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사장 “구조조정 불가피” 호소 나선 이유
르노삼성 사장 “구조조정 불가피” 호소 나선 이유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1.02.1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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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뇨라 사장, 전 직원에 편지 보내 호소
"희망퇴직 통한 구조조정 불가피하다"
임원 축소‧급여 삭감 서바이벌 플랜 가동
최근 도미니크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이 직원들에게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호소문을 보냈다. 사진은 시뇨라 사장이 2018년 '르노그룹 차량시험센터 개소식'에 참석한 모습.(사진/뉴시스)
최근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이 직원들에게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호소문을 보냈다. 사진은 시뇨라 사장이 2018년 '르노그룹 차량시험센터 개소식'에 참석한 모습.(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호소문을 전 직원에게 보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뇨라 사장 전 직원에 호소 편지 보내

16일 업계에 따르면 시뇨라 사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지난해 회사 실적이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히며 수익성 강화를 위한 희망퇴직을 접수하는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시뇨라 사장의 편지 내용을 보면 르노삼성의 지난해 내수 시장 판매와 수출을 합친 전체 판매 대수 및 부산공장의 생산 물량 모두에서 2004년 이후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수출 실적은 닛산 로그 생산이 지난해 3월 종료되면서 전년 대비 80% 가까이 줄었다.

시뇨라 사장은 “지난해 목표한 판매 대수를 달성하지 못하고 생산량도 급격히 감소했음에도 인건비를 포함한 고정비 지출액은 변동이 없어 회사의 손실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며 “2020년 단 한 해 동안에만 회사가 보유한 2000억 원가량의 현금이 소진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지 않고는 지금의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지금부터 선행적으로 움직여 최대한 신속히 손익분기점에 도달해 현재의 상황으로부터 벗어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그룹 높은 생산 비용 우려 표해

이같은 시뇨라 사장의 발언의 핵심에는 희망퇴직을 통한 구조조정이 깔려있다. 높은 생산 비용을 줄여 경영 악화를 벗어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시뇨라 사장이 전 직원에게 구조조정이라는 메시지를 보내게 된 배경에는 앞서 르노삼성자동차 대주주인 르노그룹의 경고가 있었다.

최근 르노그룹 제조 공급 총괄 임원인 호세 비센테 데 로스 모소스 부회장은 부산 공장의 제조원가가 비슷한 조건의 스페인 공장에 비교해 2배에 달한다며 개선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르노삼성에 따르면 부산 공장은 르노그룹 19개 공장 중 생산 경쟁력은 10위, 제조원가 점수는 17위로 생산 경쟁력이 좋지 않은 상황.

이에 부산 공장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강력한 개선 의지가 전달됐고 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철수까지 고려될 위기에 놓였다.

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해 12월 25일 프리미엄 디자인 소형 SUV XM3의 유럽 수출물량 첫 선적을 개시했다. 수출물량 첫 선적을 마친 XM3는 프랑스와 독일 및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내 주요국으로 향할 예정으로 약 40일간의 항해를 거쳐 올 초 유럽시장에 상륙하게 된다.(사진/뉴시스)
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해 12월 25일 프리미엄 디자인 소형 SUV XM3의 유럽 수출물량 첫 선적을 개시했다. 수출물량 첫 선적을 마친 XM3는 프랑스와 독일 및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내 주요국으로 향할 예정으로 약 40일간의 항해를 거쳐 올 초 유럽시장에 상륙하게 된다.(사진/뉴시스)

르노삼성 올해 서바이벌 플랜 가동

이에 르노삼성은 올해 서바이벌 플랜을 가동했다. 지난해 실적 부진에 이어 르노삼성은 올해에도 불안한 시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달 르노삼성은 그나마 선전하던 내수 시장에 3534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16년 이후 가장 저조한 1월 실적으로 기록됐다.

그 와중에 지난 한 달간 회사가 보유한 현금은 1000억원 가량 더 줄어들었다. 이에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한 르노삼성은 임원 40%를 축소하고 급여도 20% 삭감했다.

르노삼성의 실적 악화에는 해외 판매가 급감한 탓이 크다. 지난해 3월 닛산의 중형 SUV인 로그의 위탁 생산이 종료되면서 연간 10만대 가량의 물량이 줄어들었다. 

이에 르노삼성은 내수 시장에서 선방하고 있는 소형 SUV XM3의 수출을 확대해 실적 개선에 나설 계획이지만 연 5만대에 그칠 것이라는 회의적 시선이 지배적이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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