 지지층의 결집을 가져오면서 국민의힘이 대패하는 상황이 전개됐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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