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위안부 ICJ 회부 제안...실현 가능성은
이용수 할머니, 위안부 ICJ 회부 제안...실현 가능성은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1.02.17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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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의 눈물 기자회견, 일본 정부 일단 침묵
우리 정부 역시 신중,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결정될 듯

ICJ 회부되면 위안부 문제 민낯 그대로 드러나
독도 문제 연결해서 일본 정부 역공도 예상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하자고 눈물로 호소했다. 당사국이 모두 동의해야 가능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계와 법조계에서는 탁월한 제안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위안부 문제가 국제사회에서 이슈화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위안부 문제만 놓고 보면 탁월한 제안이지만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는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편집자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유엔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 촉구 기자회견에서 눈물로 호소했다.(사진/뉴시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유엔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 촉구 기자회견에서 눈물로 호소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회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 ICJ에 회부해도 패소할 가능성은 많다. 국내 법원에서는 일본 정부의 주권면제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국제사회에서는 주권면제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의 우월한 국제영향력 등으로 인해 쉽지 않다. ICJ에 회부되더라도 패소할 가능성은 많이 있다는 것이 여성계와 법조계의 의견이지만 그럼에도 탁월한 제안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국제사회 여론 공론화

그 이유는 ICJ에 회부되면 국제사회 여론을 공론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비록 ICJ에서 패소를 한다고 해도 일본의 만행을 만천하에 공개하는 기회가 된다. 

이용수 할머니가 지난 16일 “일본이 잘못을 깨닫고 반성하도록 ICJ 판단을 받아달라”고 정부에 호소한 것도 이런 이유이다.

이 할머니가 국제소송에서 일본의 상대적 우월 때문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은 ICJ 소송 경험이 없고, 일본과 달리 자국 국적의 ICJ 재판관도 없지만 ICJ의 투명성이나 공신력, 과거 판례 등으로 볼 때 해볼만 하다는 것.

아울러 설령 재판 결과가 다소 기대에 못 미쳐도 소송 과정을 통해 일본의 식민·전쟁 범죄 행위가 국제적으로 확인되는 것만으로도 성과가 있다. 여성계와 법조계에서는 ICJ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다뤄지게 된다면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를 하게 되고, 전세계에 일본의 만행이 공개되니 잃을 건 없다는 입장이다. 

시민단체가 ‘평화의 소녀상’을 계속 전세계에 설치를 하려고 하고, 일본은 이를 막으려고 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즉, ICJ에 회부된다면 일본의 만행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그로 인해 일본의 사과를 얻어낸다면 그만한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 유엔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 촉구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문제를 ICJ 회부 촉구를 거듭 강조했다.(사진/뉴시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 유엔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 촉구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문제를 ICJ 회부 촉구를 거듭 강조했다.(사진/뉴시스)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하지만 ICJ에 회부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일단 우리 정부는 물론 일본 정부도 동의를 해야 ICJ 재판정에 설 수 있다.

우리 정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단순히 일본군 위안부 문제만 생각한다면 충분히 탁월한 제안이지만 한일관계도 생각을 해야 하며, ICJ 회부의 현실성 문제도 고려해야 하는 현 정부로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외교부와 여성가족부가 일단 고려를 해보겠다는 응답을 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단순하게 바라볼 문제는 아니라는 것.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선다고 해도 일본 정부가 응할지 미지수다. 일본 정부로서는 국가적 치부인 위안부 문제가 국제사회에서 공론화되는 것이 반갑지 않은 상황이다. 즉, 일본의 입장에서 ICJ에 회부되고, 승소를 한다고 해도 껍데기만 남은 ‘승리’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명분은 역시 독도?

다만 일본 정부 내에서도 ICJ 회부에 대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는 정치인들이 있다. 따라서 ICJ 회부를 회피할 명분을 만들어야 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결국 독도 문제를 꺼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가 이용수 할머니의 요구를 쿨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면서 ‘독도 문제’ 역시 ICJ에 회부하자고 역공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정부는 독도 문제가 ICJ에 회부되는 것에 대해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위안부 문제와 독도 문제의 ICJ 회부를 놓고 우리 정부와 일본 정부가 옥신각신하다가 흐지부지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우리 정부가 신중을 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계와 법조계는 위안부 문제의 ICJ 회부는 탁월한 제안이라는 평가가 있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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