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그룹 2세 경영 순조롭게 '출발'
KCC그룹 2세 경영 순조롭게 '출발'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1.02.01 1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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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영 KCC그룹 명예회장 30일 별세
KCC그룹 3형제 나란히 2세 경영 돌입

정상영 KCC그룹 명예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한 가운데 KCC그룹이 본격적인 2세 경영에 돌입했다. 고 정상영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몽진 회장은 KCC를, 차남인 정몽익 회장은 KCC글라스를, 막내 정몽열 회장은 KCC건설을 각각 맡았다. 정 명예회장이 생전 세 아들의 사업 분야를 나누고 지배구조도 개편하는 등 승계 작업을 이미 마친 관계로 KCC그룹은 큰 혼란없이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편집자주>

지난 2016년 정상영 KCC명예회장이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15주기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자택으로 들어서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 2016년 정상영 KCC명예회장이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15주기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자택으로 들어서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정상영 KCC그룹 명예회장이 향년 84세로 지난 30일 저녁 숙환으로 별세했다.

범 현대가 영(永)자 항렬 마지막 경영인

정 명예회장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막내동생으로 1936년 강원도 통천군에서 태어났다. 22세인 1958년 슬레이트를 제조하는 금강스레트공업을 창업해 경영인으로써 첫 발을 내딛었다. 금강스레트공업은 현 KCC의 뿌리인 셈이다.

이후 1974년 고려화학을 세워 유기화학 분야일 도료사업에 진출했고 1989년에는 금강종합건설(현 KCC건설)을 설립했다. 2000년에는 ㈜금강과 고려화학을 합병해 금강고려화학을 출범했고 이후 2005년 사명을 지금의 KCC로 변경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온 KCC그룹은 국내 최대의 도료 생산업체로 자동차, 선박, 공업, 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또 건자재에서 실리콘, 첨단 소재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첨단소재 화학기업이기도 하다.

고인은 큰형인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말투와 행동이 비슷해 리틀 정주영으로 불렸다. 오전 4시에 일어나 식사 후 바로 출근하는 부지런함과 창업주로는 드물게 60년을 넘게 경영 일선을 지켜온 꾸준함은 고인의 평소 모습을 알 수 있는 바로미터다.

또 인재 육성을 중시했던 고인은 동국대, 울산대 등에 사재 수백억원을 쾌척해 인재 개발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특히 그동안 외국에 의존했던 도료와 유리, 실리콘 등 건축‧산업 자재를 자체 개발해 국산화하는데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CC그룹 3형제 나란히 2세 경영 돌입

정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KCC그룹은 2세 경영에 돌입했다. 장남인 정몽진 회장이 KCC를, 차남인 정몽익 회장은 KCC글라스를, 막내 정몽열 회장은 KCC건설을 각각 맡아 순조롭게 출발했다.

앞서 정 명예회장은 지난 2004년 KCC 보유 주식 중 일부인 77만3369주(7.35%)를 세 아들에게 분산 증여했다. 이 과정에서 정몽진 회장은 KCC의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정몽진 회장은 꾸준히 KCC 주식을 매수해 작년 3분기 말 지분율을 18.55%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면서 정몽진 회장과 정몽익 회장이 함께 이끌던 KCC는 독립 경영을 위해 계열분리를 선택했다. 지난해 1월 KCC에서 KCC글라스가 인적분할했고 같은해 10월 KCC글라스와 계열사인 코리아오토글라스가 합병했다. KCC글라스는 코리아오토글라스를 합병하며 국내 최대 유리회사로 거듭났다.

이 과정에서 정몽익 회장이 KCC글라스의 회장직에 올랐다. 정몽익 회장의 지분율도 8.80%에서 19.49%로 올라갔다. KCC글라스의 최대 주주가 정몽진 회장(8.56%)에서 정몽익 회장으로 변경된 셈이다.

막내인 정몽열 회장은 2005년부터 KCC건설을 이끌어왔다. 정 명예회장이 2016년 KCC건설 보유 지분 전량을 정몽열 회장에게 증여하면서 정몽열 회장의 KCC건설 지분은 작년 3분기 말 기준 29.9%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정몽열 회장은 KCC건설의 최대 주주인 KCC(36.03%)에 이은 2대 주주로 정몽열 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KCC가 보유한 KCC건설 지분과 정몽열 회장이 KCC의 지분 스와프(swap, 주식 맞교환)나 KCC지분 매각 등이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2세 승계가 순조로운 출발을 보인 가운데 KCC그룹은 정상영 명예회장이 생전 보유했던 지분(작년 3분기 말 기준 KCC 5.05%, KCC글라스 5.41%)을 정리해야 하는 숙제만 남았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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