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자동차 산업, 생산도 판매도 낙제점
지난해 국내 자동차 산업, 생산도 판매도 낙제점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1.02.10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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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뿐인 세계 자동차 생산량 5위 탈환
2010년대부터 지속된 산업 전반의 부진

[한국뉴스투데이] 지난해 국내 자동차 산업은 코로나19로 생산‧판매 모든 부문에서 큰 타격을 받았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세계 자동차 생산량 5위를 차지하기도 했으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대적으로 생산 감소 폭이 적었을 뿐이다. 실상은 2015년 이후 생산‧수출‧내수 모두 침체를 겪고 있으며, 자동차 생산 감소가 관련 부품사의 경영 악화로 이어져 국내 자동차 생태계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국내 자동차 산업은 생산, 수출 및 내수 모두 침체인 상황이 2015년 이후 지속되고 있어, 자동차 생산감소로 인한 관련 부품사의 경영 악화가 자동차 생태계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커지고 있다.(사진출처/픽사베이)
국내 자동차 산업은 생산, 수출 및 내수 모두 침체인 상황이 2015년 이후 지속되고 있어, 자동차 생산감소로 인한 관련 부품사의 경영 악화가 자동차 생태계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커지고 있다.(사진출처/픽사베이)

◆허울뿐인 세계 자동차 생산량 5위 탈환
지난 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의 ‘2020년 10대 자동차 생산 현황’ 조사를 보면 우리나라는 2016년 이후 인도에 내준 자동차 생산국 5위 자리를 탈환했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생산은 2019년 7위였다.

코로나19라는 어려움 속에서 우리나라가 생산국 순위 5위를 탈환한 것은 큰 성과이지만, 정확한 지표를 살펴보면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세계 자동차 생산이 15.5% 감소한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11.2% 감소한 350만6,848대를 생산했다. 전 세계에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자동차 최대 생산국인 중국과 미국, 유럽 등이 초토화된 가운데 상대적으로 대응과 방역이 잘 이뤄진 우리나라는 내수 시장에서 선전한 성과다.

문제는 2010년대 들어 뚜렷이 보이는 국산차 산업의 경쟁력 하락세가 현재까지 이어진다는 점이다. 지난해 국산차 판매는 349만8,191대, 생산은 350만6,848대로 2011년보다 각각 24.4%(112만8,291대), 24.7%(114만9,914대) 급락했다.

또한, 지난해 국산차 판매량을 내수와 수출로 나눠보면 내수는 161만1,360대로 전년보다 4.7%(7만2,534대)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수출은 188만6,831대로 전년보다 21.4%(51만4,551대) 급감했다.

◆현대자동차 비롯한 국산차 7사의 전반적 부진
이런 국산차 산업 부진을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먼저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세계에서 635만851대를 팔아 전년(719만7,604대)보다 11.8% 감소했다. 그나마 그랜저와 코나가 내수‧수출 모두에서 1위를 기록한 게 위안인 상황이다.

한국GM은 지난해 판매량 36만8,445대로 전년(41만7,515대)보다 12.2% 줄었다. 지난해 1월 출시한 트레일블레이저 판매로 내수는 8.5% 늘었으나 수출은 16.2% 감소했다.

르노삼성은 같은 기간 수출에서 77.7% 급감하며, 전체 판매량 11만6,166대로 전년(17만7,425대)보다 34.5% 줄었다.

향후 생존 여부조차 불확실한 쌍용차는 지난해 내수 18.5% 하락, 수출 22.3% 하락하며 판매량 10만7,325대로 전년(13만2,799대)보다 19.2% 감소했다.

상용차인 대우버스와 타타대우는 지난해 판매량 5,375대로 전년(7,256대)보다 25.8% 급감했다.

◆부품기업 성장 없이는 부진 극복 어렵다
전문가들은 국내 자동차 산업의 부진이 더욱 심각한 것은 산업 생태계를 이루는 다양한 자동차 부품 벤처기업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데 있다고 지적한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코로나19 여파로 친환경 및 소비자 편의성 극대화라는 방향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임박했는데, 미래자동차 시장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산업 경쟁력의 근간이 되는 부품기업의 성장이 필수라는 것이다.

기존 최적의 생산성을 위해 수직계열화된 부품 공급체계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다양한 소싱 및 위기관리 대응을 위해 수평적 구조로 바뀔 것을 고려하면, 자동차 산업 생태계의 발전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미래자동차의 대표적 모델인 자율주행차만 들여다봐도 부품시장의 중요성은 더욱 크게 드러난다. 자율주행의 핵심 중 하나인 ADAS는 운전 중 발생하는 상황을 차량 스스로 인지‧판단해 기계장치를 제어하는 기술인데, 자율주행 레벨이 높아질수록 필요 탑재 부품 개수 역시 늘어난다.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할수록 구동계 부품들의 신규 추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5G 등장으로 통신 모듈 장착도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자율주행 관련 부품시장 규모가 2019년 1,033억 달러에서 2025년 1,645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관계자는 “한국은 여전히 핵심 센서 등 중요 부품에 대한 기술확보가 더딘 상황이며, 인공지능 등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도 시급하다”며 “부품 및 소프트웨어 관련 기술력으로 무장한 벤처기업 육성 및 투자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박소영 기자 lonlor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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