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과 점을 이어 그어진 선의 세계
점과 점을 이어 그어진 선의 세계
  • 성지윤 기자
  • 승인 2021.02.09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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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선들이 일으키는 클래식계 지각변동을 향한 빛나는 열정, 월요클래식

[한국뉴스투데이] 세상에는 시류라는 것이 있으며 이를 다른 용어로 트랜드 라고 부른다. 인간은 이중적인 감정을 지닌 존재라 변화를 두려워 하면서도 고정된 것에 대해서는 지루함을 느낀다. 하지만 이것이 인간으로 하여금 끊임없는 시도를 통해 진화 발전을 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은 세상의 많은 것을 바꾸지만 이에 앞서 모든 것의 기반이 되는 절대 본질은 흔들림 없이 지켜져야 한다. 이럴 때 클래식의 본질과 가치에 대한 좀 더 진지한 접근법으로 교육을 통해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도 대중을 이끌어나가는 힘을 지닌 이들이 있다. 시대를 초월한 진정성인 클래식의 가치를 더욱 단단하게 지키면서도 그 전달에 있어서는 대중을 온화하게 다독이며 나아가는 월요클래식. 그녀들의 진정어린 이야기를 소개한다.

▲클래식은 교육이 필요한 분야임으로 그 부분을 해결해주면서 전문 관객을 키우고자 하는 월요클래식
▲클래식은 교육이 필요한 분야임으로 그 부분을 해결해주면서 전문 관객을 키우고자 하는 월요클래식

지속가능한 음악활동을 위한 작은 물꼬를 터보자 시작

클래식 유튜브채널 월요클래식은 한국에서 음악대학을 나온 후 미국에서 석박사를 마친 멤버로 구성된 채널이다. 이들은 대학에서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전문 연주자로 활동을 하며 학계와 유튜브 세계를 넘나들며 클래식에 대해 알리고 있다. 얼리어덥터인 김인선 총괄 디렉터는 미국 유학시절 연주를 위해 스스로 메이크업과 헤어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접하게 된 유튜브가 의외로 재미있고 배우는 것이 많은 세상임을 알게 되었다. 직감적으로 앞으로 음악도 이런 방향으로 발달을 하겠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한국에는 유튜브 시청인구가 많지 않았던 시기였다. 그때가 벌써 10년전 이었고 그 후 한국에 귀국하여 실제로 채널을 개설하기까지는 상당히 여러 자극이 있었다. 모교(서울대)에서 강의 중 한 학생이 선생님처럼 성공하고 싶은데 쉽지가 않다라는 얘기에 큰 충격을 받았다. 김인선 총괄 디렉터는 스스로가 아직은 성공의 기준이라고 여기지 않았던 터라 학생들이 꿈꿀 수 있는 세상이 이렇게 협소하고 어려운 현실 이라는 것을 직시하고 진지한 고민을 하게 된다. 현재 있는 이러한 문제를 바꿀 수 없다면 앞으로 발전도 없고 미래도 어둡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계에 있는 고질적 문제. 예를 들어 클래식 공연의 유료 관객들은 계속 감소하고 있는 상황, 연주활동을 위해 연주자에게 요구되는 재정적 부담, 그리고 해외 아티스트나 국내도 스타플레이어 몇 명에게 집중되는 관심과 같은 불균형적인 현상을 보면서 음악가들이 점점 더 자생적으로 지속가능한 음악활동을 하기 힘든 환경임을 절감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러한 고민에 대한 해결책으로 작은 물꼬를 터보자라는 마음에 유튜브를 시작을 하게 되었다. 월요클래식 채널은 다른 채널들, 유튜버 분들과는 태생부터 다른 점이 있다. 개인이 브랜딩 또는 소통을 원하거나 금전적인 보상을 얻고자 시작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돈이나 유명세에 대한 욕심보다는 현재 처해있는 음악계 현실에 작은 변화를 일으켜보고 싶었다. 무모하게 보일 수도 있으나 이런 작은 변화의 물줄기들이 모이면 결국 음악계의 지형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다같이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것이 월요클래식의 지론이다.
▲다같이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것이 월요클래식의 지론이다.

음대수준의 강의 사람들이 접근하기 쉽게 풀어주고파

월요클래식은 최근 많은 구독자수를 통해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예능형식의 클래식유튜브 채널과는 다른 교양 장르의 클래식 콘텐츠 채널이다. 그렇기때문에 전문적, 교육적인 측면을 조금 더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 클래식은 그것을 온전히 즐기기까지는 반드시 교육이 필요한 분야임에도 그 부분을 해결해줄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다. 관객 그것도 전문 관객을 키우고자 하고 있다. 월요클래식 모든 멤버가 대학교에서 강의를 맡고 있기 때문에 음대 수준의 강의를 사람들이 접근하기 쉽도록 잘 풀어주고자 하며 이것이 관객개발을 위한 노력이라고 여기고 있다. 우리나라는 연주자 양성에 있어서는 최고이지만 관객양성이 그에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불균형이 초래되고 그것이 클래식 시장을 좁게 만들고 있다. 사실 그동안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어떻게 하면 연주자들을 끌어내려서 대중에게 쉽게 접근할까. 친근하게 다가갈까 하는 시도들이 많았다. 그러나 월요클래식은 그와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정말 질 좋은 캐시미어 스웨터를 입고 싶으면 좋은 브랜드에 가서 캐시미어 스웨터를 사는 것 이상으로 몽고에 나무를 심어야 한다. 그래야 염소들이 그 나무를 먹고 좋은 캐시미어를 생산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더 좋은 캐시미어를 살 수 있는 선순환 사이클이 생기게 된다. 즉 다 같이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전체를 움직이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것이 월요클래식의 지론이다. 이를 통해 클래식의 대중화를 넘어 클래식의 일상화. 일상 속에 스며드는 클래식을 모토로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보통 타 유튜버들은 콘텐츠 아이디어에 대해 고민이 많다고 하지만 월요클래식은 채널을 오픈하기 전부터 많은 고민을 해왔기 때문에 하고 싶고, 해야 하는 것들이 무궁무진 하다. 아이디어는 많은데 시간이 없어서 못하는 것이 대부분일정도이다. 월요클래식 채널의 장점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있다는 것인데 오랜 시간 축적된 음악적 지식이 있는 분들, 그리고 영상을 만들고 음향을 다루는 제작진들 역시 각자 높은 수준을 갖춘 전문가들이다. 전문적인 콘텐츠인 만큼 촬영부터 편집까지 외부 인력을 전혀 동원하지 않고 내부의 전문가들이 하나부터 열까지 소통하면서 직접 만든다.

▲월요클래식 채널은 내부의 전문가들이 모여 하나부터 열까지 소통하면서 직접 만든다.
▲월요클래식 채널은 내부의 전문가들이 모여 하나부터 열까지 소통하면서 직접 만든다.

악보의 확장 유튜브

월요클래식에게 유튜브는 악보의 확장이다. 이들이 항상 들여다보는 것은 악보 안의 세상이었기 때문에 유튜브를 만나기 전까지는 모든 것을 악보 안에서 찾아내며 살았다. 유튜브가 그것을 확장하게 해주는 계기를 주었고 새로운 세계를 만날 수 있게 해주는 소중한 매체로 여기고 있다. 앞으로 월요클래식은 더욱 다양한 악기를 전해드리려고 준비하고 있다. 포르테피아노와 같은 고악기부터 현악기, 관악기 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면서 더 많은 연주자 그리고 악기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점차적으로 음악만이 아니라 음악 밖에 있는 인문학, 미술, 과학 과 같은 다른 예술과 학문 등과도 연계가 돼서 조금 더 융합적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그것이 오래된 클래식 음악을 오늘의 클래식 음악으로 살아있게 만드는 길일테니까.

칸딘스키는 저서 [,,]을 통해 점과 선과 면에 대한 이론을 피력하였다. 그는 모든 물질은 하나의 점에서 시작하며 그 자체로 응축된 에너지원이라고 했다. 또한 선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 운동에너지라 하였다. 이렇듯 이미 완전체로 존재하는 점들을 이어 선으로 만들면 그 선은 어느새 방향성을 지니게 된다. 월요클래식은 한국 사회 안에서 어떻게 하면 사람과 사람, 콘텐츠와 콘텐츠, 연주자와 관객, 예술과 사회의 점들 그리고 월요클래식 내 진행자와 제작의 점들을 연결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 그리고 그 점들을 선으로 연결하여 하나의 물결을 일으켜 나가고 있다. ‘내가 가진 점들을 이어서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선을 만들면 그것이 창의적인 접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라고 한 총괄 디렉터 김인선 피아니스트의 말처럼 월요클래식은 이미 그 점들을 이은 특별한 선이 되어 바람을 타고 비상 중이다.

성지윤 기자 claramusic8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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